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산단 조성 LH, 사장 인선 지연
발주설명회 이후 추진 감감무소식
6월 지선 앞두고 호남 이전 논쟁도
사업 초기부터 ‘돌발 상황’ 되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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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 용인 처인구 남사ㆍ이동읍 일대 ‘첨단시스템 반도체 클러스터 국가산업단지’ 부지. /사진= 대한경제DB |
[대한경제=백경민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추진하는 ‘용인 첨단시스템 반도체 클러스터 국가산업단지 조성공사’가 하염 없이 지연되고 있다. LH 사장 선임 절차가 지연되는 와중에, 오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호남 이전론이 불거지는 등 지역 간 갈등이 첨예해 이제는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4일 관련 기관 등에 따르면, LH는 지난해 12월 초 업계 관계자를 대상으로 시공책임형 건설사업관리(CMR) 방식인 ‘용인 첨단시스템 반도체 클러스터 국가산업단지 조성공사(1~2공구)’에 대한 발주 설명회를 열었지만 2개월째 감감무소식이다.
LH는 이 자리에서 사업 추진 방향과 실적 기준 완화, 공동수급체 구성 기준 등을 공유했다. 지난해 상반기 1공구를 먼저 추진했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1~2공구를 동시에 추진하기로 했고, 최근 10년 간 공사실적에 대한 만점기준을 절반가량 완화했다.
하지만 LH 사장 인선 지연 여파가 발목을 잡았다. 1공구 1조1000억원, 2공구 8000억원에 달하는 초대형 사업인 만큼 사장 인선 전 추진하는 게 쉽지 않을 것이란 평가다. 정부는 현재 LH 사장 선임을 위한 임원추천위원회 개편에 나섰고, 조만간 사장 재공모 절차에 돌입할 전망이다. 현재로서는 오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호남 이전론 등 정치권에서 불거진 논쟁과 맞물려 상반기 중 사업 재개도 어려운 것 아니냔 우려까지 뒤따른다.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은 사업 초기부터 매순간 돌발 변수로 방향키를 돌려세웠다. 지난 2023년 삼성전자가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에 향후 20년 간 300조원을 투자하기로 하면서 도화엔지니어링에게 조사설계용역을 맡겼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정부가 일대 사업시행자로 LH를 선정하면서 도화엔지니어링과의 앞선 계약을 취소했다. LH는 이후 입찰을 거쳐 유신과 조사설계용역을 추진했다.
LH는 관련 용역을 마무리한 뒤 지난해 4월 1공구를 발주했지만, 최근 10년 간 당해ㆍ유사 공사실적 기준이 상당히 높게 설정돼 논란을 불렀다. 당시 현대건설 외 실적을 충족할 만한 건설사가 없어 사실상 ‘현대건설 밀어주기’나 다름 없다는 볼멘소리도 나왔다. 현대건설과 함께 명함을 내밀었던 대우건설은 실적 미달로 PQ(입찰참가자격 사전심사) 단계에서 탈락했고, 이후 재공고에서는 아예 불참했다.
지난해 말에는 실적 완화 후 사업 재개에 나서는 듯했으나, 사장 인선 절차에 제동이 걸린 데다 이번에는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의 발언을 계기로 6월 지방선거 전 호남 이전론으로 몸살을 앓는 중이다. 김 장관은 앞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를 두고 “지금이라도 전기 많은 쪽으로 옮겨야 하는지 고민”이라고 밝혔다. 반도체 클러스터에서 쓰일 막대한 전기량을 용인에서 감당할 수 있겠냐는 취지였다. 이후 정치권을 중심으로 호남 이전론을 내세우는 목소리가 거세졌고, 전북과 충남 등 시민ㆍ환경단체들도 용인으로 전력을 보내는 지역 송전설비 건설계획의 전면 재검토를 요구했다. 용인에서는 반도체 클러스터 이전을 반대하는 집회가 이어졌다.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 승인을 둘러싼 법적 다툼도 여전히 변수다. 최근 법원이 환경단체의 산업단지계획 취소ㆍ무효 소송을 기각했지만, 원고 측 항소로 2심 결과를 지켜봐야 하는 처지다.
업계 관계자는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 이슈로 워낙 시끄러워 지방선거 전까지 조성공사가 추진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LH 사장이 선임되더라도 당분간 추이를 지켜보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백경민 기자 wi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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