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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목적 자전거’ 기술탈취 의혹, 검ㆍ경 수사 결론에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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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6-02-20 09:00:10   폰트크기 변경      
경찰 재고소로 분쟁 재점화… 공소시효 임박

[대한경제=이승윤 기자] 국내 스포츠용품업체 비바스포츠와 자전거 벤처기업 JK6 사이에 10년 가까이 이어져 온 ‘다목적 자전거 운동기구’ 기술 탈취 의혹이 경찰의 재수사로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그간 경찰과 검찰에서 잇따라 무혐의나 불기소 처분이 내려졌던 사건이 다시 수사 테이블에 오르면서, 초기 수사의 적정성과 기술 탈취 판단 기준을 둘러싼 논란도 재점화되는 양상이다.


비바스포츠 사옥 전경/ 사진: 비바스포츠 제공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 양천경찰서는 JK6가 비바스포츠 권오성 회장과 JK6 기술자였던 설만택씨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업무상배임) 혐의로 재고소한 사건에 대한 수사를 최근 재개했다.

권 회장은 대한상공회의소 서울경제위원회 위원장과 서울상공회의소 양천구상공회 회장 등을 맡고 있는 지역 대표 기업가다.

대전지검 특허범죄조사부도 지난해 말 JK6가 비바스포츠와 권 회장, 설씨 등을 특허법 위반 혐의로 고소한 사건에 대한 수사를 재개한 상태다.

해당 사건은 그동안 특허수사 자문관의 자문 요청에 따라 자문 결과가 나올 때까지 수사가 중단된 상태였다는 게 대전지검의 설명이다. 특허법 위반 사건은 권리범위의 해석이나 기술적 구성 요소의 동일 여부, 선행기술과의 관계 등 따져볼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이번 분쟁의 시작은 2010년대 중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JK6는 팔 운동부 12가지 페달링과 발 운동부 6가지 페달링을 동시에 구현할 수 있는 다목적 자전거 크랭크 기술을 개발해 2014년 12월 특허를 취득했다.

해당 기술은 재활과 근력 강화에 특화된 운동기구로 평가받으며, ‘까롱(CARON)’ 자전거로 상용화됐다. JK6는 2014년 비바스포츠와 국내 총판 계약을 체결했고, 2015년 11월부터는 합작사업을 추진했다.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2016년 3월 비바스포츠가 기존 합의 내용과는 전혀 다른 업무제휴협정서를 내밀면서 합작사업은 결렬됐고, 양측의 관계는 급격히 틀어졌다.

JK6 측은 합작사업 결렬 직후 비바스포츠가 자사 기술과 구조적으로 유사한 실용신안을 2016년 4월과 8월 대만에서 출원했다며, 이를 ‘사전 공모에 의해 치밀하게 계획된 기술 탈취’로 보고 있다.


비바스포츠 권오성 회장/ 사진: 양천구상공회 제공


특히 당시 JK6에서 개발을 주도했던 설씨가 핵심 인물로 지목된다. 설씨가 JK6 측과 수시로 업무 연락을 주고받던 시기와 비바스포츠 명의로 해외 실용신안을 출원한 시점이 시간상 밀접하게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설씨가 JK6 재직 중 핵심 기술을 유출했을 뿐만 아니라, 같은 시기에 비바스포츠로부터 급여를 받은 사실이 2016년도 비바스포츠 근로소득에 대한 과세통지서와 2건의 실용신안 출원시점 등을 통해 확인됐다는 게 JK6 측의 주장이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회사 임직원이 영업비밀을 경쟁업체에 유출하거나 스스로의 이익을 위해 이용할 목적으로 무단 반출한 경우, 영업비밀 반출 시점에 업무상배임죄가 성립한다. 또한 영업비밀이 아니더라도 회사가 상당한 시간과 노력, 비용을 들여 제작한 영업상 주요 자산을 무단 반출하면 업무상배임죄가 성립할 수 있다.

설령 회사 임직원이 영업비밀이나 영업상 주요 자산을 적법하게 반출했더라도 경쟁업체에 유출하거나 스스로 이용하기 위해 퇴사할 때 영업비밀 등을 반환ㆍ폐기하지 않았다면 업무상배임죄에 해당한다는 게 대법원의 판단이다.

게다가 JK6 측은 기존 수사가 피의자들의 진술에만 과도하게 의존했을 뿐만 아니라, 핵심 증거와 법리가 충분히 검토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기존 양천경찰서의 불송치 결정서조차 “고소인의 특허는 영업비밀은 아니지만 JK6의 영업상 주요 자산임은 맞다”고 인정했기 때문이다.

권 회장과 설씨 등을 영업비밀 침해로 고소한 사건에서 특허청 기술디자인 특별사법경찰도 “이 사건 영업비밀은 그 보유자인 JK6를 통하지 않고서는 통상 입수할 수 없는 비공지의 정보”라며 “영업비밀의 경제적 유용성 요건도 충족한다”고 봤다.

반면 비바스포츠 측은 이 같은 의혹을 전면 부인한다.

비바스포츠 측 자문변호사는 “JK6는 2021년 이후 동일한 취지로 세 차례 고소를 제기했으나, 경찰ㆍ검찰ㆍ법원에서 대부분 혐의 없음 또는 불기소 처분이 내려졌다”며 “설씨는 JK6 퇴사 이후인 2017년에 비바스포츠에 입사했으며, 재직 중 급여를 받았다는 주장은 고용보험 자료 등을 통해 이미 허위로 확인됐다”고 해명했다. 비바스포츠는 수사기관의 판단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유지하며, 이번 사건 역시 무혐의로 종결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검찰과 경찰 수사가 다시 시작되면서 그간 ‘종결된 사안’이라는 비바스포츠 측 주장과 달리 사건의 실체가 다시 원점에서 검토되는 모양새다.

문제는 공소시효다. JK6 측의 주장에 따르면 설씨 등이 다목적 자전거 크랭크 기술 관련 도면 등을 유출한 시기는 2016년 4월로, 오는 4월 단기 공소시효가 끝나 신속한 수사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기업 간 분쟁을 넘어, 중소ㆍ벤처기업의 기술이 협업 과정에서 어떻게 보호돼야 하는지, 수사기관이 기술 탈취 의혹을 어떤 기준과 깊이로 다뤄야 하는지 구조적 질문을 던지고 있다. 검찰과 경찰의 수사 재개가 10년째 이어진 이 분쟁에 어떤 결론을 내릴지, 산업계와 법조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승윤 기자 lee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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