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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 제공. 약 13%가 중첩돼 있다. 탁월한 보편적 가치(OUV)를 직접 훼손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
[대한경제=임성엽 기자]1.29 대책에 따라 주택 공급지로 선정된 태릉CC 부지가 세계문화유산인 ‘태릉ㆍ강릉’ 역사문화환경보존지역을 직접 침범하고 있다는 서울시 분석 결과가 나왔다. 세계문화유산인 조선왕릉의 유네스코 지위 박탈 우려와 함께 행정 형평성 논란이 확산하는 모습이다.
30일 서울시가 태릉CC 사업대상지와 세계유산 경계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전체 사업 부지의 약 13%가 유산 외곽 경계로부터 100m 이내인 ‘역사문화환경보존지역’과 중첩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구역은 관련법에 따라 건축물 높이와 밀도가 엄격히 제한된다. 이곳에서의 개발 행위는 유네스코가 세계유산 유지의 핵심 지표로 삼는 ‘탁월한 보편적 가치(OUV)’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과거 독일 드레스덴 엘베 계곡과 영국 리버풀 해양도시는 각각 교량 건설과 재개발 사업으로 인해 OUV를 훼손했다는 판정을 받아 세계유산 지위를 박탈당한 선례가 있다. 정부가 태릉CC 개발을 강행해 경관이 훼손될 경우, 태릉뿐만 아니라 조선왕릉 40기 전체에 대한 지위 재검토나 ‘위험에 처한 세계유산’ 등재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이에 따라 정부가 목표로 제시한 태릉CC 내 6800가구 공급 계획은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관측이다. 세계유산 보존 원칙과 OUV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왕릉의 조망을 가리지 않는 초저밀 주거단지 설계가 필수적이다. 이 경우 가구 수는 계획 대비 급감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 서울시가 지적한 13%의 중첩 구역을 사업 대상지에서 제외할 경우, 초기 공급 물량 확보부터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번 부지 선정은 행정법상 평등의 원칙을 위반했다는 비판도 동시에 받고 있다. 정부가 종묘 인근의 세운4구역 개발사업을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하고 있기 때문이다.
세운4구역은 종묘 외곽에서 약 180m 이상 떨어져 있어 법적 의무 구역(100m 이내) 밖에 위치함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추상적인 경관 보호’를 이유로 개발 계획에 제동을 걸고 있다.
반면 태릉은 부지의 13%가 법적 보존지역(100m 이내)과 직접 중첩돼 OUV 훼손 위험이 객관적으로 더 크지만, 정부는 개발 강행 의지를 보이고 있다. 정책적 ‘이중 잣대’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런 우려에 김이탁 국토교통부 제1차관은 30일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김 차관은 “세계유산영향평가(HIA)를 하도록 국가유산청과 협의가 완료됐다”며 “노원구와 지방정부와 협의해 충분한 자족기능을 확보해 줄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김 차관은 “노원구에 주거시설이 집중돼 있는데, 태릉CC 개발을 통해 일자리도 함께 조성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과거 태릉CC 개발 사업이 난항을 겪었던 이유에 대해선 “문재인 정부 후반기에 발표되었기 때문”이라며 “현 정부 초기인 지금은 충분히 가능하다”는 정무적 판단을 내놓았다.
임성엽 기자 starlea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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