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경제=김현희 기자] 금융당국이 지난 2021년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땅투기 의혹 이후 5년 만에 농지담보대출과 영농자금대출(사업자대출)에 대한 실태조사를 실시하는 가운데 농업 매출 등 소득 증빙을 강화할 전망이다. 농지담보대출과 영농자금대출의 만기가 최대 3년인 만큼 매년 소득증빙 제출과 용도외 여부를 살펴보자는 것이다.
금융당국은 이번 실태조사에서 이같은 대출로 주택 구입에 활용됐는지 여부를 살필 계획이다. 필요 이상의 자금을 대출받아 주택 갭투자에 활용했을 가능성 때문이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영농자금대출에 대한 실태조사에 착수했다. 농지담보대출보다 영농자금대출을 보다 집중적으로 파악할 계획이다.
농지담보대출은 지난 2021년 3월 LH 땅투기 의혹 등으로 전 금융권에 대해 토지담보비율(LTV) 70% 규제에 이어 지난 2023년 7월 차주 단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40% 규제를 적용하고 있다. 농림식품부가 착수한 농지 전수조사를 통해 농지 소유자가 실제로 농업 경영을 하고 있는지 여부를 살피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것이다.
농지담보대출의 이같은 규제를 회피하기 위해 영농자금대출 등 사업자대출로 우회하는 사례를 적발하자는 게 이번 실태조사의 목표다. 영농자금대출도 사업자대출인 만큼 토지를 담보로 시설자금과 운영자금을 대출받을 수 있다. 시설자금은 해당 토지에 비닐하우스 등을 설치하기 위한 목적이지만, 운영자금은 사업 확대 및 농기구 구입 등에 필요하다. 문제는 운영자금을 이유로 불필요한 자금을 최대 한도로 받은 후 다른 지역의 아파트 등 주택을 구입했을 경우다.
금융당국은 영농자금대출을 받은 차주가 영농업을 영위한다고 해도 해당 대출금으로 불필요한 주택 등을 구입했다고 판단되면 즉각 대출회수를 할 계획이다. 특히 농업 매출 대비 무리한 대출이 취급됐는지 여부도 관건이다.
따라서 영농자금대출에 대해 만기 도래(1~3년)시 소득 증빙을 강화해 매출 대비 무리한 대출이 취급되지 않도록 할 계획이다. 매출 대비 대출 규모가 클 경우, 자금 사용 계획서 등을 구비하도록 할 계획이다. 현재도 농협중앙회의 단위조합 영농자금대출 중 일부 상품은 이같은 절차를 거치도록 돼있다. 다만 만기가 긴 상품 등은 이같은 절차가 없는 경우도 있어 전 금융권의 영농자금대출 등에 대해 이같은 확인 절차를 강화하는 방안이 검토될 예정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영농자금대출이 제대로 활용되는지 아니면 무리한 대출로 불필요한 주택을 구입했는지 여부를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소득증빙 강화 등 다양한 방안에 대해서는 실태조사 이후에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희 기자 mar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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