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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이커머스 실적 ‘극과 극’…단순 중개 모델 시대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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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6-03-06 05:40:13   폰트크기 변경      

[대한경제=문수아 기자] 국내 이커머스 시장이 판매 중개 수수료만으로는 생존할 수 없는 구조로 재편되고 있다. 쿠팡·네이버·컬리 등 독자적인 수익 구조를 확보한 기업은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지만, 오픈마켓 중심의 종합몰들은 매출 급감과 적자 확대라는 정반대 결과에 직면했다. 업계에서는 물류 인프라·광고 플랫폼·카테고리 전문성 중 최소 한 가지 이상의 확실한 축을 갖춰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지난해 연간 매출 49조1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4%, 영업이익은 6790억원으로 8% 늘었다. 3년 연속 흑자를 이어가며 외형과 수익 모두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네이버 커머스 부문 매출은 3조6884억원으로 26.2% 급증했다. 컬리는 매출 2조3671억원으로 7.8% 늘어난 가운데 영업이익 131억원을 내며 창사 이래 첫 연간 흑자를 달성했다.

반면 종합몰 진영의 실적은 참담하다. SSG닷컴은 매출이 1조3471억원으로 14.5% 감소하며 영업손실 1178억원으로 적자 폭이 오히려 확대됐다. G마켓은 매출 6202억원(1~10월 누계)으로 35.5% 급감했고 영업손실 834억원으로 160억원 늘었다. 11번가는 영업손실을 396억원으로 전년 대비 47% 줄이는 데 성공했지만, 매출이 4376억원으로 22% 감소했다. 롯데온 역시 매출 1089억원으로 9.1% 감소했고 영업손실은 294억원에 달했다.

승패가 갈린 결정적 요인은 판매 중개 수수료 이외의 수익원 확보 여부다. 쿠팡은 6조원 이상 투입한 풀필먼트 인프라에서 규모의 경제 효과를 내기 시작했고, 로켓배송을 중심으로 한 프로덕트 커머스 부문에서만 연간 매출 36조4093억원, 영업이익 2조7463억원을 올렸다. 와우 멤버십으로 충성 고객과 반복 구매율을 키워 객단가와 구매 빈도를 동시에 높이는 선순환 구조를 완성한 것이다.

네이버는 중개 수수료 기반 모델을 고도화했다. 네이버 플러스 멤버십 혜택을 키우고 배송 편의를 개선하자 스마트스토어 거래액이 전년 대비 10% 늘었다. 거래액이 늘자 수수료 수익도 커졌고, 지난해 6월부터 수수료 체계를 유입 수수료에서 판매 수수료로 개편해 모든 판매에 수수료를 물리는 구조로 전환해 시너지를 냈다. 커머스 거래가 일어나면 자동으로 광고ㆍ검색ㆍ핀테크 매출까지 연동되면서 전사 실적도 견인했다. 실제로 4분기 핀테크 결제액이 23조원으로 19% 늘어나며 커머스와 핀테크 시너지가 입증됐다.

컬리의 흑자 전환은 버티컬 전문성이 수익으로 연결되는 과정을 입증했다. 신선식품이라는 가장 까다로운 카테고리에서 쌓은 물류 역량이 FBK(풀필먼트 서비스)를 통한 3P 거래액 54.9% 급증으로 이어졌다. 그 결과 매출원가율을 전년 대비 1.5%포인트 낮출 수 있었다. 판관비율은 0.2%포인트 증가에 그쳐 구조적 효율화가 작동됐다. 네이버와 협업한 컬리N마트가 출시 이후 월평균 거래액이 매달 50% 이상 성장한 것도 전문성이 뒷받침됐기에 가능했다.

지금까지 단순 중개수수료 중심으로 운영하던 전통 이커머스들도 올해 각자 생존 전략에 집중할 방침이다. G마켓은 알리바바 인터내셔널과의 합작법인을 기반으로 동남아 라자다 플랫폼 연동을 통해 5년 내 역직구 거래액 1조원 달성을 목표로 설정했다. 11번가 역시 상반기 중 징둥닷컴과 손잡고 중국 역직구 서비스를 정식 오픈할 계획이다. SSG닷컴은 이마트 점포 기반 퀵커머스 ‘바로퀵’ 거점을 2분기 내 90곳으로 확대하며 장보기 전문 플랫폼으로의 정체성 확립에 나섰다. 롯데온은 뷰티ㆍ패션 버티컬 사업을 강화해 올해 관련 매출 비중을 7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업계 관계자는 “아마존이 상품 판매가 아닌 클라우드 서비스를 주요 매출원으로 만들었듯, 국내 이커머스 시장도 성숙 단계에 이르면서 단순 중개 수수료에만 의존하는 종합 오픈마켓 모델 자체가 한계에 다다른 것으로 보인다”며 “쿠팡처럼 막대한 물류 인프라를 직접 투자하기에는 시기가 늦었고, 네이버처럼 물류 연합을 이용하려면 강력한 멤버십과 쇼핑 환경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버티컬 사업이나 해외판매로 눈을 돌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수아 기자 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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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수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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