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산연, 건설동향브리핑…6ㆍ27 대책 등 영향으로 LTV 감소
투자수요는 차단하되, 주택가격 안정은 찾는 방안 마련 필요
[대한경제=정석한 기자] 정부가 투자수요 차단을 위해 내놓은 ‘이주비 대출규제’가 원활한 정비사업을 추진을 막고, 장기적으론 주택공급까지 저해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주비 대출규제를 가계 주택담보대출로 분류하지 말고 별도의 유형으로 관리하거나, 이주비 대출을 받는 자의 추가적인 주택구매를 금지하는 등 개선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원장 이충재)는 9일 내놓은 건설동향브리핑 ‘빈대 잡다가 초가삼간 태워서야…이주비 대출규제 개선 시급’ 보고서에서 이 같이 밝혔다.
이주비 대출규제는 말 그대로 정비사업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소유자에게 장기로 빌려주는 정책보증 상품이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서 취급ㆍ운영하고 있으며, 이주비ㆍ사업비ㆍ부담금 대출, 중도금 대출 등으로 이뤄져 있다.
정부는 지난해 6ㆍ27 대책에서 수도권 및 규제지역 내 기본 이주비대출 한도를 최대 6억원으로 제한하고 2주택자 이상은 대출을 전년 금지(LTV=0)하는 등 대출 조이기에 나섰다. 이후 9ㆍ7 대책에서는 주택담보대출 규제를 더욱 강화해 규제지역의 LTV 상한을 40%로 강화했다. 아울러 10ㆍ15 대책에서는 서울 전역과 서울 남부 경기도의 12개 시군을 투기과열지구로 지정, 이 지역 내 3억원 초과 아파트 소유자에게는 전세대출까지 제한했다.
이 같은 대출규제의 이유는 수도권 내 집값상승을 막고 투자수요를 원천적으로 막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이로 인해 정비사업 추진이 가장 많은 서울에서도 사업성이 적은 지역을 중심으로 지연ㆍ중간사태가 발생하는 등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실제로 서울시는 작년 7월부터 올해 이주 예정인 정비사업ㆍ소규모정비사업구역 43곳을 전수조사했다. 그 결과 3곳을 제외한 40개 정비사업지에 이주비 대출규제가 적용되고 있으며, 해당 현장에서는 사업 지연 및 사업성 저하 등의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었다.
건산연이 조사한 한 서울 구로구 내 A 정비사업지의 경우 종전자산평가액이 5억원인 1주택 소유자의 경우 당초에는 8억원(LTV 3억원 + 전세자금대출 5억원)까지 대출이 가능했지만, 잇따른 대책으로 인해 2억원으로 줄어들었다. 시중은행을 통해 추가 이주비 대출을 받으려고 해도 금리가 높게 책정돼 정비사업 추진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건산연은 금융당국의 이주비 대출 규제가 ‘투자수요 차단을 통한 주택가격 안정’이 목적인 만큼, 이를 저해하지 않는 선에서 개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주비 대출을 지금과 같이 가계 주택담보대출로 분류하지 말고 별도의 유형으로 관리해 가계부채의 총량규제를 적용받지 않도록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조달금리가 저렴한 1금융권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해 소유주(조합원)들의 금리부담을 저감해야 한다고 했다.
이주비 대출을 받는 자가 상환하기 전까지 상속 등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추가적인 주택구매를 금지하도록 하는 것도 검토해 볼 수 있다고 했다. 임차자금이 없어 이주를 하지 못하는 조합원들을 지원하기 위한 별도의 월세 대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도 고민해 봐야 한다고 했다.
이태희 건산연 연구위원은 “이주비 대출규제는 서울 등 핵심지의 원활한 정비사업을 추진을 막고, 주택공급까지 저해하고 있다”며 “정부가 의도하는 주택가격 상승 부작용은 가능한 줄이면서, 양질의 주택을 원활하게 공급할 수 있는 실용주의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정석한 기자 jobi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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