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수형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이 17일 오전 서울시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한국은행. |
[대한경제=김봉정 기자] 이수형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은 17일 중동사태와 관련해 “물가 부분에서는 상방 리스크가 분명히 존재한다”면서도 환율에 대해서는 “지금 단계에서는 아주 걱정할 단계는 아니지 않나 하는 게 개인적인 판단”이라고 밝혔다.
이 위원은 이날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중동 사태가 통화정책에 미치는 영향과 관련해 “지난 2월에는 브렌트유 가격을 배럴당 64달러 수준으로 가정해 전망을 했는데 최근 상황을 보면 그보다 훨씬 많이 올라와 있다”며 “물가 측면에서는 상방 압력이 되는 요인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상승된 가격 자체도 중요하지만 이 상승이 얼마나 오랫동안 유지될지도 굉장히 중요한 요소”라며 “하루에도 여러 번 상황이 변동되고 있어 상방 리스크가 얼마만큼 실제로 한국 경제에 실현되고 임팩트를 줄지에 대해서는 아직 판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성장 측면에 대해서는 하방 위험을 언급했다.
이 위원은 “원재료 가격이 오르면 경제 주체 입장에서는 쇼크가 있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성장 측면에서는 이 사태가 발생하기 전보다 하방 위험이 올라간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요 측의 하방 압력과 공급 측의 비용 상승 압력 중 어느 것이 더 크게 작용할지 불확실성이 많기 때문에 통화정책 방향에 대해서는 조금 더 살펴봐야 한다”고 밝혔다.
환율과 관련해서는 최근 원·달러 환율 상승이 한국 고유의 펀더멘털 악화 때문만은 아니라는 인식을 내비쳤다.
이 위원은 “이란 사태 전까지는 수급과 관련된 기대가 한쪽으로 쏠리면서 비셔스 사이클을 탔던 것도 분명히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경상수지가 워낙 좋고 국내적으로도 해외 자산이 굉장히 많다”며 “1997년처럼 달러가 모자라거나 달러 유동성이 부족해서 환율이 움직이는 상황이라기보다는 원·달러 환율에 대한 기대가 형성되면서 거주자의 해외 투자 수요가 늘고, 원화가 절하되고 다시 달러 수요가 늘어나는 악순환이 이어졌던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책 당국자 입장에서 기대가 너무 쏠리지 않도록 여러 가지 조치를 했고 이란 사태 직전까지는 환율이 비교적 안정된 모습을 보였다”며 “이후에는 다른 주요국 통화, 특히 아시아권 통화와 달러지수 움직임에 동조하는 모습이 나타났는데 이번 사태로 안전자산 선호가 강화되면서 달러 강세가 나타나 원화가 상대적으로 절하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원화의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큰 데 대해서도 한국만의 문제로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그는 “원화가 주요 통화 대비 변동성이 높고 약세인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동아시아에서는 대만 달러에 대한 프록시 헤지 수단으로 원화가 사용되는 부분도 있어 이를 한국만의 문제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전반적인 달러 수급 여건은 아직 견조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란 사태를 제외하고 보면 경상수지는 견조하게 유지될 것으로 보이고 최근 거주자 해외투자도 상당 부분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며 “이런 점을 고려하면 지금 단계에서는 아주 걱정할 단계는 아니지 않나 하는 게 개인적인 판단”이라고 말했다.
통화정책 방향에 대해서는 “지금 상황에서 플러스냐 마이너스냐 방향성을 말할 정도로 개인적인 소신이 아직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며 “정책 결정 시점에 최대한의 정보와 앞으로의 전망을 반영해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2월 금통위의 경우 이란 전쟁 사태가 고려되지 않은 상태에서 물가와 성장, 경상수지 등을 감안해 판단한 결과였다”며 “지금은 유가 상방 리스크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 성장 측면에서는 투입재 가격 상승과 불확실성으로 하방 위험이 있는 상황이라 당시 판단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봉정 기자 space02@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