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단계부터 SK하이닉스와
비전 수립…마스터플랜 주도
최첨단 생산시설 4기 중심으로
업무·R&D시설·기숙사 등 결합
임직원 보행친화적 환경 제공
확장형 생산영역 등 높이 평가
외부 경관도 설계영역 돋보여
지원시설 선형 배치 대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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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하이닉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설계를 맡은 정림건축사사무소 설계팀이 <대한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목조 스마트오피스 BU 대표, 이효성 하이테크 BU 대표, 김재우 사업개발 담당 부사장. / 사진=정림건축 제공. |
[대한경제=전동훈 기자] 인공지능(AI) 확산으로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비롯한 차세대 메모리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글로벌 경쟁 역시 단순 생산 능력을 넘어, 공정 고도화에 최적화된 인프라를 갖춘 ‘거점 중심’ 체제로 전환하는 양상이다.
반도체 산업은 기술 변화 속도가 빠르고 설비 교체 주기도 짧다. 증설과 설비 변경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계획을 전제하는 이유다. 연구 인력과 협력사, 테스트·검증 기능을 집적한 설계도 필수적이다.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에 조성 중인 SK하이닉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는 그 대표적 사례로, 416만㎡ 규모로 계획된 일반산업단지 가운데 197만㎡ 부지에 들어설 최첨단 생산시설(FAB) 4기를 중심으로 업무·R&D 시설, 상생협력센터, 기숙사 등을 결합했다.
이 방대한 산업 거점의 공간 질서를 정립한 곳은 정림건축종합건축사사무소(이하 정림건축). 마스터플랜을 총괄한 김재우 부사장을 중심으로 이효성 하이테크 BU 대표, 정목조 스마트오피스 BU 대표가 영역별 판단을 공유하며 설계를 이어가고 있다.
정림건축은 초기 기획 단계부터 SK하이닉스와 함께 비전과 목표, 설계 방향을 수립하며 마스터플랜을 주도했다. △초격차 생산거점 구축 △우수 인재 유치를 위한 업무환경 조성 △협력사와의 상생 플랫폼 마련 △환경 규제 대응형 지속가능 캠퍼스 구현이라는 핵심 목표가 탄생한 배경이다.
김 부사장은 “산업 변화에 유연한 대응이 필요한 만큼, 일종의 플랫폼을 구축한다는 관점에서 접근했다”며 “건축설계 차원에서 제안할 수 있는 다양한 가능성을 보다 풍성하게 제시하고자 했다”고 술회했다.
마스터플랜은 생산영역과 지원영역을 명확히 구분하는 데서 출발했다. 제조·물류 중심 공간과 연구·업무 중심 공간을 분리해 안전성과 효율을 동시에 확보하려는 전략이다.
이에 따라 임직원에게는 보행 친화적이고 쾌적한 업무환경을 제공하고, 생산 영역에는 확장성과 운영 효율을 더했다. 지원시설 저층부는 부지 단차를 활용한 테라스형 구조로 계획해 각 층이 외부 공간과 자연스럽게 연결되도록 했으며, 조경을 적극 도입해 웰니스 요소를 강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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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하이닉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감도. / 사진=정림건축 제공. |
핵심 생산시설인 FAB은 세계 최초로 3복층 클린룸을 적용한 세계 최대 규모의 첨단 하이테크 시설이다. 정 BU대표는 “핵심 FAB 한 동은 폭 약 200m, 길이 약 660m 규모”라며 “삼성동 코엑스몰에서 현대백화점까지의 폭, 코엑스에서 봉은사까지의 길이”라고 설명했다.
회사는 이 같은 대규모 시설을 계획하면서도 생산 효율과 향후 확장 가능성을 동시에 고려했다는 설명이다. 정림건축의 SK하이닉스 이천 M15ㆍM16 FAB 수행 경험도 보탬이 됐다.
이 BU대표는 “단순히 공장을 짓는 개념이 아니라, 상생 지원시설과 밴더·파트너사까지 아우르는 작은 도시 형태로 계획했다”며 “향후 수십 년 뒤 수요와 확장을 전제해 마스터플랜(MP) 단계부터 접근한 최초 사례”라고 평했다.
주요 업무공간인 ‘지원동’은 장변 약 190m 규모의 초대형 오피스다. 정림건축은 FAB과 지원동을 브릿지로 연결하고, 지원시설 간 캠퍼스라인은 실내로 연결해 업무 동선을 최소화했다. FAB과 지원시설을 함께 두어 생산을 높인 점도 돋보인다.
캠퍼스의 상징시설인 ‘웰컴센터’는 컨퍼런스홀과 미팅공간, 홍보전시실, 방문객 출입시설 등을 갖춘 방문객 중심 공간으로, 기업 이미지와 상생·협력의 정체성을 반영한 디자인을 적용했다.
지원시설의 중심에는 ‘캠퍼스라인(Campus Line)’으로 명명된 약 600m 길이의 실내 커뮤니티 가로가 놓였다. 복지·편의시설을 집약해 구성원 간 교류와 소통을 유도하는 공간이다. 약 60면 규모의 실내 셔틀버스 플랫폼도 포함해 기후와 관계없이 안전하고 편리한 출퇴근이 가능하다.
외부 경관 측면에서도 정림건축의 설계 역량이 돋보인다. 단지 경계부를 따라 지원시설을 선형으로 배치해 외부에서는 대규모 FAB 대신 업무·복지시설이 먼저 보이도록 하면서다.
정 BU대표는 “클린룸 특성상 입면을 막힌 패널로 구성할 수밖에 없어 대형 매스가 벽처럼 보일 수 있다”며 “마치 성벽과 같은 위압감을 줄이기 위해 배치 단계부터 완충 공간을 두고, 사내 디자인 SU와 협업해 입면을 정교화했다”고 설명했다.
저층부 테라스와 조경을 통해 산업단지이면서도 도시 공간으로서 조화로운 스카이라인과 녹지 경관을 형성한 점도 눈길을 끈다.
김 부사장은 “정림건축은 이천ㆍ청주 캠퍼스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사람과 환경, 지역사회를 고려한 새로운 R&Dㆍ제조 복합 단지 모델을 용인에서 실현하고 있다”며 “SK하이닉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는 글로벌 반도체 산업의 미래를 선도하는 혁신 거점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동훈 기자 jd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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