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경제=이승윤 기자] 여권 영문(로마자) 이름 표기는 단순히 개인적인 선호만으로는 바꿀 수 없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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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대한경제 DB |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재판장 이상덕 부장판사)는 30대 이모씨가 “여권 영문명 변경거부 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외교부 장관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이씨는 영문 성을 ‘LEE’로 표기한 여권을 발급받아 사용하다가 ‘YI’로 바꿔달라고 신청했지만, 외교부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자 소송을 냈다.
고등학교 시절 이후 신용카드 발급 등 금융거래는 물론 영어능력시험, 사원증 등에서 자신의 영문 성을 ‘YI’로 표기해 왔을 뿐만 아니라, 여권 발급 당시에도 성을 ‘YI’로 표기해 신청했지만 담당 공무원이 임의로 ‘LEE’로 고쳐 여권을 발급했다는 게 이씨의 주장이었다.
하지만 법원은 이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여권법령은 원칙적으로 여권의 로마자 성명을 가족관계등록부에 등록된 한글 성명을 음절 단위로 음역에 맞게 표기하도록 하고, 로마자 성명을 변경할 수 있는 예외적인 사유를 제한적으로 열거하고 있다”며 “이런 규정은 대한민국 여권의 대외신뢰도를 유지ㆍ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여권의 영문 이름 표기를 바꾸지 않더라도 이씨의 일상생활이나 경제활동에 현실적인 불편이 발생하지도 않는다는 게 재판부의 판단이다. 이씨가 영문 성을 ‘YI’로 썼다는 신용카드, 영어능력시험 성적증명서, 사원증 등은 언제든지 쉽게 변경해 재발급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여권 발급 당시 담당 공무원이 임의로 영문 성을 고쳤다’는 이씨의 주장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원고가 즉시 이의신청을 하지 않아 인정하기 어렵고, 공무원이 신청인의 명시적 의사에 반해 임의로 수정했을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봤다.
그러면서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들은 모두 여권법 시행령 어디에도 해당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여권 로마자 표기를 신청대로 변경하지 않음으로 인해 원고에게 발생할 사익 침해의 정도가 그리 크지 않다”며 외교부의 처분이 적법하다고 판결했다.
이승윤 기자 lee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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