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 그림으로 유명한 윤병락 씨의 신작이 ‘글로벌 현대미술의 1번지’ 뉴욕 경매시장에 전격 출격한다. 최근 세계적인 미술품 경매회사 크리스티는 윤씨의 100호 크기의 ‘가을 향기’가 오는 24일 뉴욕에서 여는 '아시아 미술품 경매'에 출품된다고 발표했다.
| 크리스티가 오는 24일 여는 뉴욕 아시아미술품 경매에 출품된 윤병락의 '가을 향기' ( CHRISTIE'S IMAGES LTD. 2026 제공) |
윤씨 작품은 2008년 처음 홍콩크리스티 경매에서 48만7500홍콩달러(약 7300만원)에 팔려나간 이후 미국과 아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주목을 받아왔다. 2025년에는 크리스티 뉴욕경매에서 100호 크기의 작품이 6400만원에 처음 성공적으로 낙찰되며 글로벌 컬렉터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미술 경매시장이 지난해 말부터 활기를 이어가고 있는 데다 당분간 작품값이 오르고 환금성도 좋아질 전망이어서 윤씨의 작품이 기존 해외 기록을 단번에 뛰어넘어 ‘억대 작가’대열에 합류할지 벌써부터 기대된다.
경매에 출품된 윤씨의 작품은 가로 132.5cm, 세로 131cm 크기의 노란빛의 '시나노 골드'를 그린 대작‘가을 향기’시리즈다. 지난해 다양한 색의 사과를 연구한 끝에 탄생한 작품으로 노화랑의 개인전에 처음 선보였다. 상큼하면서 시원한 느낌을 주며, 묘한 행복감과 가멸참이 가득하다. 단순한 색채의 변주를 넘어 가을의 풍요와 귀한 결실을 상징하는 게 유별나다. 경매는 9400만원부터 시작된다.
윤씨는 "시나노 골드 품종을 지인이 보내줘서 처음 알게 됐는데 맛도 있고 노란빛이 눈도 편안해 행복한 느낌이 들어 그려봤다"며 “지난해 시도한 작품이 벌써 국제 경매시장에 출품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신기한 반응을 보였다.
전매특허인 붉은 사과와 푸른 사과든, 황금 사과든 간에 윤씨의 작업은 자작나무판을 잘라내며 시작된다.
어떤 형태의 그림을 그릴 것인지 결정되면 그 윤곽에 맞춰 자작나무 합판을 잘라 변형 캔버스를 만든다. 그 위에 얇은 한지를 세 겹으로 겹친 삼합장지를 배접하고, 유화로 사과를 그린다. 한지 위에 안료가 충분히 스며들 수 있도록 여러 차례 덧칠하면 사과 특유의 투명한 빛과 생생한 결을 드러낸다. 보통 정물화는 정면에서 물체가 앞뒤로 겹치며 입체감과 공간감을 드러내지만, 그의 작품은 위에서 내려다보는 부감 시점으로 그려 독특한 공간감을 준다.
윤씨의 예술적 궤적은 그의 드라마틱한 삶과 한 몸이다. 1968년 경북 영천에서 태어나 경북대 미술과를 졸업한 그는 대학 4학년 재학 중에 ‘대한민국미술전람회’ 특선에 당선될 정도로 묘사력이 뛰어났다. 1980년대 후반부터 초현실주의 화풍의 ‘인체’ 시리즈를 시작한 그는 고구려 기상과 한국 여인상을 상징적으로 묘사한 그림을 거쳐 2003년 이후 전통 한지에 서양 물감을 쓴 ‘퓨전 한국화’ 사과 그림으로 진화해 왔다.
| 크리스티가 오는 24일 여는 뉴욕 아시아미술품 경매에 출품된 조선백자 달항아리.('CHRISTIE'S IMAGES LTD. 2026 제공) |
이날 경매에는 18세기 조선 백자 달항아리도 경매에 입찰대에 오른다. 높이 42.5cm의 대형 조선 백자 달항아리는 추정가 100만~200 달러(한화 약 14억5000만~29억원)에 매겨졌다. 크리스티는 2007년 달항아리를 127만2000달러에 낙찰시킨 데 이어, 2023년 456만달러에 판매하며 세계 최고가 기록을 경신했다. 2025년 3월 경매에서도 또 다른 달항아리가 283만3000달러(약 41억원)에 낙찰됐다
크리스티 코리아 이학준 대표는 “이번 달항아리는 높이 42.5cm에 이르는 대호로, 뛰어난 발색과 안정적인 기형을 갖췄다”며 “완성도 높은 비례감과 조형미를 바탕으로 높은 낙찰가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김경갑 기자 kkk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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