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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란 우두머리죄”… 尹, 1심 무기징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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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6-02-19 16:10:43   폰트크기 변경      
“국헌 문란 목적의 내란행위… 민주주의 가치 훼손”

중앙지법, 12ㆍ3 비상계엄 관련 선고

국헌문란 목적ㆍ폭동 ‘내란죄’ 성립
직접 범행 주도ㆍ사회적 비용 초래
김용현 전 국방부장관은 징역 30년

비상계엄 선포로 대외 신인도 하락
극한의 사회적 대립 사태 초래 지적
“공수처 수사ㆍ재판 적법성 문제 없어”


[대한경제=이승윤 기자] 12ㆍ3 비상계엄 사태의 정점인 윤석열 전 대통령이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비상계엄 선포 이후 443일 만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 사진: 연합뉴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재판장 지귀연 부장판사)는 19일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기소된 윤 전 대통령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로 기소된 ‘계엄 2인자’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에게는 징역 30년,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에게는 징역 18년이 각각 선고됐다.

비상계엄 당시 국회 봉쇄를 위해 경찰력을 동원한 조지호 전 경찰청장은 징역 12년,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은 징역 10년, 목현태 전 서울경찰청 국회경비대장은 징역 3년을 각각 선고받았다.

반면 노 전 사령관과 함께 비상계엄을 사전 모의한 혐의를 받는 김용군 전 3군사령부 헌병대장(대령)과 윤승영 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수사기획조정관에겐 무죄가 선고됐다.

법원은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1심 판결에 이어 이번 사건에서도 비상계엄 사태가 형법상 ‘국헌 문란을 목적으로 한 내란행위’에 해당한다고 못박았다.

재판부는 “원칙적으로 계엄의 요건을 갖췄는지 여부에 따라 내란죄가 성립되는 것은 아니나, 비상계엄을 하더라도 국회의 권한을 침해하거나 행정ㆍ사법의 본질적인 기능을 침해할 수 없다”며 “이를 목적으로 비상계엄을 선포하는 것이라면 비록 헌법이 정하고 있는 권한 행사라 하더라도 국헌 문란 목적 내란죄가 성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 사건의 핵심은 군을 국회로 보낸 것”이라며 “군을 보내 국회를 봉쇄하고 주요 정치인들을 체포하는 등의 방법으로 국회의 활동을 저지하거나 마비시켜 국회가 사실상 상당 기간 기능을 제대로 할 수 없게 만들려는 목적을 내심으로 가지고 있었음을 부정하기는 어렵고, 군대를 보내서 폭동을 일으킨 사실도 인정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재판부는 “내란죄는 국가의 존립과 헌법적 기능을 파괴하고 법질서 자체를 부정하는 행위”라며 “피고인들의 내란행위는 합법적인 절차를 무시하고 폭력적인 수단을 통해 국회의 권능 행사를 불가능하게 한 것으로서 민주주의 핵심 가치를 근본적으로 훼손했다는 데서 비난의 여지가 크다”고 질타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무리한 탄핵과 예산 삭감 등 국회가 정부의 발목을 잡아 국가 위기 상황을 타개하고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수호하기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했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성경을 읽는다는 이유로 촛불을 훔칠 수는 없다”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또한 “비상계엄 선포로 군과 경찰의 정치적 중립성이 크게 훼손되고 국제사회에서 대한민국의 정치적 위상과 대외 신인도가 하락했고, 결과적으로 우리 사회는 지금 정치적으로 양분돼 극한의 대립 상태를 겪고 있다”며 “이런 사회적 비용은 재판부가 보기에도 산정할 수 없는 정도의 어마어마한 피해”라고 평가도 내놨다.

이 같은 점을 감안할 때 윤 전 대통령에게 중형 선고가 불가피하다는 게 재판부의 결론이다.

