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존기간 지난 ‘취득세 납부증명서’ 없어 바로잡지 못해
기존서류 대신하는 공식서류로 해결…관점 바꾼 ‘적극행정’
| 강남구청 전경 / 사진 : 강남구 제공 |
[대한경제=김정석 기자] 보존기간이 지난 취득세 납부증명서가 없어 누락된 등기를 바로잡지 못했던 압구정3구역 300가구 주민의 애로가 해결됐다. 강남구의 유연하고 적극적인 행정의 결과다.
강남구는 압구정4구역 재건축 예정 단지(한양ㆍ현대아파트 일원)에서 수십년간 해결되지 못했던 ‘공유지분 토지 등기 누락’ 문제를 적극행정으로 해소했다고 12일 밝혔다.
이 단지에서는 과거 아파트를 취득할 때 전유부분과 함께 공유지분(대지사용권)까지 포함해 취득세를 납부했지만, 등기 과정에서 공유지분 토지의 소유권이전등기가 누락되는 일이 발생했다. 이 때문에 등기가 누락된 약 300가구 주민의 재산권 행사와 재건축 추진에 걸림돌로 작용했다.
문제의 핵심은 ‘증명서류’였다. 현 소유자가 누락된 공유지분 등기를 바로잡으려 하면 등기소는 공유지분에 대한 취득세 납부 사실을 입증하는 ‘세목별 과세증명서’ 제출을 요구했지만, 지방세 정보 보존기간(10년) 경과로 발급이 제한돼 사실상 서류 제출이 불가능했다.
이 과정에서 “서류가 없으면 처리할 수 없다”는 절차만 앞세우는 대응이 반복되면서 주민과 구청, 등기소 사이를 오가는 반복 민원이 장기간 이어졌다.
강남구는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관점을 전환했다. 단순한 서류 미비가 아닌 행정의 관점으로 접근한 것이다. “증명서 발급 가능 여부”가 아니라 “이미 과세가 이뤄졌는지”에 초점을 맞췄다는 게 구의 설명이다.
구에 따르면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20조는 전유부분의 처분에 따라 대지사용권이 함께 이전되고, 전유부분과 분리해 처분할 수 없다는 ‘일체성’ 원칙을 둔다. 즉 전유부분을 취득했다면 대지사용권(대지권 미등기 공유지분 토지)도 함께 취득한 것으로 봐 취득세 과세 대상에 포함된다는 논리다.
구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등기소와 직접 협의해 기존 서류를 대신할 수 있는 공식 서류를 마련했다. 지방세법 제23조와 제26조 등 규정에 비춰, 재산권의 이전ㆍ변경을 등기하는 경우 부과되는 등록면허세 체계를 활용해 누락된 공유지분 지번을 명확히 기재한 ‘등록면허세 비과세 고지서’를 발급하고 이를 과세 사실을 입증하는 대체 공적 자료로 인정받도록 한 것이다. 등기소는 해당 고지서를 보정 없이 등기 가능한 증빙자료로 받아들였고, 그 결과 추가 세금 부담 없이 지난 1월에만 19건의 등기가 완료됐다.
이번 조치는 주민 재산권 회복에만 그치지 않는다. 반복 민원을 구조적으로 차단해 행정 신뢰를 회복하고, 등기소의 불필요한 보정 요구도 줄여 업무 효율을 높였다는 점에서 ‘윈윈’ 성격이 뚜렷하다고 구는 설명했다. 구는 유사 민원이 재건축 단지에서 반복될 가능성이 큰 만큼, 이번 해결 방식을 표준 처리모델로 매뉴얼화하고, 법무사ㆍ조합 등 관계기관을 통해 주민 안내도 강화할 계획이다.
조성명 강남구청장은 “수십년 전 일이라 서류가 없다는 이유로 주민들이 계속 발만 동동 구르는 상황이 가장 안타까웠다”며 “이번 사례를 통해 적극행정은 법과 제도의 취지를 현실에 맞게 적용해 막힌 문제를 푸는 일이라는 점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등기소 등 관계기관과 끝까지 협의해 길을 찾았던 것처럼, 앞으로도 주민들의 오래된 불편을 끝까지 해결하는 행정을 이어가겠다”고 덧붙였다. 김정석기자jskim@
김정석 기자 jskim@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