[대한경제=위종선 기자] 허석 전 순천시장이 저서 ‘미친 시장’ 출간을 기념해 연 북콘서트에서 시민들과 직접 마주하며 ‘시민 중심 정치’의 의미를 다시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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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석 전 순천시장이 지난 25일 ‘미친시장’ 북콘서트를 개최했다. / 사진: 허석 전 순천시장 측 제공 |
허 전 시장은 지난 25일 순천대학교 우석홀에서 열린 북콘서트에서 “이 책은 쉽게 꺼내지 못했던 이야기이자, 순천의 변화와 미래를 고민해 온 기록”이라며 “순천의 봄을 시민 모두의 봄으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3000여명의 시민이 몰려 행사 시작 전부터 입구가 붐볐고, 좌석은 일찌감치 가득 메웠다.
행사는 기존 정치 행사와는 다른 방식으로 진행됐다. 내빈석과 축사를 전면 생략한 채 시민 중심으로 구성됐다. 허 전 시장은 “오늘 이 자리에 온 한 분 한 분이 주인공”이라며 의전보다 시민을 앞세운 행사의 취지를 밝혔다.
재임 시절 행정 철학을 설명하는 과정에서는 ‘내빈석 폐지’ 사례가 소개됐다. 국가정원 공연 당시 앞자리를 내빈석으로 비워둔 관행을 문제 삼아, 장애인과 아이들이 무대 앞에 앉도록 조정했던 일화를 들며 “정치는 구분 짓는 자리가 아니라 함께 누리는 자리여야 한다”고 말했다.
책의 주요 키워드를 중심으로 한 토크에서는 순천의 생활문화 정책이 화두로 떠올랐다. 허 전 시장은 “아이들에게 놀이터가 필요하듯, 어른들에게도 놀이터가 필요하다”며 목재문화체험장, 발효센터, 글쓰기 공간 등 시민 참여형 문화시설을 조성한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퇴직 이후 무엇을 할지 몰라 방황하는 시민들에게 ‘놀 수 있는 공간’을 주는 것이 도시의 품격”이라고 덧붙였다.
포스코와의 손해배상 소송으로 알려진 ‘스카이큐브’ 사례도 다시 언급됐다. 허 전 시장은 “1367억원 손해배상 청구라는 초유의 상황에서 시민의 자산을 지키는 것이 최우선 과제였다”며 “결국 단 한 푼도 내지 않고 시민의 공간으로 돌려놓았다”고 말했다. 현재 스카이큐브가 흑자 운영 중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코로나19 대응에 대한 회고도 이어졌다. 그는 “재임 기간 절반 이상을 코로나와 싸웠다”며 전국적인 주목을 받았던 ‘낮술 금지’ 조치 등 당시 방역 정책을 언급하며 “완벽할 수는 없었지만 시민과 행정이 하나로 움직였던 시간이었다”고 평가했다.
행사 말미에는 ‘시민에게 보내는 편지’를 낭독하며 감정을 드러냈다. 허 전 시장은 “돌아보면 저는 참으로 못난 시장이었고, 많이 미친 시장이었다”며 “일에, 사람에, 순천에 미쳐 고맙다는 말조차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라는 위기 속에서 함께 버텨준 시민들, 특히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분들께 죄송하고 또 고맙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날 행사에서는 가족들이 전하는 영상 편지도 공개됐다. 아들은 “말보다 듣는 데 조금 더 비중을 두면 좋겠다”고 조언했고, 아내는 “가장 힘든 시기에도 시민을 위해 일하던 모습이 가장 멋있었다”고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허 전 시장은 영상 상영 내내 눈물을 보이며 “가족에게 늘 미안하고 고맙다”고 말했다.
미친 시장은 행정 성과를 나열한 회고록이 아니라, 정치인 이전에 한 시민이 겪은 실패와 성찰, 지역 공동체에 대한 책임 의식을 담은 기록이다. 이날 북콘서트는 허 전 시장이 다시 한번 '시민 속으로 들어가는 정치'를 강조하며 순천의 미래를 둘러싼 공감대를 확인하는 자리로 마무리됐다.
순천=위종선 기자 news2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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