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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솔꿈농장 김현숙 대표가 가공식품을 홍보하는 모습 입니다 / 사진 : 예천군청 제공 |
[대한경제=류효환 기자] “농사는 땅에서 끝나지 않는다.”
예천에서 농사를 짓는 김현숙 씨는 더 이상 ‘원물을 파는 농부’에 머물지 않는다.
벼와 콩, 서리태, 비트, 참깨를 재배하던 그는 가공과 브랜드, 온라인 유통까지 영역을 넓히며 ‘농부형 창업가’로 변신했다. 그 변화의 중심에는 예천군 농산물가공제품 공동브랜드 ‘맛뜰리:예’와 솔꿈농장이 있다.
◆ ‘솔꿈’이라는 이름에 담긴 약속
솔꿈농장은 변치 않는 푸르름을 상징하는 소나무 ‘솔’과 농부의 바람과 희망을 뜻하는 ‘꿈’을 합쳐 지은 이름이다.
김 대표는 “아이와 손주 세대까지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먹거리를 만들고 싶었다”며 농장의 이름에 담긴 뜻을 설명한다. 농약과 화학비료 사용을 최소화하고, 흙·햇빛·물의 힘을 살린 농법은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한 기본 원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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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솔꿈농장 제품 소개(시즈닝 콩콩이, 레드비트분말) / 사진 : 예천군청 제공 |
◆ 다품종 농업, 그리고 가공이라는 선택
솔꿈농장은 한 가지 작물에 의존하지 않는다. 벼와 콩, 서리태, 비트, 참깨 등 다양한 작물을 재배하는 다품종 농업은 가격 변동과 기후 리스크를 분산하기 위한 전략이다.
김 대표는 “농업도 포트폴리오가 필요하다”며 “수확 이후까지 고민하지 않으면 농가 소득은 늘기 어렵다”고 말한다. 이 고민은 자연스럽게 ‘가공’이라는 선택으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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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과 판매의 한계를 넘은 ‘레드비트분말’ 을 소개를 하고있는 김현숙 대표 / 사진 : 예천군청 제공 |
◆ 생과 판매의 한계를 넘은 ‘레드비트분말’
가공의 첫 결과물은 2024년 1월 출시한 ‘레드비트분말’이다.
예천군 농산물가공기술 지원센터의 기술 지원을 받아 동결건조 공법을 적용해 원물의 색감과 영양을 최대한 유지했다. 비트즙이 가진 보관·섭취의 불편함을 개선해 분말 형태로 출시하면서 활용도는 크게 높아졌다.
물에 타서 마시거나 요리에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알려지며 소비자 반응도 이어졌다. 생과 판매의 한계를 가공으로 넘어선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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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즈닝, 서리태 콩콩이 가공과정 / 사진 : 예천군청 제공 |
2025년에는 서리태를 활용한 건강 간식 ‘시즈닝 콩콩이’ 시리즈를 선보였다.
농식품제품 레시피 개발 지원사업을 통해 전문 레시피를 적용했고, 서리태를 찐 뒤 볶는 공정을 거쳐 딱딱하지 않고 부드러운 식감을 구현했다.
허니버터맛, 치즈맛, 버터갈릭맛 등 3종으로 출시된 제품은 전통 농산물의 이미지를 벗고 간식·안주 시장으로 진입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 가공을 넘어 디지털로...
김 대표의 도전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블로그와 SNS를 통해 농장의 일상과 작물 이야기, 가공품 활용법을 꾸준히 공유하며 소비자와 직접 소통했다. 이 과정에서 쌓인 신뢰는 단체 주문과 재구매로 이어졌다.
이 같은 성과를 인정받아 김 대표는 2025년 경북도 농업인정보화 경진대회에서 SNS 활용 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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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산물가공팀-일산킨텍스 메가쇼에서 가공식품 판촉을 하고있는 모습 / 사진 : 예천군청 제공 |
◆ 현장을 아는 지원이 만든 성과
김 대표의 도전 뒤에는 예천군 농산물가공기술 지원센터의 현장 밀착형 지원이 있었다.
센터는 제품 개발 컨설팅과 가공장비 사용, 품질관리, 포장 디자인 교육, 판촉전 참가, 온라인 유통 연계까지 전 과정을 지원하며 소규모 농가의 시장 진입을 돕고 있다.
현재 ‘맛뜰리:예’ 가공제품은 하나로마트 로컬푸드 매장과 온라인몰을 통해 전국 소비자와 만나고 있다.
김현숙 대표는 “농부의 아이디어가 실제 상품으로 나오기까지 행정과 현장이 함께 고민해 준 점이 가장 큰 힘이었다”며 “이제는 농촌에서도 충분히 브랜드와 시장을 만들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땅을 가꾸는 일에서 시작된 농부의 손길은 이제 가공과 브랜드, 유통으로 이어지고 있다. 솔꿈농장의 사례는 농업이 1차 생산을 넘어 어떻게 새로운 경쟁력으로 확장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현장 보고서다.
류효환 기자 ryuhh80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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