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적대적 M&A 방어 최소한 안전장치…글로벌 스탠다드” 맞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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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가 개최한 긴급 좌담회에서 천준범 와이즈포레스트 대표 변호사, 이남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회장, 김규식 비스타글로벌자산운용 변호사, 이창환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 대표가 경영권 방어 수단과 관련해 패널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
[대한경제=김동섭 기자]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담은 3차 상법 개정안 논의가 본격화되는 가운데, 재계가 요구하는 경영권 방어장치 도입을 둘러싸고 투자자와 기업 간 시각차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9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긴급 좌담회를 열고 포이즌필, 차등의결권 등 경영권 방어수단 도입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먼저 경영권이라는 개념자체가 모순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김규식 비스타글로벌자산운용 변호사는 “경영은 이사회가 주주 전체를 위해 복무하는 책임이지, 사적 이익을 보호하는 권리가 될 수 없다”며 “‘경영권’이라는 말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재계에서 지속적으로 경영권 방어장치를 언급하는 것은 이사의 주주 충실의무를 회피하기 위한 수단”이라며 “포이즌필 등을 도입하려면 이사회 독립성, 충실의무에 대한 대법원 판례 확립, 사법부의 공정한 심사라는 선결조건이 먼저 갖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포이즌필은 적대적 인수합병(M&A) 시도 시 기존 주주들에게 시가보다 싼 가격에 신주를 매입할 권리를 미리 부여해 인수자의 지분을 희석시키는 제도다.
이창환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 대표는 “코스피200 상장사 93%가 평균 지분율 42%의 지배주주를 갖고 있어 평균 주총 참석률 75% 상황에서는 사실상 적대적 M&A 가 불가능하다”고 꼬집었다.
이어 이 대표는 송옥렬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의 재작년 논문을 인용해 지금까지 국내 적대적 인수 시도로는 2006년 칼 아이칸과 KT&G 분쟁, 2020년 KCGI와 한진칼 분쟁 정도만 있었다고 덧붙였다.
또 차등의결권에 대해서는 “한국 기업들의 중복상장 구조가 이미 실질적으로 10배 이상의 차등의결권 효과를 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배주주가 지주회사를 30% 지배하고 중간지주·사업회사를 30%씩 지배하면 사업회사에 대한 실질 지분율은 2.7%지만 이사회를 좌우하는 게 현실이라는 설명이다.
일정 비율 이상 지분 취득 시 전체 주주 대상 공개매수를 의무화하는 의무공개매수 제도에 대해서도 “경영권 방어가 아닌 주주 보호장치”라며 “신규 취득을 막는 방향으로 설계하면 주주가치를 저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반면 재계는 자사주 소각으로 경영권 방어 공백이 생기는 만큼 글로벌 수준의 최소한 안전장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법무부가 최근 법제사법위원회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주요국에는 포이즌필, 차등의결권, 의무공개매수 중 하나 이상이 규정돼 있지만 한국은 모두 없다”고 지적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핵심산업의 우량기업을 외국계 투기자본으로부터 보호할 대체 방법이 필요하다”고 반박했다.
김동섭 기자 subt7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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