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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용거래융자 잔고 추이/사진=대한경제 |
2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들은 신용융자 금리 인하 이벤트를 내놓고 있다. 하나증권은 다음달 27일까지 신용거래 이자율을 연 3.9%로 낮췄고, 한화투자증권은 다음달 말까지 타사 주식대출을 갈아타면 90일간 연 3.9% 우대금리를 적용한다. 우리투자증권은 신용융자 우대금리 이벤트를 연말까지 연장했으며, 메리츠증권은 단기(7일 이하) 신용융자 금리를 5.9%에서 4.9%로 대폭 내렸다.
증권사들이 이처럼 공격적인 금리 인하에 나선 것은 급증하는 레버리지 투자 수요를 선점하기 위해서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지난해 말 27조원대였으나 지난 20일 29조원을 처음 돌파했고, 하루 만에 29조821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문제는 증권사들의 금리 경쟁이 투자자들에게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는 점이다. 레버리지 상품은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지만 판매 수수료 등 숨은 비용이 높고, 무엇보다 주가 하락 시 투자자 의사와 무관하게 보유 주식이 강제 매각되는 ‘반대매매’ 위험이 크다.
반대매매는 담보로 잡힌 주식 가치가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면 증권사는 추가 담보 제공을 요구하고, 투자자가 이를 충족하지 못하면 자동으로 주식을 처분하는 제도다. 반대매매가 걸리면 주가가 바닥일 때 손실을 고스란히 떠안게 되는 구조적 문제가 있다. 신용융자는 투자자가 사고 싶을 때는 마음대로 살 수 있지만, 팔고 싶을 때는 본인 의지대로 팔 수 없는 것이다.
와중에 변동성 지표들은 시장 과열을 경고하고 있다. 공포지수로 불리는 변동성지수(VKOSPI)는 지난 23일 기준 34.09로 한 달 전보다 9.98포인트 올랐다. VKOSPI는 향후 30일간 코스피200 지수의 변동성을 예측한 지표로,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를 나타낸다.
VKOSPI는 보통 증시가 급락할 때 급등하는 경향을 보이지만, 최근에는 코스피 상승세에도 함께 오르는 이례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올해 들어 내내 30선 위에서 움직이고 있는데, 과거 VKOSPI가 한 달 이상 30선을 유지한 시기는 글로벌 금융위기나 서브프라임 사태 등 시장이 급격히 흔들리던 국면에 국한됐다. 통상 VKOSPI가 40선에 근접하면 공포 구간으로 인식되는 만큼, 단기 과열에 따른 조정 가능성과 대외 변수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진 상황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지수가 절대적으로 높아지다 보니 하락 위험을 간과하는 경향이 있지만, 현재 업종 순환매가 빠르게 일어나며 증시 변동성은 오히려 높은 상황이다”라며 “과도한 신용거래는 시장 급락 시 손실을 확대시킬 수 있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상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을 합친 시가총액이 1년 사이 2배 늘면서 절대적인 신용액도 늘어났다. 시가총액 대비 신용융자 비율은 오히려 소폭 내려오는 추세여서 절대액만 보고 신용거래가 과도하다고 단정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며 “다만 국내 증시와 달리 미국 증시의 경우 채권 장기금리가 불안정하고 지정학 리스크도 남아있는 등 대외 불확실성이 여전해 무조건적인 상승을 기대하기보다 리스크를 유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동섭 기자 subt7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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