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인사동에 있는 갤러리 이즈(대표 한수정)가 올해의 최우수 신진 작가로 선정한 김연도 씨의 개인전이 다음달 4일부터 10일까지 제1전시장에서 열린다. 갤러리 이즈는 2011년부터 창작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해마다 한국 현대미술의 미래를 밝힐 유망한 신진 작가를 선정해왔다.
강원대 미대와 대학원를 졸업한 김씨는 탄탄한 수묵화 실력을 바탕으로 국내 무대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2024년 부산국제아트페어 신진 우주작가상과 인카네이션 문화예술재단 청년예술인상을 잇달아 수상한 그는 밤 풍경에 어둠을 깨우는 빛을 수묵으로 아우르며 현대인의 내면을 시각적으로 풀어 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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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연도의 '10539번 째 밤의 가로등' 사진=갤러리 이즈 제공 |
이번 전시에는 그동안 미학 세계를 전반적으로 살필 수 있는 수작 30여 점을 풀어놓는다.
누구나 한 번쯤 스치고 지나갔을 밤 풍경에 가로등이나 불빛을 살짝 얹혀 어둠과 빛의 미학을 극대화한 작품들이다.
전시 제목을 ‘어둠과 빛의 이중주’로 붙여 복잡한 사회 관계망 속에서 자기 스스로 빛을 발아하는 현상을 예술적 감성으로 승화했다. 수묵을 재료로 빛이 흘러나오거나 비집고 새어나오는 사실성을 시각화한 게 이채롭다.
실제로 그의 작품은 고요한 풍경과 음악적인 리듬감, 단순한 구도와 강렬한 필선이 특징이다. 관조적인 수묵산수화가 아니라 생생한 밤 풍경의 현장감을 담은 현대적 산수화로 평가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의 작품이 특별하고, 주목을 받는 또 다른 이유는 역발상에 있다. 전통적인 수묵화 작품이 화면 전체의 배경색이 흰색인 것에 반하여 작가는 밤 풍경을 화면 안에서 꽉 채워 여백을 시각언어로 전이 시킨 점이다. 전통 수묵화의 기법을 따르면서도, 단순한 재현을 넘어 ‘사유의 미학’으로 확장한 점 역시 시선을 붙잡는다. 다시말해 붓 끝이 남긴 검은 선과 여백 사이에서 관람객은 빛과 어둠, 존재와 부재가 교차하는 심상의 공간을 마주하게 된다. 김연도의 그림은 이처럼 단지 한국화의 전통을 계승하는 데 머무르지 않고, 현대인의 내면 풍경을 드러내는 철학적 회화로 진화하고 있다.
작품은 극도의 정밀함과 간단치 않은 작업과정을 요구하는 장인정신으로 완성된다. 수묵기법이 지닌 특유의 부드럽고 섬세한 디테일이 집약돼 내밀한 환상감이 전해진다. 삶의 주변부에 존재하는 소소한 사물과 풍경의 은밀한 대화, 혹은 무심코 놓아 두었던 기억과 현재의 만남이 이루어진다.
김씨는 “갈등과 혼란, 그리고 삶에서 마주하는 수많은 좌절의 순간들 속에서 초연하려 끊임없이 밤을 마주하고 한다”며 “밤은 깊은 어둠을 선사한 내면의 격랑을 잠재우는 안식처가 되었고, 그 시간 속 빛의 향연은 자아를 고요히 비추며 사유와 사색을 이끌었다“고 강조했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한수정 갤러리 이즈 대표는 ”김씨의 작품에는 무수한 땀방울이 녹아 들어간 것 같다. 총총하고 섬세한 레이어가 화면에 음영을 만들어 내면서 작가가 일관되게 천착해온 어둠의 빛깔을 만들어냈다”며 ”음과 양, 내면과 외면, 존재와 부재, 충만과 비움처럼 양 극단의 점접을 찾는데 무던히 애쓴 것 같다“고 평했다.
김경갑 기자 kkk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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