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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경제=이승윤 기자] 고(故) 구본무 LG그룹 선대회장의 유산을 놓고 LG 오너 일가 사이에 벌어진 상속 분쟁 1심에서 구광모 LG 회장이 승소했다.
2023년 2월 소송이 시작된지 3년 만이다.
서울서부지법 민사합의11부(재판장 구광현 부장판사)는 12일 구 회장의 어머니인 김영식 여사와 여동생인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 구연수씨가 구 회장을 상대로 낸 상속회복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양쪽은 구 선대회장이 세상을 떠난 뒤 2018년 11월 가족 간에 이뤄진 상속재산 분할 합의의 효력을 놓고 치열한 법정 공방을 벌여왔다.
당시 구 회장은 양자 자격으로 지주사인 ㈜LG 지분 11.28% 중 약 8.76%를 상속받아 경영권을 승계했고, 세 모녀는 현금과 부동산, 일부 주식 등 약 5000억원 규모의 재산을 분배받았다.
그러나 이후 세 모녀는 “유언장이 있는 것으로 알고 경영권 지분을 양보했지만, 실제로는 법적으로 유효한 유언장이 없었다”며 합의 무효를 주장하고 나섰다.
재판 과정에서 원고 측은 기존 합의는 착오나 기망행위에 의해 체결된 것으로, 유언장이 없다면 민법상 상속 비율에 따라 주식 등 상속 재산을 다시 나눠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원고 측은 유언장이 없다는 사실을 2022년에야 알았다는 이유로 상속회복청구권의 제척기간(3년)도 지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민법은 ‘상속회복청구권은 그 침해를 안 날부터 3년, 상속권의 침해행위가 있은 날부터 10년을 경과하면 소멸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반면 피고인 구 회장 측은 유언장은 없었지만 선대회장의 유지를 담은 메모가 분명히 존재했을 뿐만 아니라, 가족 간에 충분한 협의를 거쳐 상속 절차가 적법하게 진행됐다고 맞섰다. 원고들 역시 합의서에 직접 서명ㆍ날인한 만큼 합의가 적법하게 이뤄졌다는 게 구 회장 측의 주장이었다.
게다가 피고 측은 상속 침해를 안 날로부터 이미 3년이 지난 만큼 소송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제척기간 도과’도 핵심 방어 논리로 내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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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은 구 회장 쪽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우선 “원고들이 상속재산분할협의서를 확인했다고 주장하는 2022년 무렵 이전에 원고들이 주장하는 불성립, 무효 또는 취소 사유가 존재해 상속권이 침해됐다는 사실까지 알았다고 보기 어렵다”며 상속회복청구권의 제척기간은 지나지 않았다고 봤다.
다만 상속재산 분할 합의가 적법하게 이뤄졌을 뿐만 아니라 합의 과정에서 구 회장 측이 속이지도 않았다는 게 재판부의 판단이다.
재판부는 “재무관리팀 직원들의 증언 등에 따르면, 원고들은 상속재산 내역 및 분할에 대해 여러 차례 보고받아 협의를 진행했고, 김 여사는 협의 당사자이자 대리인으로서 협의에 참여했다”며 “최초에 작성된 협의서에는 구 회장이 주식을 전부 상속받는 것으로 돼 있으나, 김 여사의 요청에 따라 주식 일부를 구 대표와 구씨가 상속받는 것으로 내용을 변경했다”고 설명했다.
결국 개별 상속재산에 대한 원고 측의 구체적인 의사표시가 있었던 만큼, 재무관리팀이 원고들의 위임을 받아 상속재산분할협의서에 인장을 날인했다고 봐야 한다는 것이다.
‘합의 과정에서 유언장이 있는 것으로 속았다’는 원고 측의 주장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재무관리팀 직원들이 ‘주식 등 경영재산은 구 회장에게 모두 상속한다’는 구 선대회장의 유지를 청취해 기재한 ‘유지 메모’가 존재했다고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특히 “설령 기망행위가 존재했다고 하더라도 유지 메모의 존재나 개별 상속재산이 경영재산에 해당하는지 여부와 무관하게 개별 상속재산에 관한 구체적인 의사표시에 따른 협의가 이뤄졌으므로 기망행위와 상속재산 분할 협의 사이에 인과관계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구 회장을 대리한 법무법인 율촌은 1심 판결에 대해 “당시 상속재산 분할 협의가 적법한 절차에 따라 당사자들의 진정한 의사에 의해 이뤄졌다는 점이 법원에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승윤 기자 lee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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