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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호르무즈 파병 재압박...‘거래의 기술’에 정교하게 대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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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6-03-17 17:20:06   폰트크기 변경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을 포함한 5개국에 호르무즈 해협 군함 파견을 재차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어제 “우리는 호르무즈 해협에서 석유의 1%도 채 얻지 못한다”며 “하지만 일본은 95%, 중국은 90%, 한국은 35% 정도를 들여온다”고 말했다. 이어 “어떤 나라에는 4만5000명의 훌륭한 군인을 배치해 보호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주한미군 규모는 약 2만8000명 수준으로, 그는 작년에 이어 이번에도 사실과 다른 수치를 언급했다.

트럼프는 지난해 고관세 압박 당시에도 “한국의 평균 관세가 미국보다 4배 높다”고 주장했지만,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효과로 실제 격차는 없다. 협상 초반부터 과장된 수치로 상대를 몰아붙여 양보를 끌어내는 그의 협상 전술이 다시 반복되고 있는 셈이다. 미·중 정상회담까지 미루며 군함 파견을 압박하는 상황에서 한국은 딜레마에 빠졌다. 동맹의 요구를 외면하기도 어렵고, 섣부른 개입은 이란 등 중동 국가와의 관계 훼손은 물론 전후 복구 사업 참여 기회를 잃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럴수록 우리 정부는 국익을 중심에 둔 정교한 협상 전략으로 대응해야 한다. 미국의 공식 요청이 있을 경우 협의에 임하되, 이란과의 긴장을 불필요하게 높이지 않도록 외교적 소통도 병행해야 한다. 중동은 우리 건설·플랜트 산업의 핵심 시장인 만큼, 우리의 선택이 수주 환경에 미칠 영향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일본 등 같은 요구를 받은 국가들과의 공조 역시 중요하다. 오는 19일 백악관에서 열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정상회담은 ‘호르무즈 호위 연합’의 방향을 가늠할 분수령이 될 가능성이 크다. 그 결과를 지켜본 뒤 입장을 정리해도 늦지 않다. 긴박하게 움직이되 결정을 서두르지 않는 것, 그것이 트럼프식 ‘거래의 기술’에 휘말리지 않는 대응 원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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