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5개월 만에 ‘재대결’
한남2구역 신승 대우
설욕 다짐하는 롯데
성수 지구서 첫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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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성동구 성수전략정비구역 제4지구(성수4지구) 재개발 정비사업 조감도. /사진:서울시 제공 |
[대한경제=이종무 기자] 대한민국 부촌 지도를 다시 그릴 핵심 요충지를 두고 업계의 오랜 라이벌 대우건설과 롯데건설이 피할 수 없는 외나무다리에서 다시 만났다. 한강변 스카이라인을 바꿀 서울 성동구 성수4지구 재개발 사업 시공권을 두고 나란히 응찰했다. 성수 지구에서 처음으로 성사된 이번 경쟁 입찰은 3년 반 만에 펼쳐지는 양사의 리턴 매치에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9일 도시정비업계에 따르면 성수전략정비구역 제4지구(성수4지구) 재개발 정비사업 조합이 이날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을 마감한 결과 대우건설과 롯데건설이 입찰제안서를 제출하며 경쟁이 성립됐다.
성수전략정비구역은 시 ‘한강 르네상스’ 프로젝트와 맞물려 50층 이상 초고층 건립이 가능한 몇 안 되는 지역으로 그 상징성이 매우 크다. 무엇보다 이번 대결이 업계에 초미의 관심이 되는 데는 두 건설사의 질긴 악연과 최근의 수주 실적 경쟁 구도 때문이다.
앞서 두 회사는 2022년 9월 서울 강북권 최대어였던 용산구 한남2구역 재개발 사업권을 두고 치열한 접전을 벌인 바 있다. 당시 대우건설(득표율 53.9%)이 68표의 근소한 차이로 롯데건설을 누르고 시공사로 선정됐다. 롯데건설 입장에서는 뼈아픈 패배였다.
두 회사의 최근 도시정비사업 실적 또한 한 치의 양보도 없는 박빙의 승부를 예고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대우건설은 약 3조7727억원, 롯데건설은 3조3668억원의 누적 수주액을 기록했다. 불과 4000억원 안팎의 차이로 업계 상위권을 다투는 형국이다.
성수4지구 예정 공사비가 약 1조3628억원(3.3㎡당 1140만원)으로 수주 금액 자체도 막대할 뿐 아니라, 향후 한강변 하이엔드 주거 시장의 주도권을 누가 쥐느냐를 결정짓는 가늠자가 될 전망이어서 어느 건설사가 다시 한번 승기를 잡을지 관심을 모은다.
양사는 이미 조합원 표심을 잡기 위한 ‘일기토’에 만반의 채비를 갖추고 있다. 먼저 수성에 나서는 대우건설은 한강과 서울숲, 도심 스카이라인이 어우러지는 미래형 주거 랜드마크 조성을 목표로 제시했다. 이를 위해 건축계 노벨상으로 불리는 프리츠커상 수상자 리차드 마이어가 설립한 미국 마이어 아키텍츠(설계), 영국 아룹(건축 구조), 영국 그랜트 어소시에이츠(조경) 등 글로벌 기업과 협력 체계를 구축했다.
여기에 국내 유수의 공간 브랜딩 전문 업체 글로우서울과 협업해, 인테리어 공간 차별화를 통한 주거 품격을 높이겠단 포부다. 최근 하이엔드 주거 트렌드가 단순한 고급 자재 사용을 넘어, 입주민 라이프스타일을 대변하는 공간 철학을 중시하는 흐름으로 변화하고 있단 진단에서 나온 전략으로 풀이된다.
롯데건설은 하이엔드 주거의 본 고장 미 뉴욕 맨해튼을 뛰어넘겠다는 비전을 담아 역량을 총집결한다는 계획이다. 초고층 빌딩 시공 역량과 고급 호텔 건축 노하우 등을 총동원해 성수4지구를 명실상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부촌의 상징으로 만들겠다는 복안이다.
롯데건설은 국내 최고층 건축물 롯데월드타워 구조설계에서 협업한 세계적 전문 기업 레라와 손을 잡았다. 레라는 미 뉴욕 세계무역센터,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 에미리트 타워 등 60년 이상 전 세계에서 초고층 프로젝트를 수행해왔다.
도시정비업계에서는 이번 대결이 향후 서울 정비시장 판도를 가늠할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상징적인 곳에서 승기를 잡는 건설사가 향후 압구정, 여의도 등으로 이어지는 한강변 재건축 수주전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성수4지구 재개발 조합은 내달 14일 1차 합동 설명회를 거쳐 같은 달 21일 2차 합동 설명회와 시공사 선정총회를 개최할 것으로 알려졌다. 3년 6개월 전 롯데건설을 따돌리고 신승을 거뒀던 대우건설이 다시 한번 대결에서 앞설지, 골수에 사무칠 만큼 뼈아픈 기억을 간직한 롯데건설이 석패를 갚아줄지, 한남동에서 중랑천 건너 성수동 벌판 위에서 펼쳐질 두 건설사의 사활을 건 진검승부에 시장의 눈과 귀가 집중되고 있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대우건설과 롯데건설 모두 하이엔드 브랜드 경쟁력이 정점에 달해 있어 우열을 가리기 힘든 상황인 데다, 이번 성수4지구만큼은 절대 물러설 수 없다는 배수진을 치고 총력전을 준비하는 분위기”라며 “결국 조합원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세밀한 사업 조건 등이 제시하는 미래 가치에서 승부가 갈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이번 수주전은 성수 지구 첫 경쟁 입찰로 기록될 전망이다. 인근 성수1지구는 오는 20일 시공사 입찰을 마감하고, 성수2지구는 연내 시공사 선정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성수3지구는 아직 설계 변경 등 절차가 남아 있다.
이종무 기자 jm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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