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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 주거 사다리 ‘매입임대’ 사업… 정쟁 막혀 ‘올 스톱’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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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6-02-13 21:37:48   폰트크기 변경      
서울시의회 “개인 일탈 빌미로 정당한 의정활동 매도 말라” 정면 반박

인프그래픽= 국토부.


[대한경제=임성엽 기자]서민 주거 안정을 위한 핵심 대안인 ‘공공 매입임대’ 정책이 정치적 공방의 소용돌이에 휘말리며 좌초 위기에 처했다. 정부가 ‘공급 확대’를 외치면서도, 매입 과정의 논란을 의식해 실무자 손발을 묶는 모순적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적극적인 행정은 ‘특혜’로 의심받고 소극적 대응은 ‘직무유기’로 질타받는 사면초가 속에서 공공기관의 매입 동력은 사실상 사라졌다는 우려가 나온다.

13일 주택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공공 매입임대 사업은 최근 중단 상태에 놓였다. 시민단체가 제기한 이해충돌 의혹으로 서울시 감사실이 서울주택도시공사(SH)를 대상으로 매입 기준과 선정 과정 전반에 대한 감사에 착수했기 때문이다.

감사 여파는 SH를 넘어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까지 번진 상태다. 앞서 국토교통부 업무보고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매입임대 사업 가격 적정성 문제를 지적한 바 있어, 실무 현장의 위축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공공 매입임대는 도심 내 비아파트를 사들여 청년, 신혼부부 등 주거 취약계층에게 저렴하게 공급하는 사업이다. 서울의 택지가 고갈된 상황에서 신규 아파트 공급은 최소 12년 이상 소요되는 점을 감안하면, 매입임대는 주거 사다리 확충을 위한 가장 현실적이고 신속한 대안으로 꼽혀왔다.

매입임대 사업은 윤석열 정부에 이어 현재 이재명 정부에서도 주택 공급의 핵심 축으로 활용돼 왔다. 약정 후 2~3년 내 입주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지난 1월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도 “주택 시장이 어려울수록 공공이 확실한 공급 신호를 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올해 서울 1만 3000호를 포함한 수도권 4만4000호 이상의 착공 계획을 강조한 바 있다.

그러나 정책 전체를 ‘부패의 온상’으로 몰아가는 여론으로 공급망 자체가 막힐 위기다. 전세사기 여파로 비아파트 시장이 붕괴된 상황에서 공공 매입마저 멈출 경우, 건설사의 연쇄 도산은 물론 서민들의 주거 선택지가 사실상 소멸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현장에선 실무자들의 ‘복지부동’ 행정이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매입 가격을 조금만 현실화해도 ‘고가 매입’ 감사의 대상이 되고, 물량을 늘리면 ‘특혜’ 비난에 직면하는 상황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현명하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 건설사들 역시 공사비 급등으로 수익성이 낮은 상황에서 ‘비리 카르텔’로 낙인찍힐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사업에 참여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의회 주택공간위원회(위원장 김태수)는 성명을 내고 “서민 주거 안정을 위한 정당한 의정활동을 모독하지 말라”며 정면 반박했다.


위원회는 “비아파트 시장의 공급 절벽을 막기 위해 시세와 동떨어진 매입가를 현실화하라고 주문한 것은 시민 대표로서 마땅한 견제와 감시”라고 강조했다. 원가에도 못 미치는 낮은 매입 기준가는 양질의 주택 확보를 방해하고, 결국 임대주택의 질 저하와 공급 부족으로 이어져 서민 피해를 키운다는 지적이다.

또한 위원회는 논란의 중심에 선 김경 의원 관련 의혹에 대해 “수사기관의 엄정한 수사가 필요한 ‘개인의 일탈’ 영역”이라며 선을 그었다. 시의회 차원에서도 이미 해당 의원을 윤리특별위원회에 회부하는 등 단호한 조치를 취했음을 확인했다.

한 주택사업자는 “매입임대 사업조차 펼칠 수 없는 극한의 상황에 놓였다”며 “조직을 축소하고 올해는 개점휴업 상태에 돌입할 수밖에 없는 처지”라고 토로했다.

임성엽 기자 starlea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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