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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국제업무지구 총괄 PM “주택 1만호 공급, 서울 미래가치 훼손 행정폭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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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6-02-09 21:28:54   폰트크기 변경      

사진 출처: 윤혁경 대표 SNS. 


[대한경제=임성엽 기자]용산국제업무지구 총괄 PM(프로젝트 매니저)이 용산지구 내 1만 호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정부를 향해 “대한민국 미래 경쟁력을 스스로 도축하는 선언”이라며 직격탄을 날렸다.

용산국제업무지구 도시개발사업 밑그림을 직접 그린 윤혁경 스페이스소울건축사사무소 대표(사진)는 9일 ‘서울의 마지막 심장부, 주택 공급 실적의 제물로 바칠 순 없다’는 제하의 글을 통해 정부의 1만호 요구는 “전문성에 대한 모독이자 행정 폭거”라며 이같이 비판했다.

일반적으로 PM은 프로젝트 성공을 위해 정부나 발주처와 긴밀히 협력하는 관계다.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밑그림을 직접 그린 윤 대표가 공개적으로 정부를 비판하고 나선 것은 그만큼 이례적이고 사안이 심각하다는 방증이다. 

윤 대표는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을 ‘정밀한 시계’로 정의했다. 지난 수년간 30여 개가 넘는 연구용역을 거쳤고 교통·환경·재해 영향평가는 물론, 수많은 전문가가 머리를 맞대 정교하게 설계한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윤 대표는 “이제 겨우 기반시설 착공을 앞둔 시점에 갑자기 4000호를 추가하라는 것은, 시계의 톱니바퀴를 강제로 뜯어고치라는 무지한 요구”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윤 대표는 주택공급 정책과 관련한 정부의 모순도 꼬집었다. 그는 “계획 변경에만 2~3년이 허비될 것이 뻔한데, 공급을 앞당기겠다면서 사업을 수년 뒤로 후퇴시키는 이 모순을 대체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라고 반문했다.

용산의 본질적 가치 훼손에 대한 우려도 컸다. 용산은 강남, 여의도와 함께 서울을 지탱하는 경제 축이자 글로벌 기업 유치를 위한 핵심지인데, 이곳에 무리하게 아파트 숲을 조성하는 것은 ‘전략적 자해’라는 지적이다.

그는 “이곳의 본질은 글로벌 기업을 유치하고 외국인 투자를 끌어들이는 비즈니스 허브다. 주거 연면적을 무리하게 높여 아파트 숲을 만드는 순간, 용산의 국제적 매력은 증발한다”며 “세계 유수의 투자자들이 아파트 단지에 둘러싸인 오피스에 매력을 느끼겠는가? ‘이도 저도 아닌 주거단지’로 전락한 용산은 서울의 경쟁력을 갉아먹는 거대한 패착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윤 대표는 1만 호가 들어설 경우 필수적인 학교 용지 확보, 교통 수요 감당, 공원 용지 재설계 등에 대한 대책이 전무하다는 점도 지적했다. 그는 “공원 용지 확보와 기반시설 재설계를 위해 또다시 세금을 쏟아붓고 시간을 낭비해야 한다”며 “주민 삶의 질은커녕, 최소한의 정주 여건조차 보장할 수 없는 ‘누더기 개발’이 불 보듯 뻔하다”고 경고했다.

끝으로 윤 대표는 이제라도 정부가 1만 호 공급이라는 무리한 요구를 철회할 것을 요청했다. 그는 “재개발ㆍ재건축은 규제로 꽁꽁 묶어놓고, 국가의 미래가 걸린 용산의 심장부에 칼을 대는 것은 전형적인 탁상공론이자 행정 편의주의의 극치”라며 “용산은 우리 세대만이 아닌 미래 세대가 누려야 할 소중한 자산이다. 단기적인 주택 공급 실적에 눈이 멀어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는 우를 범하지 마라”고 강조했다.

임성엽 기자 starlea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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