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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마감, 20대 찍어라"…순천시장 여론조사 정보 유출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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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6-01-31 15:22:28   폰트크기 변경      
특정 후보 측 단톡방서 실시간 '오더'…"제2 명태균 사태" 수사 의뢰
다자 대결서 일부 주자 뺀 '고무줄 설계' 논란…통계 왜곡 의혹 증폭

[대한경제=위종선 기자] 오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난 1월 24~25일 이틀간 실시된 전남 순천시장 관련 여론조사에 대해 지역 사회와 정치권 일각에서 "특정 후보를 띄우기 위한 제2의 명태균식 여론조사 아니냐"는 의혹이 확산되고 있다.

언론 공표용으로 하는 여론조사임을 공지하는 내용과 20·30대 답변을 유도하는 내용. / 사진: 독자 제공

여론조사 문항 설계가 편향적인 데다 SNS 단체 채팅방을 통한 조직적 응답 유도 정황까지 드러나면서, 여론조사 공정성 훼손은 물론 공직선거법 위반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문제가 된 여론조사는 대통령 국정운영 평가와 도지사·교육감 후보 인식 조사에 이어 일부 후보만을 선정해 현직 무소속 시장과의 1 대 1 가상대결을 실시한 뒤 결과를 공표했다. 논란의 핵심은 다자 구도 조사 이후 1 대 1 구도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특정 후보만 과도하게 부각됐다는 점이다.

한숙경 전남도의원이 자신의 SNS에 공개한 내용. / SNS 캡쳐


실제 다자구도에서 일대일 구도로 바뀌면서 출마를 선언한 허석 전 순천시장과 서동욱 전 전남도의회 의장, 한숙경 전남도의원 등은 배제되고 양자대결 문항에는 손훈모·오하근 후보만 포함됐다. 한숙경 도의원은 "의도적 배제는 여론 왜곡이며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을 훼손하는 중대한 문제"라고 공개 반발했다.


특히 후보 선정 기준도 도마에 올랐다. 출마 의사가 없는 이복남 조국혁신당 지역위원장을 포함해 7명을 적합도 조사 대상으로 삼았다. 이에 지역 정치권에서는 “모든 후보를 조사해 놓고 최종 결과는 두 명만 경쟁하는 구조로 제시한 것은 여론 흐름을 왜곡할 수 있다”며 통계적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여론조사 과정에서의 개입 의혹은 더욱 심각하다. 여론조사가 시작된 1월 24일 오전 11시 21분, SNS 단체 채팅방에는 '여론조사 대기' 공지가 게시됐고, 같은 날 오전 12시 7분에는 조사기관 전화번호가 명시된 대응용 웹자보가 공유됐다. 이어 "언론 공표용으로 매우 중요한 조사"라는 설명과 함께 특정 후보 지지를 유도하는 메시지가 게시됐고, 해당 후보도 동일한 웹자보를 자신의 SNS에 올렸다.


50대 남성은 완료돼 20·30·40대와 70·80세대 응답을 유도하는 내용.  / 사진: 독자 제공

여론조사 시작 약 2시간 뒤에는 "50대 남성은 완료됐다"며 20·30·40대와 70~80대 응답을 유도하는 공지가 올라왔고, 다음 날에도 "20·30대 위주로 응답해 달라", "오늘은 보완조사 성격"이라는 메시지가 반복됐다.


일반적으로 여론조사 응답자는 연령별·성별 표본 충원 현황을 알 수 없다는 점에서, 조사 진행 상황이 실시간으로 특정 후보 측에 공유됐고 이를 조직적으로 활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실제 여론조사 결과 보고서에서는 50·60대 응답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나면서, 조사 과정에서 특정 연령대 응답이 초과됐다는 정황과 맞물려 논란을 키우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일부 출마 예정자는 순천선관위와 중앙선관위에 민원을 제기하고 조사를 의뢰하기 위해 순천경찰서에 관련 서류를 접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민단체와 정치권 일각에서는 "여론조사가 특정 후보의 선거 전략 도구로 악용되고 있다"며 조사 설계 기준과 후보 선정 원칙, 의뢰 주체 공개 등 제도 전반의 투명성 강화를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지역 선관위 관계자는 "해당 여론조사 기관이 선관위에 미리 제출한 설문지에 나와 있는 후보군을 모두 질문했기 때문에 선거법 위반은 아니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불공정 여론조사라는 민원이 중앙선관위에도 접수되면서 논란은 확산되는 양상이다.



순천=위종선 기자 news2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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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종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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