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가 끝났다. 정치권은 설 민심에 대해 어김없이 아전인수식 해석을 내놓고 있다.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설날 민생 현장에서 내란 종식과 사회 대개혁에 대한 확고한 국민명령도 다시 한번 확인했다”고, 정희용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독주하는 민주당에 맞서 야당의 더 강한 견제의 목소리를 요청했다”고 각각 전했다.
하지만 설 민심의 저변에는 정치권 전반에 대한 피로감과 불만이 자리하고 있다. 계속되는 경기부진 속에 민생의 어려움은 날로 가중되고 있지만, 부질없는 정쟁에 매몰된 정치권은 민생 챙기기를 게을리하기 때문이다.
여당을 향한 민심의 핵심은 “개혁은 필요하지만,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라”는 것이다. 사법ㆍ검찰 개혁, 행정 통합의 취지 자체를 부정하는 목소리는 크지 않다. 그러나 충분한 사회적 논의를 거쳐 제도적 보완을 철저히 해야 국민 불안을 최소화할 수 있다. 특히 사법개혁 법안은 위헌성 논란을 해소할 제도적 안전장치가 요구된다.
야당의 최대 과제는 과거 권력과의 관계정리다. 19일 윤석열 전 대통령 내란우두머리 혐의에 대한 1심선고를 계기로 선을 분명히 긋고 미래 어젠다 제시로 국면을 전환해야 한다. 당내 문제에서도‘한동훈계’를 겨냥한 ‘뺄셈의 정치’가 계속된다면 외연 확장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
여야가 민심을 얻을 수 있는 중간지대는 경제와 민생 법안이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보호무역 강화 속에 대미투자특별법 같은 국익과 직결된 법안은 정쟁의 도구로 삼아선 안 된다. 특히 야당이 법안을 협상 카드로 활용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민심의 역풍을 맞을 것이다. 의료 개혁 문제도 마찬가지다. 의대 정원 확대는 응급실과 지역 병원이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선 불가피한 정책이다. 여야는 필수의료 수가 정상화, 의료사고 형사처벌 완화 등 측면 지원 입법에 힘을 합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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