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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과 이스라엘, 이란 간 전쟁 여파로 기름값이 비싸지자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을 유지하는 주유소가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
[대한경제=강성규 기자] 미국-이스라엘에 맞서 ‘끝장대결’ 태세를 고수하고 있는 이란의 ‘실제 행동’이 전방위적으로 격화되고 있다. 봉쇄를 선언한 ‘호르무즈 해협’을 통행하는 선박은 물론, 이라크 영해에 정박 중인 유조선과 주변국의 시설 등 공세 범위도 확대하며 위협 수위가 극에 달하는 모양새다.
특히 석유 등 에너지와 통상 문제를 둘러싼 위기감이 다시 고조되며,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들의 ‘전략 비축유 방출’ 시사에도 유가는 ‘심리적 저항선’인 100달러선을 재차 돌파했다.
11일(현지시간) 주요 외신 등에 따르면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에 해상 기뢰를 설치하며 ‘비대칭 해상 봉쇄’ 전략을 본격화한 것으로 보인다. CNN은 이날 미 정보당국이 최근 호르무즈에 수십개 규모의 기뢰를 설치하기 시작한 정황을 포착했다고 보도했다.
이란이 공언한 ‘봉쇄’를 위한 핵심전력으로 지목되는 기뢰는 몇 개만으로도 해상 운항을 사실상 마비시킬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 의회 보고서에 따르면 이란은 이를 약 5000∼6000개 가량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란혁명수비대(IRGC) 등에 따르면 이날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던 화물선 4척이 이란 소행으로 의심되는 공격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지난달 28일 전쟁 발발 이후 호르무즈 해협 일대에서 공격을 받은 선박은 최소 15척으로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또 이란이 이날 호르무즈 해협과 멀리 떨어진 페르시아만 안쪽 이라크 영해에서 유조선 2척을 공격해 1명이 숨지는 등 보복공격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아랍에미리트(UAE) 국영 아부다비석유회사(ADNOC)의 핵심 시설인 정유ㆍ석유화학 복합단지 루와이스 산업단지도 전날 드론 공격으로 정제시설 가동을 일시 중단했다.
나아가 이란 매체들은 전날(10일) 이란의 잠재적 공격 목표는 아마존과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를 비롯해 걸프 국가와 이스라엘에 있는 IT 대기업이 될 것이라고 위협하기도 했다.
확전 공포와 시장 불안이 극도에 달하며 미국을 비롯한 주요 국가들이 내놓은 대응책도 이를 해소하기엔 역부족인 모습이다.
미국을 비롯한 32개 회원국으로 구성된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이날 사상 최대 규모인 4억 배럴의 비축유를 시장에 공급하기로 만장일치로 결정했다.
그러나 이후에도 이란의 ‘무차별 공세’ 소식이 잇따라 전해지자 국제 유가 기준인 브렌트유 선물은 오히려 12일(한국시간) 오전 11시54분 기준 100.25달러를 기록하며 사흘 만에 다시 장중 100달러를 돌파했다.
‘압도적 승리’와 ‘단기전’을 자신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바람과 달리 정치적 부담감이 더욱 커지며 되레 궁지에 몰릴 수 있다는 관측도 점차 커지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대 이란 군사작전 이후 호르무즈 해협 위협 등으로 경제적 파장이 커지면서 당초 이란의 반발을 얕잡아봤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곤혹스러운 처지에 놓였다고 진단했다.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부 장관을 비롯한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참모들은 당초 확전이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 미칠 영향을 ‘단기적 현상’으로 치부했으며, 이란 정권의 수뇌부를 제거하는 작전의 중요성에 비하면 유가 상승은 부차적인 문제라고 판단했다는 설명이다.
정부 내 ‘메시지 혼선’도 불거졌다. NYT는 “트럼프가 이란 지도부 교체 등 이른바 ‘최대주의적(maximalist)’ 목표를 고수하고 있지만,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과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이란의 미사일 시설 파괴 등 제한적인 목표를 강조하며 조기 종전을 위한 명분 쌓기에 주력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미 의회 관계자들에 따르면 미군은 개전 단 이틀 만에 무려 56억 달러(약 8조2000억원)라는 천문학적 규모의 탄약을 쏟아부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강성규 기자 gg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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