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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도 국가가 책임져야…“시력, 국민 기본권으로 재정립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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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6-03-09 12:56:30   폰트크기 변경      
대한안경사협회·국회의원 5인 공동 정책토론회 개최

[대한경제=김호윤 기자] ‘잘 볼 수 있는 권리’를 국가가 보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국회에서 공식적으로 제기됐다.

대한안경사협회는 지난 3일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한준호·남인순·김은혜·김윤·김선민 의원과 공동으로 ‘안경 국민 행복권 추구를 위한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지난 3일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안경 국민 행복권 추구를 위한 정책토론회’가 개최됐다. / 사진: 대한안경사협회 제공

이날 토론회는 저출산·초고령화·디지털 전환이라는 시대적 변화 속에서 안경을 단순한 소비재가 아닌 교육권·노동권·안전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는 필수 시력보정용구로 재정립해야 한다는 논의를 중심으로 진행됐다.

특히 현행 지원 제도의 형평성 문제가 집중 거론됐다. 보청기 지원으로 ‘들을 수 있는 행복’, 틀니·임플란트 지원으로 ‘먹을 수 있는 행복’은 어느 정도 보장되고 있는 반면, ‘잘 볼 수 있는 행복추구권’은 아직 제도적으로 충분히 보장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설문조사에서 국민 약 78%가 안경 관련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난지원금이나 소비쿠폰 지급 시 안경 구입 비율이 높게 나타난 점도 안경이 선택적 소비재가 아니라 비용 부담으로 미뤄져 온 필수 수요임을 보여주는 지표로 해석됐다.

허봉현 대한안경사협회장은 “시력은 교육과 노동, 안전과 직결되는 기본적 기능인 만큼 안경을 공공의 책임 영역에서 다루는 것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라며 “국가가 눈 건강 정책을 제도화하는 데 적극적인 관심을 갖고, 현장의 안보건 전문가인 안경사와 함께 합리적이고 지속가능한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발제를 맡은 서정철 대한안경사협회 제도정책연구원장은 우리나라가 이미 ‘근시 고위험 사회’에 진입했다고 진단하며, 시력교정을 국가 인적자본을 보호하는 예방 정책으로 재정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 원장은 “저출산·초고령사회에서는 인구의 양보다 국민 개개인의 기능을 얼마나 오래 유지하느냐가 국가 경쟁력을 좌우한다”며 “시기능 보장은 그 출발점”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아동·청소년기의 미교정 시력이 교육격차로 이어질 수 있고, 고령층의 시력 저하는 낙상과 2차 합병증, 돌봄 부담 증가로 연결된다며 치료 이후 대응이 아닌 예방 중심의 시기능 관리체계로 전환이 시급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성장기 아동·청소년의 높은 근시 유병률이 조기에 관리되지 않으면 고도근시로 진행해 향후 더 큰 안과적 부담과 의료·돌봄비용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강조됐다.

정책 설계 방향으로는 취약계층에서 시작해 보편적 지원으로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혼합형 모델이 제안됐다. 구체적으로 영유아기에는 안과전문의 시기능 평가에 따른 조기 선별 지원을, 학령기 아동·청소년기에는 예방적 보편 지원을 도입하고, 65세 이상 고령층은 저소득층을 우선 지원하되 주요 안질환군에 대해서는 추가 지원을 연계하는 방식이다. 차상위계층과 한부모가족 등을 위한 지자체·교육청의 바우처 방식 보완도 현실적 대안으로 제시됐다.

서 원장은 “안경 국가 지원 정책은 단순한 비용 보조가 아니라 인적자본 보호와 예방의료 강화를 위한 전략적 투자”라며 “국가는 전국 공통의 최소 보장선을 마련하고 지자체와 교육청이 지역 수요에 맞춰 보완하는 구조로 제도를 단계적으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론에 참여한 각계 전문가들도 안경 지원의 필요성에 힘을 실었다.

정신화 전 이천시사회복지사협회장은 “가난하다고 해서 세상까지 흐릿하게 봐야 하는 것은 아니다”며 안경 지원이 사회적 약자를 위한 ‘시각적 안전망’ 구축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김상현 광주보건대학교 교수는 “시기능 관리는 교육·보건 정책이 만나는 영역에서 다뤄져야 하며, 안경과 안경테의 의료기기 정의도 재검토가 필요하다”면서 “굴절이상 관리를 ‘검사-교정-추적관리’ 체계로 재설계하고, 국민의 기본권 보장을 위한 최소한의 교정도구 접근권을 정부가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성수연 보건의료법률 전문가는 헌법상 국가의 보건 보호 의무를 근거로 들며 “미교정 굴절이상으로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는 상황을 방치하는 것은 국가 보호의무의 공백”이라고 지적했다.

참석 의원들도 이 문제를 복지 차원이 아닌 기본권과 국가 경쟁력의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

한준호 의원은 “낙상 예방과 돌봄 비용 절감이라는 측면에서도 정책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고, 남인순 의원은 “시력보정 영역이 제도적 사각지대에 머물러 있다는 점은 재논의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부는 정책 검토 의지를 드러냈다.

김영아 보건복지부 의료자원정책과장은 “예방 중심의 건강관리 체계 전환이라는 큰 흐름 속에서 안경의 접근성 문제를 검토하겠다”며 “이번 토론회가 관련 정책의 출발점이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호윤 기자 khy2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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