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경제=문수아 기자] 국내 정보유출 사태로 수사를 받고 있는 쿠팡의 법률 총괄(General Counsel)이자 한국법인 임시 대표 해롤드 로저스가 23일(현지시간) 미국 연방 하원 법사위원회에 출석해 약 7시간에 걸친 비공개 증언을 마쳤다. 트럼프 행정부가 대법원의 상호관세 위법 판결 이후 무역법 301조 등 우회 관세 수단을 모색하는 국면에서 이번 증언이 한미 통상 협상의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는 분위기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로저스 대표는 워싱턴DC 레이번 하원 빌딩 법사위 회의장에서 한국 정부의 미국 기업 대우 문제를 주제로 공화당과 민주당 의원실 관계자들과 비공개 면담을 진행했다. 점심시간을 넘겨 샌드위치 도시락이 반입될 정도로 강도 높은 조사가 이어졌으며, 양당이 1시간씩 번갈아 심문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조사의 배경에는 미국 측의 복합적 이해관계가 얽혀 있다.
공화당 짐 조던 법사위원장 등은 소환장에서 “한국 정부가 미국 기업에 대한 차별적 대우를 피하겠다는 무역 합의에도 쿠팡을 표적 공격하고 있다”고 명시하며 입법 조치 가능성을 시사했다. 법사위 대변인도 “공개 청문회와 입법 조치로 이어질 가능성에 대해 모든 것이 열려 있다”고 밝혔다.
문제는 이번 증언이 무역법 301조 국면과 맞물린다는 점이다. 쿠팡의 미국 투자사들은 앞서 트럼프 행정부에 한국 정부의 ‘부당하고 차별적인 행위’를 이유로 301조 조사를 청원한 상태다. 미 무역대표부(USTR)가 상호관세를 대체할 수단으로 301조 조사를 개시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만큼, 로저스 대표의 의회 증언이 301조 적용 근거로 활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반면 한국 정부는 쿠팡 수사는 통상 문제와 별개인 국내 법 집행 사안으로, 외교 문제로 비화할 사안이 아니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미 의회의 움직임 역시 쿠팡 측 로비에 의한 대한(對韓) 압박으로 보고 있다.
현재 로저스 대표와 쿠팡은 정보유출 규모 축소 및 증거 인멸, 국회 청문회 위증, 산업재해 은폐 등 여러 혐의로 국내 경찰 수사를 받는 상황이다.
쿠팡의 글로벌 대외협력 최고책임자 로버트 포터는 증언 후 성명을 내고 “오늘의 의회 증언을 초래한 한국에서의 상황을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건설적인 해법 모색에 전념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수아 기자 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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