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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록, SK하이닉스 4대 주주 등극…시장엔 ‘메가 시그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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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6-02-21 11:29:09   폰트크기 변경      

그래픽:대한경제

[대한경제=심화영 기자]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SK하이닉스 지분 5%를 다시 넘기며 7년 9개월 만에 ‘5% 이상 주주’로 복귀했다. 공시상 목적은 단순 투자지만, 글로벌 자금의 방향성을 보여주는 상징적 신호라는 해석이 나온다. AI 인프라 확산 국면에서 한국 메모리 산업을 핵심 축으로 재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2018년 이후 첫 5% 재돌파…공시선 복귀의 상징성

SK하이닉스는 지난 20일 블랙록이 10일 기준 3640만7157주(지분 5.00%)를 보유하고 있다고 공시했다. 직전 보고일(4.99%) 대비 장내 매수를 통해 공시선인 5%를 넘어섰다. 블랙록이 SK하이닉스 지분 5% 이상을 보유한 것은 2018년 5월 이후 처음이다.

같은 시기 블랙록은 삼성전자 보통주 지분도 5% 이상으로 확대했다. 한국 메모리 양대 축을 동시에 5% 구간에 올려놓은 것은 전략적 비중 조정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는다.

수급 측면에서도 의미심장한 움직임이 포착된다. 설 연휴 직전 주(2월 9~13일)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2조5597억원, SK하이닉스를 1829억원 규모로 대거 순매수한 반면, 개인은 각각 4330억원·1조2463억원 순매도에 나섰다. 증권가는 개인의 이 흐름은 2021~2022년 대형 반도체 랠리 초입에서 반복됐던 패턴과 흡사하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번 지분 확대는 크게 두 축에서 해석된다. 첫째는 AI발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 확대다. 글로벌 빅테크들의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로 HBM·DDR5 등 고부가 메모리 비중이 빠르게 상승 중이다. SK하이닉스는 HBM3·HBM3E 시장을 주도하며 AI 메모리 공급망의 핵심 업체로 자리 잡았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입장에선 ‘AI 인프라 밸류체인’의 필수 종목으로 편입 비중을 높일 유인이 충분하다는 평가다.

둘째는 글로벌 자산 배분의 변화다. 월가 배런스에 따르면, S&P 500의 연간 배당수익률이 1% 초반까지 하락하면서 미국 증시의 배당 매력이 약화됐다. 성장성과 현금창출력을 동시에 갖춘 해외 반도체 대형주로 자금이 이동하는 흐름 속에서 한국 시장이 수혜를 보고 있다는 것이다. 

지배구조 측면…글로벌 기관의 존재감 확대

현재 SK하이닉스 최대주주는 지분 20%대 초반을 보유한 SK스퀘어다. 그 뒤를 국민연금(7%대)과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이 잇고 있다. 외국인 지분율은 50%를 웃돈다.

블랙록의 5% 재진입은 ‘SK스퀘어–국민연금–글로벌 기관’의 3각 구도를 한층 또렷하게 만든다. 경영권은 최대주주가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있지만, 글로벌 기관의 영향력 확대는 배당 정책·자사주 운용·설비투자(CAPEX) 효율성 등 자본 배분 전략에 대한 시장의 요구 수준을 높일 가능성이 있다. 

블랙록 지분 확대 소식이 전해진 날 SK하이닉스는 장중 95만5000원까지 상승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단기 급등에 따른 부담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지만, 이익 전망 상향 속도를 감안하면 단순 과열로 단정하기는 이르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모건스탠리는 1월 초 보고서에서 “HBM 가격이 2026년까지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리스크도 상존한다. HBM 공급 경쟁 심화, AI 투자 속도 둔화 가능성, 미·중 반도체 규제 변수 등은 업황 변동성을 키울 수 있는 요인이다. 대신증권은 “SK하이닉스의 HBM 시장 점유율 61%로 1위이나, 삼성전자·마이크론 경쟁 심화로 공급 과잉 리스크가 존재한다”면서 “미·중 갈등 지속 시 공급망 불안정성도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심화영 기자 dorot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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