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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저가 주택거래 늘자 주담대 자극…가계대출 재확대 ‘불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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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6-03-12 16:15:50   폰트크기 변경      

표=한국은행 제공.

[대한경제=김봉정 기자] 수도권에서 15억 이하의 중저가 주택 거래가 늘어나면서 주택담보대출 수요를 자극해 향후 가계대출 증가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다만 금리 상승과 정부 규제 강화 등 하방 요인도 동시에 존재해 가계부채 흐름은 당분간 상·하방 요인이 혼재된 상태를 이어갈 것으로 평가됐다.

1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2026년 3월)’에 따르면 가계대출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정부의 거시건전성 규제 영향으로 둔화 흐름을 이어가고 있지만 주택시장과 관련한 상·하방 리스크가 동시에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최근 주택가격 상승세가 서울 핵심지에서 수도권 주변 지역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주택시장 과열기와 달리 올해 들어서는 강남3구와 마포·용산·성동 등 이른바 ‘마용성’ 지역보다 서울의 다른 지역과 경기 주요 지역이 상승세를 주도하는 모습이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특히 중·저가 주택 거래 확대는 주택담보대출 수요를 자극할 수 있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수도권 주택 거래 가운데 15억 원 이하 주택 비중이 확대되고 있으며, 이들 주택의 대출 유발 규모가 15억 원 초과 주택보다 큰 것으로 추정된다는 것이다.

전세가격 상승세 역시 가계대출 증가 압력을 높일 수 있는 요인으로 꼽혔다. 신규 입주 물량 감소와 전세대출 규제 강화 등의 영향으로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세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실수요자의 주택 구매 수요를 자극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주택가격과 가계대출을 제약하는 하방 요인도 동시에 존재한다. 지난해 10월 이후 시장금리 상승으로 주담대와 신용대출 금리가 상당 폭 높아졌고, 이러한 금리 상승 효과가 시차를 두고 반영되면서 당분간 가계대출 금리는 추가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실제로 은행채 5년물 금리는 올해 1월 월평균 3.58%에서 2월 3.73%로 15bp 상승했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도 시장 기대를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평가됐다. 정부는 지난 1월 주택 공급 확대 방안을 발표했으며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조치 종료(5월 예정) 등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시장 상황에 따라 보유세 등 부동산 세제 개편 가능성도 제시된 상태다.

금융권의 대출 관리 강화도 가계부채 증가세를 제약하는 요인이다.


주요 은행들이 지점별 주담대 한도 관리와 비대면 대출 일시 중단 등을 시행하고 있으며 새마을금고와 신협 등 일부 상호금융권에서도 모집인을 통한 대출 취급을 중단하는 등 대출 관리 기조가 강화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민정 한은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과장은 “가계대출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정부의 거시건전성 규제 영향으로 둔화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주택시장 흐름과 관련한 상·하방 리스크가 혼재돼 있다”며 “최근 정부 정책 추진으로 주택가격 상승 기대가 다소 약화된 모습이지만 이것이 주택시장과 가계부채의 추세적인 안정으로 이어질지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한편, 한은은 이번 통화신용정책보고서를 통해 최근 대외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 관세정책 영향에도 불구하고 AI 투자 확대와 주요국 확장적 재정정책 등에 힘입어 세계경제는 예상보다 양호한 성장세를 보였지만 중동지역 분쟁으로 향후 성장과 물가 경로의 불확실성은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국내 경제는 소비 회복과 수출 증가에 힘입어 개선 흐름을 이어가고 있으며 반도체 경기 호조와 설비투자 확대 등에 힘입어 올해 성장률이 지난해 1%에서 약 2% 수준으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물가 상승률은 목표 수준인 2% 부근에서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됐다.


박종우 한은 부총재보는 이날 “지난달 통화정책방향 회의 이후 2주 사이 중동 사태라는 변화가 있었는데 앞으로 통화정책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전황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커 구체적인 영향을 지금 판단하기는 이르고 4월 통화정책방향 회의까지 성장과 물가 등에 미칠 영향을 점검해 통화정책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봉정 기자 space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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