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경제=이종무 기자]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일대 재건축 단지들이 차근차근 제 속도를 내고 있다. 여의도와 함께 압여목성(압구정ㆍ여의도ㆍ목동ㆍ성수)을 위시한 한강변 정비사업의 핵심 축 성수 재개발 지구가 갈등으로 파열음을 내며 지지부진한 것과 달리 대조적인 행보를 보이는 모습이다.
26일 도시정비업계에 따르면 여의도 대교아파트 재건축 정비사업 조합은 오는 28일 관리처분계획 수립을 위한 총회를 개최한다. 여의도 대교 재건축 조합은 총회에서 정비사업 추산액과 그에 따른 조합원 부담 규모ㆍ시기 등을 공개하고,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받기 위한 주민 의견 등을 청취할 예정이다.
다만 조합은 최근 조합원들에게 종전자산평가와 종후자산 추산액 등을 산정한 결과를 이미 통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이날 총회는 사실상 관리처분계획 신청을 위한 통과의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여의도 대교가 재건축을 위한 8부 능선을 넘으며 사실상 착공을 위한 막바지 단계에 진입하는 셈이다.
여기에 총회에선 영국의 세계적인 건축사 헤더윅 스튜디오가 4개월 간 진행한 컨셉트 디자인이 전격 공개될 전망이다. 앞서 조합과 헤더윅 스튜디오는 지난해 11월 시공사 선정과 함께 재건축 청사진을 그릴 비저닝 스터디(visioning study) 계약을 체결한 뒤, 시공사로 선정된 삼성물산 건설부문, 에이앤유 디자인그룹 건축사사무소 등과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설계에 돌입한 바 있다.
래미안 와이츠로 변모하게 될 여의도 대교는 한강 조망 특화, 여의도 최대 규모 커뮤니티, 테마정원 등 설계가 도입된다. 912가구 중 709가구가 한강 조망권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의도 대교는 총회가 마무리되고 주민 공람 절차 등을 거쳐 내년 말 본격 착공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여의도 대교 이웃 단지들도 잰걸음하고 있다. 여의도 한양ㆍ시범아파트가 각각 공사비 협상과 시공사 선정 절차에 돌입하면서다. 여의도 한양은 지난해 10월 사업시행계획 변경 인가를 획득했고, 현재 시공사인 현대건설과 공사금액 증액을 두고 막바지 줄다리기 협의를 진행 중이다. 최근 원자재 가격 상승 여파로 공사비가 당초 7740억원에서 8847억원으로 약 15.6% 인상하는 안을 놓고 양측이 원만한 조율을 이어가며 사업 속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여의도 시범은 올해 하반기 시공사 선정 공고가 임박했다. 최근 건설업계에 사업성이 확실한 곳만 입찰하는 선별 수주 기조가 확산하고 있지만, 여의도 시범이 지닌 상징성에 치열한 격전지로 부상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시장에서는 일찌감치 눈독을 들인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의 양강 구도가 될지, 아니면 대우건설이 참여해 3파전을 형성할지 최대 관심을 모은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성수전략정비구역(성수 지구)가 조합과 시공사 간 이견, 조합 내부 갈등 등을 잇달아 노출하며 사업이 지지부진한 늪에 빠진 상태인 반면, 여의도는 정중동으로 각종 까다로운 행정 절차를 통과하며 한강변 스카이라인 재편의 선두 주자로 치고 나가는 모습”이라며 “서울에서도 핵심 사업지의 희비가 극명히 엇갈리는 분위기에 시공사들의 셈법도 치열해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