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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지주사 부당지원’ 이랜드 과징금 40억 중 26억 취소 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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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6-03-09 12:56:20   폰트크기 변경      
약 60% 취소… 법조계 “실적 부풀리기식 과징금 남발 시정돼야”

[대한경제=이승윤 기자] 이랜드그룹 계열사인 이랜드리테일이 지주사인 이랜드월드를 부당 지원했다는 이유로 공정거래위원회가 부과한 과징금 약 40억원 가운데 60%가 넘는 26억여원을 취소해야 한다는 판결이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서초동 대법원 청사/ 사진: 대법원 제공


대법원 2부(주심 엄상필 대법관)는 이랜드리테일과 이랜드월드가 “시정명령 및 과징금 납부명령을 취소해 달라”며 공정위를 상대로 낸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9일 밝혔다.

앞서 공정위는 이랜드리테일이 이랜드월드에 1071억원 상당의 자금을 부당하게 지원했다는 이유로 2022년 두 회사에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40억7900만원을 부과했다. 이랜드월드가 무리한 인수ㆍ합병으로 유동성 문제를 겪고 신용등급까지 하락하면서 자금 조달이 막히자 그룹 계열사인 이랜드리테일이 부당 지원에 동원됐다는 게 공정위의 판단이었다.

구체적으로 이랜드리테일은 2016년 12월 이랜드월드로부터 인천 부평구 창고 건물과 전남 무안군 토지를 670억원에 사들이기로 하고 계약금 560억원을 지급했지만, 6개월 뒤 계약을 해지해 계약금을 돌려받았다. 결과적으로 이랜드월드가 6개월간 560억원을 무상으로 빌린 셈이다.

또한 공정위는 2014년 5월 이랜드리테일이 의류 브랜드 ‘스파오(SPAO)’를 이랜드월드에 양도하면서 511억원의 양도대금 지급을 유예하고 지연이자를 면제해 준 것도 부당 지원으로 판단했다. 이랜드리테일이 2013년 11월∼2016년 3월 두 회사의 대표이사를 겸직한 김연배씨의 이랜드월드 급여 약 2억원을 대신 낸 것도 공정위는 부당한 인력 지원이라고 봤다.

이에 두 회사는 공정위 처분에 불복해 소송에 나섰다. 현행법상 공정위 처분에 불복하는 소송은 일반적인 3심제와 달리 ‘서울고법-대법원’의 2심제로 이뤄진다. 공정위 심결 자체가 사실상 1심으로 인정되는 구조다.

서울고법은 부동산 매매계약 형식의 자금 무상 대여 등은 부당 지원이 아니라고 보고 전체 과징금의 약 64%인 26억4400만원을 취소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이랜드월드가 이랜드리테일로부터 제공받은 실질적인 경제적 이익이 전혀 없어 부당 지원이 아니라는 이유였다. 대표이사 급여 지급도 과다한 경제적 이익 제공으로 보기 어렵다는 게 서울고법의 판단이었다.

다만 서울고법은 스파오 양수도 과정에서 양도대금 지급을 유예하고 지연이자를 면제해 준 부분에 대해서는 “과다한 경제적 이익 제공”이라며 공정위 처분이 적법하다고 봤다.

두 회사와 공정위는 모두 2심 판결에 불복해 상고했지만, 대법원의 판단도 마찬가지였다. 대법원은 “원심 판단에 법리 오해 등의 잘못이 없다”며 양측의 상고를 모두 기각했다.

법조계에서는 공정위가 ‘실적 부풀리기’ 식으로 무리한 과징금 산정을 남발한 결과라는 지적이 나온다. 공정위는 과징금 환급은 물론 이자 격인 환급가산금까지 물어줘야 한다.

공정거래 사건 전문가인 A변호사는 “행정기관인 공정위는 감독과 단속 측면에서 내부 기준에 따라 제재 수위를 높여 과징금을 세게 매기는 반면, 법원은 사법통제 차원에서 공정위 처분이 재량권을 넘어서는지를 엄격하게 판단하다 보니 실제 과징금은 낮아지는 경우가 많다”며 “공정위가 ‘생색내기’ 식으로 과징금을 부과했다가 몇 년 뒤 국민 세금으로 막대한 소송비용에 환급가산금까지 물어주는 일은 시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승윤 기자 lee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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