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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 먹는 하마’로 전락한 거창 승강기 시험타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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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6-01-28 06:20:25   폰트크기 변경      

24년 7월 공사 중단 후 1년 반 넘게 ‘공회전’
시공사 파산에 유치권까지 설정까지

장비대여비만 월 3000만씩 빠져 나가
잔여공사 내달 두 번째 입찰…참여는 미지수


거창 시험타워 공사 현장 사진./ 승강기안전공단 제공


[대한경제=신보훈 기자] 거창 승강기 시험타워 건설 프로젝트가 ‘세금 먹는 하마’로 전락하고 있다. 국비와 지방비ㆍ공공기관 예산 등 471억원이 투입되는 대형 프로젝트지만, 시공사가 파산하고 유치권까지 설정되면서 1년 반 넘게 전체 사업이 멈춰선 상황이다.

27일 승강기업계에 따르면 한국승강기안전공단이 경남 거창군에 건설 중인 125m 높이 승강기 시험타워는 2024년 7월 공사가 중단된 뒤 현재까지 방치되고 있다.

사업은 시험타워 건설로 중소 승강기 제조업체의 제품 시험을 지원하고, 산업복합관과 기숙사를 공동 운영해 지역 경제를 활성화한다는 목적으로 추진됐다. 2021년 5월 착공했고, 2024년 5월에는 산업복합관과 기숙사의 임시사용승인을 받았다. 하지만 같은 해 7월 시공사는 공정률 82% 수준에서 시험타워 공사 중단을 선언했고, 이듬해 파산했다.

전체 사업 중 승강기타워 관련 예산은 약 230억원 규모다. 국비 35억원은 이미 투입됐고, 공단은 135억원을 투입해야 한다. 거창군은 60억원을 출연할 계획이었으나 현재 30억원만 투입했고, 나머지 30억원은 시험타워 공사가 재개되면 지불하겠다는 입장이다. 거창군 관계자는 “사업 진행 주체는 승강기공단이기 때문에 유치권 설정 해제, 잔여공사 시공사 선정 과정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설상가상으로 승강기타워 공사 현장에는 유치권까지 설정됐다. 공단이 도급사에 지급한 기성액 중 일부가 실제 업무를 수행한 하도급사에 전달되지 않은 것이다. 해당 금액은 1억5000여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치권은 공사대금을 받지 못한 하도급업체가 공사 현장을 점유할 수 있는 법적 권리로,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새로운 시공사가 공사를 재개하기 어렵다.

공단은 명도소송을 진행하는 한편, 잔여공사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추정가 51억7183만원)을 진행했으나 지난해 11월 유찰됐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물가 상승으로 가득이나 원가율을 맞추기 어려운 상황에서, 돌발변수가 큰 잔여공사에 선뜻 나설 시공사가 얼마나 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래픽: 은설희 기자


공단은 지난 12일 실적 조건을 종전 ‘60m 이상 전망대 및 타워 시공실적’에서 ‘30m’로 완화해 새로운 공고를 냈다. 해당 실적을 충족하는 건설사는 20여 개사로 추정되지만, 경쟁입찰이 성립될지 미지수다.

여기에 잔여공사 범위가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최근 법원은 감리업체를 지정해 승강기타워 공사의 명확한 기성고를 확인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공단 측은 공정률을 82%로 제시하고 있으나, 감리업체의 감정결과에 따라 잔여 공사 역무가 달라질 수 있다. 입찰 마감은 내달 13일이다.


공단 관계자는 “조만간 유치권에 대한 법원 판단이 나올 예정이고, 잔여공사에 대한 시공사도 입찰을 통해 선정할 계획”이라며 “보증보험 등을 통해 돌려받을 비용도 있기 때문에 사업지연에 따라 공단이 추가로 지불해야 할 금액은 많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현장 상황은 녹록지 않다. 공사가 중단된 사이 시험타워 건설을 위한 장비대여비만 해도 한 달에 약 3000만원씩 소요되고 있다. 공사 재개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세금만 낭비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이와 관련,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사업 정상화를 위해 공단과 지속적으로 협의 중”이라며 “연내에는 준공에 문제가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신보훈 기자 b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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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기술부
신보훈 기자
bbang@d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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