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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원식 전 남양유업 회장이 29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배임수재 등 혐의 사건 선고 공판을 마친 뒤 밖으로 나서고 있다. /사진: 연합 |
29일 서울중앙지방법원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홍원식 전 남양유업 회장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하고 추징금 43억7600만원을 명령했다. 법원은 납품업체 4곳으로부터 리베이트 43억원을 수수했다는 배임수재 혐의와 법인 소유 차량, 별장 등을 사적으로 사용한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또, 회사 자금 약 37억원을 사적으로 사용한 혐의로 기소된 홍원식 전 남양유업 회장의 부인 이운경 전 고문과 홍진석 전 경영혁신추진담당(상무), 홍범석 전 외식사업본부장(상무보)에 대해서는 모두 유죄를 선고했다. 이 전 고문에게는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홍 전 상무에게는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홍 전 상무보에게는 징역 2년에 집행유예 4년을 각각 선고했다.
검찰 공소장에 따르면 이 전 고문은 2013~2021년 두 아들과 그 가족을 위한 법인 차량 관련비 14억원, 에르메스ㆍ크리스찬 디올 등 명품 구매비 1억7000만원, 개인 주거지 이사비 등을 회사 자금으로 지출했다. 장남 홍 전 상무는 법인 차량 관련비 8억원, 레인지로버ㆍ캐딜락 등 고급 개인 차량 유지비 8억4000만원, 생활비 3억9000만원, 해외여행 경비 6260만원 등을 사용했고, 차남 홍 전 상무보도 법인 차량 관련비 6억원, 유흥비ㆍ생활비 5억5000만원, 해외여행 경비 7730만원 등을 사적으로 지출한 혐의를 받았다. 검찰은 현재 추가 수사를 진행 중이며, 향후 수사 결과에 따라 혐의 금액이 수십~수백억 원대까지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번 선고는 남양유업이 과거 오너 리스크를 제도적으로 정리하는 중요한 단계로 받아들여진다.
과거에는 홍 전 회장 일가의 사적 일탈이 회사 전체의 리스크로 전이되는 구조적 문제를 반복해왔다. 대리점 갑질, 불가리스 허위 광고 논란이 대표적이다. 이 때마다 회사는 사과로 마무리했지만 내부 견제 장치를 만들지 않아 유사한 일탈이 반복됐고, 개인과 회사의 경계가 없던 구조는 기업 평판에 지속적인 타격을 입혔다.
경영권 변경 이후 남양유업의 대응 방식은 완전히 달라졌다. 한앤컴퍼니는 경영권 인수 직후 열린 주주총회에서 홍원식 전 회장과 가족 경영진을 모두 퇴진시키고 한앤컴퍼니 임원ㆍ외부 전문가를 등기이사로 선임했다. 최고준법감시인과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컴플라이언스위원회도 신설했다. 내부 회계감사와 익명 신고채널 등을 도입해 부정행위에 대한 ‘무관용’ 원칙을 천명했다. 올해 1월에는 ISO 37001 기반 ‘반부패 컴플라이언스 프로그램’을 시행하며 2026~2028년 3개년 로드맵을 수립해 리스크 식별과 상시 모니터링 체계를 제도화했다.
이 같은 준법경영 체계 정비는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 남양유업은 2020년부터 2023년까지 4년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했지만, 2024년 3분기부터 흑자로 전환했다. 지난해에는 3분기 누적 기준 매출 6852억원, 영업이익 27억원을 달성하며 본격적인 흑자 기조에 진입했다. 준법경영 시스템 정비와 함께 건강ㆍ기능성 제품 개발에 집중하며 락토프리 우유, 식물성 음료, 기능성 발효유 등 신제품을 출시한 게 주효했다. 스타벅스코리아와 우유 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등 B2B 영역도 확대했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이번 판결은 현재의 안정적인 경영 기조나 사업 운영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으며, 과거 회사에 중대한 부담으로 작용해 왔던 오너 리스크가 제도적으로 마무리되는 계기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문수아 기자 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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