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LH 물량 확 쪼그라들어
목동ㆍ하안주공ㆍ당산1구역 등
재개발ㆍ재건축 새먹거리 찾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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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의 한 아파트 건설현장 모습. / 사진=연합. |
[대한경제=전동훈 기자] 올해 공공시장의 설계용역 발주 축소가 건축설계업계 수주 지형을 뒤흔들고 있다. 지난해 시장을 견인했던 한국토지주택공사(LH) 물량이 올 들어 급격히 줄면서, 설계사들이 대체 수요를 찾아 수도권 도시정비사업으로 눈을 돌리는 모습이다.
18일 조달청에 따르면 올해 LH 수요 건축설계용역은 4건, 약 70억원 규모에 그칠 전망이다. 지난해 63건, 약 2212억원을 시장에 쏟아낸 것과 대조적이다.
이는 곧바로 업계 수주 공백으로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민간 건축 경기 둔화까지 겹치며, 정비사업을 제외하고는 실질적인 대안이 마땅치 않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대형 건축사사무소 A사 임원은 “공공부문의 경우 안정성과 수익성이 보장되는 대신 요구 기준과 행정 절차가 복잡한 편”이라며 “중소규모 설계공모로 규모를 낮춰 대응하기보다, 사업 기회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정비사업에 역량을 집중하는 편이 낫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같은 흐름은 수도권 주요 사업장에서 경쟁 심화로 나타나고 있다. 주요 설계사들이 ‘총력전’을 벌이고 있는 서울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아파트(14개 단지), 경기 광명시 하안주공아파트(12개 단지) 재건축사업 등이 대표적이다.
서울 주요 정비사업지 역시 경쟁이 한층 심화하고 있다. 이달 용산 서계통합구역 주택정비형 재개발사업에는 20여개사가 참가등록을 마쳤고, 영등포구 당산1구역 재건축(11개사), 동작구 사당17구역 재개발(9개사), 서대문 홍제4구역 재개발(4개사) 등에도 다수 업체가 몰리며 과열 양상이다. 160가구에 불과한 여의도 화랑아파트 재건축에도 3개사가 참여하는 등 사업 규모와 무관하게 수주전이 치열하다.
경쟁은 수도권 전반으로 번지고 있다. 실제 경기 성남 산성동3구역과 시흥 목감1구역 재개발 설계에는 각각 4개사가 참여했다.
이는 불과 1~2년 전과는 상반된 분위기다. 중견 B사 임원은 “과거에는 입찰보증금 부담과 미수금 리스크로 참여를 꺼리는 경향이 있었다”며 “실제 서울에서도 20억~30억원대 용역이 유찰되기도 했지만, 현재는 수주 공백을 메우기 위한 차선책으로 참여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특히 최근 공공주택 설계물량 확대에 대응해 조직과 인력을 확충한 업체들의 경우, 이를 투입할 일감을 확보하는 것이 핵심 과제로 부상했다. B사 임원은 “포트폴리오 재편 성격이 강하다”고 했다.
업계에서는 이런 추세가 수도권을 넘어 지방으로 확산할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중견 C사 임원은 “대구는 중ㆍ동구, 부산은 남ㆍ금정구 등을 중심으로 재건축 연한이 도래한 노후 단지가 대거 대기 중”이라며 “사업성이 확보되는 일부 단지를 중심으로 설계사들이 새 먹거리를 찾아 움직일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전동훈 기자 jd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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