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경제=김동섭 기자] 정부의 주주환원 정책 강화 등으로 배당주 투자 열풍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으로 확산되면서 고배당ETF 출시도 줄을 잇고 있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기준 국내 고배당 ETF 종목은 37개로 집계됐다. 1년 전(15개)과 비교해 2배 반 가까이 늘었다.
특히 순자산총액은 전날 기준 4조3924억원 규모로, 1년 전(7395억원) 보다 6배 가까이 크게 불어났다.
고배당 ETF가 증가한 배경에는 정책 요인이 크게 작용했다.
정부가 증시 부양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주주환원 정책이 강화되고 배당소득 분리과세 논의도 본격화한 영향이다.
박우열 신한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올해는 소득종합과세 수혜주로 부상하는 기업들이 있어 정책 테마주로 담겠다는 운용사들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의 상법 개정과 주주환원 정책 등 정책에 이어 올해부터 배당소득 분리과세가 시행되면서 고배당 상품의 매력이 지속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신한자산운용 관계자도 “최근 한국 기업들의 주주환원 강화는 제도·정책 변화와 시장의 요구가 맞물린 구조적인 변화 국면으로 보고 있다”며 “정부의 배당 관련 세제 논의, 기업들의 자발적인 배당 확대 및 자사주 매입·소각 기조는 중장기적으로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운용사 입장에는 수익성 개선 효과가 있다.
단순 지수형 ETF는 수수료가 0.01% 수준인데, 고배당 ETF는 0.30% 정도를 적용할 수 있어 최대 30배까지 차이가 날 수 있어서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수수료가 높지만, 주가 지수가 크게 오른 상황에서 배당주를 오래 보유하는 방어 전략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수요 증가 배경으로 꼽힌다.
이에 따라 주요 자산운용사들은 배당소득 분리과세 적용이 예상되는 기업과 감액배당을 실시하는 기업을 선별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감액배당이란 자본잉여금 등을 재원으로 한 배당으로, 의제배당 소득세가 비과세되는 장점이 있다. 일부 운용사들은 비과세 배당을 실시하면서도 배당수익률이 높은 기업을 편입해 투자자들의 실질 수익률을 높이는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
한편 업계 및 전문가들은 현재로선 고배당 ETF 종목 편성에서 금융주 비중이 높다는 점과 매매차익 등 수익률 측면에서는 고배당 ETF가 코스피 상승률을 따라가지 못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고배당주 커버드콜 상품의 경우에는 시장이 급등할 때 상승폭이 제한될 수 있어 꾸준한 현금흐름이 필요한 투자자에게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또 국내 기업의 실적 변화나 배당 정책 조정, 주식시장 전반의 변동성에 따라 ETF 성과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원금 손실 가능성이 존재하는 만큼, 단기 가격 변동보다는 중장기 배당 전략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조언이다.
한화자산운용 관계자는 “고배당 ETF에 투자할 때는 단순히 분배금을 많이 지급하는 상품을 선택하기보다 장기적으로 주가와 분배금이 함께 성장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분배재원이 주식 배당금만 포함하는지, 매매차익이나 원금까지 재원으로 삼는지도 파악해 자신의 투자 성향에 맞는 상품을 선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종훈 한국투자신탁운용 ETF 운용부 부장은 “배당락 이후 주가 회복률이 낮은 종목은 펀더멘털 대비 과도한 배당을 한 경우가 많아 총수익률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동섭 기자 subt7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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