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시설, 결국 사람이 쓰는 공간”
상생ㆍ에너지 전략까지 통합 설계
정림건축 설계팀 “초기 의사결정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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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하이닉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감도. / 사진=정림건축 제공. |
[대한경제=전동훈 기자] 반도체 생산시설은 국가 전략산업의 상징인 동시에 매일 수만 명이 출퇴근하는 일터다. 정림건축이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설계에서 주목한 지점도 여기에 있다. 산업단지를 설비의 집적지가 아닌, 사람이 머무는 공간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문제의식이다.
정림건축 설계팀은 이번 프로젝트를 “생산 중심에서 사람 중심 산업 생태계로의 확장”으로 규정했다. 연구 인력 비중이 높은 반도체 산업 특성상, 근무자가 현장에서 체류하며 일하고 생활하는 조건이 기업 경쟁력과 직결된다는 판단에서다.
김재우 사업개발 담당 부사장은 “단순히 편의시설을 배치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인적 인프라의 질을 획기적으로 높인다는 목표로 임했다”고 했다.
이에 따라 정림건축은 근무 환경 개선을 독립적인 설계 과제로 설정, 휴식 공간의 배치와 동선 흐름, 채광과 실내 환경의 쾌적성, 피로 완화를 유도하는 공간 구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했다.
이효성 하이테크BU 대표는 “근무자가 안정적으로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건축적 대안을 다각도로 제시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부연했다.
산업시설이 지역사회 자산으로 기능해야 한다는 철학은 상생시설 계획에 구현했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는 약 2000실 이상의 전용 기숙사와 상생협력센터가 함께 조성된다. 센터는 소재, 부품, 장비 기업과의 협업을 축으로 의료ㆍ교육ㆍ창업지원 기능을 복합 수행한다.
ESG(환경ㆍ사회ㆍ지배구조) 관점에서도 접근은 분명하다. 반도체 공장은 막대한 에너지와 자원을 사용하는 시설인 만큼, 설계 단계에서부터 에너지 저감과 탄소 대응 전략을 구조적으로 반영했다는 설명이다.
정목조 스마트오피스BU 대표는 “입면 계획에서 일사량을 고려한 차폐 전략을 적용하고, 신재생에너지 도입 가능성을 열어두는 등 초기 마스터플랜 단계부터 지속가능성을 변수로 설정했다”고 말했다.
끝으로 설계팀은 첨단 산업시설 프로젝트에서 건축설계사의 역할을 발주처의 전략을 함께 구상하는 ‘파트너’로 확장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강조했다. 사업 초기 판단이 도시 경관과 시설 운영 체계, 에너지 활용 전략, 지역사회와의 관계 설정까지 장기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는 이유에서다.
김 부사장은 “설계비는 총사업비의 극히 일부에 불과하지만, 초기 의사결정 구조에 어떤 설계사가 참여하느냐에 따라 사업의 수준과 방향은 달라질 수 있다”며 “건축가의 역할은 도면 작성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발주처의 구상을 발전하고 구체화하는 전략적 파트너에 가깝다”고 말했다.
전동훈 기자 jd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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