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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엑시노스 부활’로 AP 이원화 전략 재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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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6-03-04 19:07:26   폰트크기 변경      
퀄컴과 경쟁·공존…수익성과 기술 주도권 동시에 노린다

삼성전자 엑시노스 2600 /사진:삼성전자


[대한경제=심화영 기자] 삼성전자가 자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엑시노스’를 앞세워 ‘스마트폰 두뇌’ 독립에 다시 시동을 걸었다. 올해 갤럭시 S26에 재도입한 엑시노스 2600과, 내년 갤럭시 S27을 겨냥한 엑시노스 2700을 통해 퀄컴과의 ‘이원화 전략’을 단순 병행이 아닌 엑시노스·퀄컴 경쟁·협상 구조로 바꿔나가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현재 차세대 엑시노스 2700의 양산용 샘플칩을 제작 중이며 오는 5∼6월 중 샘플칩 제작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S26·S26 플러스 일부 모델에 2나노 공정 기반 엑시노스 2600을 투입하며 플래그십 라인업에 자사 AP를 2년 만에 복귀시켰다. 3세대 GAA 기반 SF2 공정을 적용해 3나노 대비 성능 12% 향상, 전력 효율 25% 개선을 달성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CPU·GPU·NPU 전 영역에서 전작 대비 최대 39%의 연산 성능 향상, NPU는 최대 113% 개선을 내세운다. 과거 엑시노스 2200의 발열 논란으로 흔들렸던 신뢰를 공정·전력·패키징 전반의 개선으로 끊어내겠다는 의지다.

수율 안정화도 복귀의 전제였다. 2나노 SF2 공정 수율은 2025년 초 30% 수준에서 최근 50% 안팎까지 끌어올린 것으로 전해진다. 외부 AP 매입 비용이 최근 수년간 급증한 상황에서, 더 이상 플래그십 두뇌를 전량 외주에 맡기기 어렵다는 내부 판단이 엑시노스 재가동의 배경으로 읽힌다.

S26 세대의 전략 키워드는 ‘전면 교체’가 아니라 ‘병행’이다. 삼성은 S26 라인업에 엑시노스와 스냅드래곤 8 엘리트 5세대를 병용 탑재한다. 시장에선 전체 물량 기준 퀄컴 70~75%, 엑시노스 25~30% 수준의 분할 공급을 유력하게 본다. 울트라 모델은 전량 퀄컴이 유력하고, 한국·유럽 등 일부 지역에 엑시노스를 배치하는 구조다.

스냅드래곤 8 엘리트 5세대는 3세대 오라이온 CPU와 차세대 GPU·NPU를 기반으로 CPU 20%, GPU 23%, NPU 37% 성능 향상을 내세운다. CPU 단일 성능에선 여전히 강점을 보이지만, AI·그래픽 벤치마크 일부 항목에서는 엑시노스 2600이 우위를 보이는 결과도 나오면서 과거와 같은 일방 구도는 완화되는 분위기다.

2700은 단순 성능 개선을 넘어 파운드리 기술 검증의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GPU 경쟁력 강화와 함께, 2600에 도입된 히트 패스 블록(HPB) 기술을 고도화해 발열 제어 구조를 정교화할 계획이다. 2600이 ‘명예 회복’ 단계였다면, 2700은 시스템LSI·파운드리·MX사업부의 이해관계를 한 번에 증명해야 하는 모델이다.

엑시노스 2600에는 미국 국립표준기술연구소(NIST)가 선정한 표준 양자내성암호 ML-DSA가 부트롬 단계부터 적용됐다. 기존 ECDSA와 병행 검증하는 하이브리드 시큐어 부트 구조로, 양자컴퓨팅 환경에서도 보안 위협을 차단하겠다는 선제 대응이다. 보안 기능은 별도 프로세서에 격리돼 처리된다.


모바일 AP는 스마트폰 제조 원가의 약 30%를 차지한다. 엑시노스 비중 확대는 곧 MX사업부 수익성 개선으로 연결될 수 있다. 동시에 시스템LSI와 파운드리 가동률을 높여 반도체 부문의 실적 방어에도 기여한다. 그러나 수율과 발열, 지역별 사용자 경험 격차에 대한 리스크를 감안하면 퀄컴이라는 안전판을 당장 걷어내긴 어렵다.


퀄컴 역시 ‘Personal AI’를 전면에 내세우며 온디바이스 AI 경쟁을 강화하고 있다. 오는 20일 서울에서 열리는 ‘스냅드래곤 엘리트 미디어 데이’에서 관련 전략을 재조명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이원화 전략의 핵심은 일정 비중의 외부 최고 성능 칩을 유지해 리스크를 관리하는 동시에, 자체 칩 경쟁력을 키워 협상력을 높이는 구조”라고 내다봤다.

심화영 기자 dorot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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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화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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