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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보고서] 中 파운드리 JV 흔들…SK하이닉스, 4700억 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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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6-03-13 05:00:11   폰트크기 변경      

그래픽:대한경제


[대한경제=심화영 기자] SK하이닉스가 중국 파운드리 합작사(JV) 투자에서 대규모 손상차손을 인식했다. 중국 레거시 반도체 시장의 경쟁 심화와 업황 둔화가 겹치면서 현지 파운드리 사업 전략에 대한 재검토 가능성도 제기된다.

SK하이닉스가 지난 4일 제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중국 우시에 있는 파운드리 합작사 SK hynix system ic(Wuxi)에 대해 4708억원의 손상차손을 인식했다. 이 회사는 SK하이닉스가 49.79% 지분을 보유한 공동기업이다. SK하이닉스는 앞서 해당 JV 지분 일부를 매각하면서 지배력을 상실해 종속회사에서 공동기업으로 전환했고, 이번 손상 인식으로 관계·공동기업 투자 장부금액은 전기 1조9406억원에서 당기 1조3209억원으로 약 6200억원 감소했다.


손실의 핵심은 중국 파운드리 JV의 실적 악화다. SK hynix system ic(Wuxi)는 아날로그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구동칩(DDI) 등을 생산하는 8인치(200mm) 레거시 공정 파운드리로, 한때 중국 팹리스 고객을 겨냥한 전략 거점이었다. 그러나 최근 수익성이 크게 악화되면서 장부가가 크게 낮아졌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해당 회사는 순자산이 마이너스 상태(자본잠식)로 전환된 것으로 나타났다.

주목할 점은 지배구조 변화다. SK하이닉스는 앞서 해당 JV 지분 일부를 매각하면서 지배력을 상실했고 종속회사였던 회사를 공동기업으로 전환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손상차손 인식이 중국 파운드리 사업의 전략적 비중이 낮아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풀이하고 있다.

반면 같은 우시에 있는 또 다른 합작사인 HITECH Semiconductor(Wuxi) 등 일부 JV는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업계에선 이번 손상이 특정 JV의 사업 부진뿐 아니라 중국 내 파운드리 사업 환경 변화가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SK하이닉스는 원래 DRAM과 NAND 중심의 메모리 반도체 기업이지만, 사업 구조 다각화를 위해 파운드리 사업에도 진출해 왔다. 회사는 청주에 소재한 자회사 SK hynix System IC를 통해 아날로그·시스템 반도체 위탁생산을 진행하며 중국 우시 JV에 투자했다. 이는 메모리 편중 구조를 완화하고 중국 내 8인치 레거시 공정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전략이었다.

하지만 최근 중국 반도체 산업 구조가 빠르게 바뀌면서 사업 환경이 악화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중국 최대 파운드리인 SMIC를 비롯한 현지 기업들이 정부 지원을 바탕으로 레거시 공정 증설에 나서면서 경쟁이 크게 치열해졌다. 여기에 스마트폰과 디스플레이 업황 둔화까지 겹치며 레거시 반도체 수요도 약해진 상황이다.

미·중 기술 갈등 역시 변수로 꼽힌다. 미국의 반도체 규제로 장비와 기술 이전이 제한되는 가운데 중국은 자국 반도체 산업 육성을 강화하고 있어, 외국 기업이 현지에서 사업을 확대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중국에서 그동안 ‘레거시 공정은 안정적인 시장’이라는 인식이 있었지만 최근에는 상황이 달라졌다”며 “중국 업체들의 공격적인 증설과 수요 둔화가 겹치면서 외국 기업들의 사업 환경도 빠르게 어려워지고 있다”고 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지분구조 변동은 JV 추진 계획에 포함되어 있던 부분으로 업황과는 무관한 것”이라며 “손상차손도 회계 평가의 반영일 뿐 사업 지속성에 대한 내용이 아니고, 8인치 파운드리 업황 영향으로 부진했으나 사업 정상화 위해 다양한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심화영 기자 dorot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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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화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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