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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가루ㆍ설탕값 폭등 뒤엔 ‘10兆 담합’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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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6-02-02 15:29:55   폰트크기 변경      
檢, 전기 등 민생직결 담합 적발

법인 16곳ㆍ임직원 36명 ‘재판행’
“하드디스크 망치로 파손” 지시도
李대통령 “검찰이 큰 성과 냈다”


[대한경제=이승윤ㆍ강성규 기자] 밀가루와 설탕, 전기 등 국민 생활과 직결된 분야에서 수년간 약 10조원 규모의 담합을 벌여 물가 상승을 초래한 업체와 임직원들이 대거 재판에 넘겨졌다.


사진: 대한경제 DB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부장검사 나희석)는 밀가루ㆍ설탕 가격 담합과 한국전력 발주 입찰 담합 사건을 수사한 결과 법인 16곳과 임직원 36명을 기소했다고 2일 밝혔다. 이들 중 6명은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우선 검찰은 국내 밀가루 시장을 과점하는 제분업체들의 가격 담합 사건을 수사해 대한제분ㆍ사조동아원ㆍ삼양사ㆍ대선제분ㆍ삼화제분ㆍ한탑 등 6곳의 대표이사를 포함한 임직원들을 기소했다.

이들은 2020년 1월~지난해 10월 밀가루 가격의 변동 여부와 폭, 시기 등을 합의해 결정하는 방식으로 시장 질서를 교란한 혐의를 받는다. 담합 규모는 5조9913억원에 달하며, 범행 기간 밀가루 가격은 최고 42.4%까지 올랐다는 게 검찰의 설명이다. 게다가 밀가루 가격은 가격 상승세가 꺾인 이후에도 담합 전보다 22.7%가량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설탕 시장에서도 비슷한 담합이 이어졌다.

CJ제일제당과 삼양사 등 제당사 2곳의 임직원들은 2021년 2월~지난해 4월 설탕 가격의 변동 폭과 시기 등을 합의해 결정하는 방식으로 담합한 혐의로 기소됐다. 담합 규모는 3조2715억원으로, 설탕 가격은 담합 전보다 최고 66.7%가량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전력 요금 상승과 맞물린 한전 입찰 담합도 드러났다.

효성중공업, HD현대일렉트릭, LS일렉트릭, 일진전기 등 10개 업체는 2015년 3월~2022년 9월 한전에서 발주한 가스절연개폐장치(GIS) 입찰 145건에서 낙찰자와 낙찰 가격을 사전에 정하는 방식으로 담합한 혐의를 받는다. 담합 규모는 6776억원, 부당이득은 최소 1600억원으로 추산됐다. 검찰은 담합을 주도한 4개사 임직원들을 재판에 넘겼다.

특히 수사 과정에서는 업체들이 담합을 구체적으로 논의하고 수사에 대비해 증거 인멸에 나선 정황도 나왔다.

검찰이 확보한 업체 내부 녹취에 따르면 이들은 공정거래위원회를 ‘공선생’이라고 부르면서 “공선생한테 들키면 안 되니까 연락은 자제하자”고 언급했다. 심지어 직원들에게 하드디스크를 주기적으로 교체하고 망치로 파손하라는 내부 지침을 내린 업체도 있었다.

검찰은 “빵ㆍ라면 등 국민 식생활의 근간을 이루는 원재료인 설탕ㆍ밀가루의 가격 담합으로 식품 물가 전반을 뒤흔들고 전기료의 가파른 상승으로 인해 가정경제를 위협하는 담합의 전모를 밝혀냈다”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에도 물가를 상승시켜 민생에 큰 피해를 초래하고 시장경제 질서의 근간을 위협하는 생필품 담합 등 공정거래법 위반 사건에 수사 역량을 집중해 신속하고 엄정하게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엑스(Xㆍ옛 트위터)에 “검찰이 큰 성과를 냈다”며 “국무회의에 이를 공유하고, 법정형 상한 개정 등 제도 보완방안, 담합업체들의 부당이익 환수방안, 부당하게 올린 물가 원상복구 방안 등 필요한 조치를 지시했다”고 전했다.


이승윤ㆍ강성규 기자 lee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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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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