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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릭 약가 인하 결정 임박…제약업계 ‘사활’ 건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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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6-02-03 16:25:26   폰트크기 변경      

건정심 의결 임박, 7월 시행 앞두고 정부-업계 평행선
연 3조6000억 매출 타격·1만4800명 실직 우려


[대한경제=김호윤 기자] 정부가 추진 중인 제네릭(복제약) 약가 대폭 인하를 앞두고 제약업계가 총력 반발에 나서고 있다. 이달 중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에서 최종 의결이 이뤄질 예정인 가운데, 업계는 개편안 철회를 요구하며 마지막 저지 노력을 펼치고 있다.

3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가 지난해 11월 건정심에 보고한 ‘약가제도 개선방안’이 이달 최종 심의를 거쳐 오는 7월부터 시행될 전망이다. 이번 개편안의 핵심은 복제약과 특허만료 의약품의 약가 산정률을 현행 오리지널 약 대비 53.55%에서 40%대로 대폭 낮추는 것이다.


지난달 22일 향남제약공단에서 열린 약가제도 개편 비상대책위원회 노사 현장 간담회 / 사진: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제공

정부는 2012년 일괄 약가 인하 이후 한 번도 조정되지 않은 3000~4500개 품목을 대상으로 2029년까지 단계적 인하를 추진한다. 현재 오리지널 대비 53.55~50% 구간에 있는 제네릭은 2026년부터 조정에 착수해 2028년까지 40%대로 인하되며, 50~45% 구간 약제는 2027년 조정을 시작해 2029년까지 40%대에 도달하도록 설계됐다.

여기에 11번째로 등재되는 복제약부터 5%포인트씩 감액하는 계단식 조정도 강화된다. 기존에는 동일제품 20개 초과 시 15%씩 낮췄으나, 앞으로는 10개 초과 시부터 5%포인트 인하가 적용돼 후발 제네릭의 약가 하락이 더욱 가속화된다.

이 같은 제네릭 약하 인하에 제약업계는 강력한 반발에 나서고 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 등 5개 단체는 ‘제약바이오산업 발전을 위한 약가제도 개편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를 구성하고 지난해 12월부터 본격적인 반대 움직임에 나섰다. 비대위는 약가 인하로 인한 피해 규모가 연간 3조6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며 제약업계의 생존 기반이 무너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윤웅섭 비대위 공동위원장(한국제약바이오협회 이사장)은 “국내 상위 100대 제약사의 평균 영업이익률이 4.8%, 순이익률은 3%에 불과한 상황”이라며 “신규 등재 약가 인하와 기존 주기적 약가 조정이 중복 적용되면 실제 약가 인하 효과는 최대 40%에 이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노연홍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회장(비대위 공동위원장)은 “1999년 실거래가제도 도입 이후 10여 차례 약가 인하가 단행됐지만 제도의 효과와 부작용에 대한 종합적 평가가 제대로 이뤄진 적이 없다”며 "개편안 시행을 일정 기간 유예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특히 업계가 가장 우려하는 것은 의약품 공급망 위기다. 일본에서는 약가 인하로 전체 제네릭의 32%에 해당하는 4000여 개 품목이 공급 부족 및 중단 사태를 겪었다. 업계는 국내에서도 채산성이 낮은 필수의약품의 생산 중단이 속출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조용준 한국제약협동조합 이사장은 ”국산 전문의약품 공급이 부족해지면 국민 건강을 직접 위협하게 된다“며 ”약가 인하만 강조하는 방식으로는 정부가 제시한 혁신 신약 생태계 조성, 필수의약품 수급 안정, 약재비 절감 목표를 동시에 달성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고용 문제도 심각하다. 비대위는 제약산업 종사자 12만 명 중 10% 이상인 약 1만4800명이 실직 위기에 놓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인력·연구·품질 등 고정비 비중이 높은 제약산업 특성상 약가 인하는 필연적으로 대규모 구조조정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비대위는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이하 한국노총)과 손잡고 약가 개편안 저지를 위해 공동 대응키로 했다. 즉, 양측 모두 제약산업의 위기가 곧 노동자들의 일자리 위기로 직결된다는 인식을 같이하며 정부를 상대로 한 공동 투쟁 전선을 구축했다.


비대위와 한국노총은 27일 정부 추진 약가 개편안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왼쪽부터)이동인 화학노련 의약·화장품분과 간사, 이재국 비대위 국민소통위원장, 노연홍 위원장,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 황인석 화학노련 위원장, 이장훈 화학노련 의약·화장품분과 의장, 이현우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상무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사진: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제공

이는 제약업계가 노동계와 연대해 정부 정책에 맞서는 이례적인 상황으로, 약가 개편안에 대한 업계의 위기의식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보여준다.

비대위는 ”정부가 약가 개편안 시행을 일방적으로 추진하기보다 산업계와 충분한 협의를 전제로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며 ”국민 보건·산업 성장·약가 재정 간 균형을 도모할 수 있는 약가 정책을 재설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달 중 열릴 건정심 회의에서 최종 의결이 이뤄지면 7월부터 단계적 시행에 들어가게 된다. 정부의 혁신 지향적 산업 개편 의지와 업계의 생존권 보호 요구가 어떻게 조율될지, 그리고 이것이 국내 제약산업과 국민 보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호윤 기자 khy2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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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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