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학한림원 ‘제46회 미래국토포럼’ 개최
사고 시 즉각 보상 가능한 ‘DSP’ 체제 제시
“올 상반기 법 정비…2027년 상용화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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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기연 카이스트 초빙교수가 ‘제46회 미래국토포럼’에서 발표하고 있다./사진: 강주현 기자 |
[대한경제=강주현 기자] 자율주행차 상용화의 핵심 과제가 기술에서 책임 소재로 옮겨가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무인 자율주행 시대에 사고 발생 시, 누가 책임지고 보상할 것인지를 명확히 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황기연 카이스트(KAIST) 초빙교수는 3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열린 ‘제46회 미래국토포럼’에서 ‘주행 사업자(DSPㆍDriving Service Provider)’ 제도 도입을 제안했다. 이날 포럼은 한국공학한림원이 주최했으며, ‘MaaS와 미래 모빌리티 체계 혁신’을 주제로 진행됐다.
황 교수는 “자율차는 기술적으로는 거의 끝에 다다르고 있다”며 “사고가 나면 도대체 누가 보상해 줄까, 이 부분은 사회적 수용성의 문제”라고 주장했다. 자율주행차는 초당 수천 번의 연산을 수행하는데, 사고 시 차량 결함인지 소프트웨어 결함인지 판단하기 어렵다.
그는 “사람들이 다쳐 쓰러져 있는데 ‘몇 주가 될지 모르지만 나중에 보상하겠다’고 할 수는 없다”며 “먼저 보상하고 나중에 구상권을 청구하는 것이 로봇 시대의 법칙”이라고 강조했다.
DSP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사업자다. 자율주행차의 안전 책임을 지고, 운영센터(DOC)에서 개별 차량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ㆍ관리하며, 사고 발생 시 보상과 책임 소재 분석을 담당한다.
황 교수는 “기존 원격 관제 센터는 교통 흐름을 관리하지만, DSP는 하나하나 개별 차량을 관리한다”며 “누가 사고에 책임이 있는지 분석하고, 현장에 나가 뒤처리할 인력도 운영한다”고 설명했다. 기존 버스 기사나 택시 기사들이 이런 관제 인력으로 전환될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DSP는 영국의 ‘오퍼레이터’ 개념을 발전시킨 것이다. 영국은 자율주행차법을 통해 운전자도, 제조사도 아닌 별도 주체가 주행 책임을 지도록 했다. 다만 영국 오퍼레이터가 안전 관리에 한정된다면, DSP는 상업적 가치까지 창출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비즈니스 모델은 스마트폰 생태계에서 착안했다. 삼성전자가 폰을 만들고 SKT가 통신 사업을 하듯, 현대차가 자동차를 만들고 DSP가 통신 사업자 역할을 한다는 구조다. 황 교수는 “이동통신 사업자가 커진 이유는 앱 사업 때문”이라며 “DSP에도 다양한 앱이 붙으면서 수익을 창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DSP 시장에는 자율주행 기술 회사, 완성차 제조사, 이동통신사, 보험사 등 다양한 사업자가 진입 가능한 점도 특징이다. 황 교수는 “보험 기업에서 준비 중이며, 버스 회사도 준비하고 있다고 소식이 있다”고 전했다.
통신 인프라도 핵심 요소다. 황 교수는 “자동차는 앞으로 기계공학을 넘어 통신공학과 엄청난 연계성을 갖게 된다”며 “한국은 커뮤니케이션 네트워크에 뛰어난 기술과 경험을 갖고 있어 선두로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황 교수는 DSP 도입을 위한 법 정비가 국토교통부에서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올해 상반기에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광주 실증도시 사업에서 적용해 보고 2027년부터 상용화 발주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람 없는 실증을 하려면 사고 시 책임져 줄 주체가 필요하다”며 “DSP가 없으면 무인 자율주행 실증에 못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한편 한국공학한림원은 4월 영국 런던에서 자율주행 관련 한영 미팅을 진행할 예정이다. 황 교수는 “상용화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사람들의 수용성”이라며 “피해를 받았을 때 즉각 보상받을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강주현 기자 kangju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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