재판부는 윤 대통령에 대해 “범행을 직접 주도적으로 계획했고, 다수의 많은 사람들을 범행에 관여시켰다”며 “비상계엄으로 인해 막대한 사회적 비용이 초래됐고, 피고인이 그 부분에 대해서 사과의 뜻을 내비치는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다만 “아주 치밀하게 계획을 세운 것으로 보이지는 않고, 물리력의 행사를 최대한 자제시키려 했던 사정도 보인다”며 “범죄 전력이 없고 장기간 공무원으로 봉직해 왔으며, 현재 65세로 비교적 고령”이라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내란죄 수사권이 없어 위법한 수사와 기소’라며 수사ㆍ재판 과정의 절차적 적법성도 문제 삼았지만, 재판부는 문제가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


윤 전 대통령은 김 전 장관 등과 공모해 전시ㆍ사변이나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가 아닌데도 위헌ㆍ위법적인 비상계엄을 선포하는 등 국헌 문란을 목적으로 폭동을 일으키려 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당시 여소야대 정국에서 야당의 특검ㆍ탄핵 압박으로 정치적 수세에 몰리자 위헌ㆍ위법적인 비상계엄을 통해 헌법기관인 국회의 기능을 마비시키려 했다는 게 윤 전 대통령 혐의의 핵심이다.

아울러 윤 전 대통령은 계엄군과 경찰을 동원해 국회를 봉쇄하고 비상계엄 해제 의결을 방해한 혐의, 우원식 국회의장과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등 주요 인사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직원을 체포ㆍ구금하려 했다는 혐의도 받는다.

형법 제87조는 ‘대한민국 영토의 전부ㆍ일부에서 국가권력을 배제하거나 국헌을 문란하게 할 목적으로 폭동을 일으키는 것’을 내란행위로 규정하고 있다. 형법상 ‘국헌 문란’은 △헌법ㆍ법률에 정한 절차에 따르지 않고 헌법ㆍ법률의 기능을 소멸시키는 것과 △헌법에 따라 설치된 국가기관을 강압에 의해 전복시키거나 권능행사를 불가능하게 하는 것을 말한다.

앞서 한덕수 전 국무총리 사건 재판부는 비상계엄 사태를 윤 전 대통령과 추종 세력에 의한 ‘친위 쿠데타’이자 ‘위로부터의 내란’이라고 규정했고,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사건 재판부도 ‘국가의 존립을 위태롭게 한 내란행위’라고 봤다.

내란 특검은 결심 공판에서 “국민이 받을 고통은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들의 권력욕을 위해 비상계엄을 수단으로 입법권과 사법권을 찬탈해 권력을 독점하고 장기 집권하려 했다”며 윤 전 대통령에게 사형을 구형했다.

형법상 내란 우두머리는 사형이나 무기징역ㆍ금고로, 모의에 참여ㆍ지휘하거나 중요한 임무에 종사한 경우에는 사형이나 무기징역ㆍ금고 또는 5년 이상의 징역ㆍ금고로 처벌된다.

반면 윤 전 대통령 측은 “나라를 지키고 헌정을 지키기 위한 대통령의 헌법상 국가긴급권 행사가 내란이 될 순 없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윤 대통령은 최후진술에서 이른바 ‘계몽령’ 주장을 되풀이하며 “비상계엄은 ‘망국적 패악’에 대해 국민들이 감시와 견제를 해달라는 호소였다”면서 “국민을 억압하는 군사 독재가 아니라 자유와 주권을 지키고 헌정을 살리기 위했던 것”이라고 강변했다.

윤 전 대통령은 전두환ㆍ노태우 전 대통령에 이어 내란 혐의의 피고인 신분으로 법의 심판을 받는 세 번째 전직 대통령이다.

12ㆍ12 군사반란과 5ㆍ18 내란을 일으킨 혐의를 받는 전 전 대통령은 1996년 8월 1심에서 사형을 선고받았지만, 2심에서 무기징역으로 감형돼 형이 확정됐다. 나란히 법정에 섰던 노 전 대통령도 1심에서 징역 22년 6개월을 선고받았지만, 2심에서 징역 17년으로 감형됐다.


이승윤 기자 lee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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