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바로가기
트럼프 “나토ㆍ한일 도움 필요없어”…파병 요청 ‘급철회’ 배경은?
페이스북 트위터 네이버
기사입력 2026-03-18 18:17:23   폰트크기 변경      
동맹국 잇단 일축 ‘역효과’ …출구 막힌 난맥상 보여준다는 관측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백악관 제공]

[대한경제=강성규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한국과 일본, 유럽 국가들을 향한 ‘호르무즈 파병’ 요구를 거둬들였다. 지난 14일 첫 표명 이후 나흘 만이다.

트럼프는 이날 SNS에서 나토(NATOㆍ북대서양조약기구)와 일본, 호주, 한국을 차례대로 언급한 뒤 “사실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국가인 미국의 대통령으로서 말하자면 우리는 누구의 도움도 필요 없다”고 밝혔다.

동시에 나토를 위시한 동맹국들에 대한 ‘실망감’을 여과 없이 표출했다. 트럼프는 “미국은 대부분의 나토 동맹국으로부터 중동에서의 이란 테러 정권에 대한 군사작전에 관여하지 않겠다는 통보를 받았다”며 “거의 모든 국가가 우리가 하는 일에 강하게 동의하고 이란이 어떤 행태로든 핵무기를 가져서는 안 된다는 사실에도 불구하고 그렇다”라고 전했다.

이어 “나는 그들의 행동이 놀랍지 않다”며 “왜냐하면 나는 항상 나토를 매년 수천억 달러를 지출해 보호해 주고 있지만, 그들은 우리를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는, 특히 필요할 때 아무것도 하지 않는 ‘일방통행’이라고 생각해 왔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이번 일을 계기로 ‘나토 탈퇴’ 등 동맹관계 재정립을 비롯한 ‘보복조치’에 나설 가능성은 일축했다.

트럼프는 관련 질문에 “우리는 다른 나라들을 도와주는데, 정작 그들은 우리를 돕지 않으니, 그것은 분명히 진지하게 고민해 봐야 할 문제”라면서도 “현재 구체적으로 재검토를 진행 중인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를 두고 트럼프의 동맹국들을 향한 거침없는 발언이 오히려 이란 전쟁의 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난맥상’을 고스란히 보여준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미군의 압도적 전력으로 이란이 초토화돼 더 이상 도움이 필요 없다는 식의 논리를 전개했지만, 관세 협상 등에서 전가의 보도처럼 사용해 온 ‘동맹 압박’ 카드마저 제대로 통하지 않는 데 대한 좌절감이 게시물에 그대로 묻어난 것이란 지적이다.

이와 관련, 트럼프의 측근인 공화당 린지 그레이엄 연방 상원의원은 “살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저렇게 화가 난 것을 본 적이 없다”며 ‘살벌한’ 분위기를 고스란히 전하기도 했다.

특히 가뜩이나 전쟁의 명분이 약한 데다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인한 글로벌 경제 타격으로 국내외적 비판 여론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동맹국들에 대한 압박이 불난 데 기름을 부은 격으로 ‘역효과’를 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트럼프 진영’ 내 균열도 확산되는 조짐이다. 조 켄트 미 국가대테러센터(NCTC) 국장은 이날 양심상 이란과의 전쟁을 지지할 수 없다는 사임 서한을 공개했다. 트럼프 행정부 고위 당국자 중 이란 전쟁에 반대해 직을 내던진 첫 사례다.

뉴욕타임스(NYT) 등 미국 언론들은 켄트 국장이 평범한 전쟁 반대론자가 아니라 그동안 음모론에 심취하거나 노골적인 친(親)트럼프 행보를 보여온 인물이라면서 트럼프 지지층에 새로운 분열이 추가되는 양상이라고 설명했다.

이미 트럼프의 강성 지지층인 ‘마가(MAGA)’ 내부에는 상당한 전비와 인명 희생 리스크를 수반한 대이란 군사작전 개시가 과연 트럼프 정치의 핵심인 ‘미국 우선주의’에 부합하느냐는 의문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었다.

다만 자신의 입장을 완전히 철회하기보단 미온적인 태도를 보인 동맹국들에 대한 격한 ‘분노’를 표현한 것으로, 다른 방식의 요구사안이나 우회적 압박을 내놓을 가능성도 있는 만큼 아직은 상황을 계속 주시해야 한다는 관측도 나온다.

외교가에서는 미 정부나 의회를 통한 ‘공식 요청’이나 파병이 아닌 다른 지원을 요청하는 방식으로 압박이 계속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일본으로선 ‘최악의 타이밍’에서 열리는 19일 미일 정상회담이 향후 트럼프의 ‘스탠스’를 가늠할 중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이번 회담의 초점이 철저히 ‘이란 전쟁’에 맞춰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인 가운데, 트럼프가 어떤 식으로든 요구사항을 내밀고 관철하려 할 것이란 견해가 나오고 있다.

일본 매체들은 일본 정부가 전투 병력이 아닌 조사ㆍ연구 목적 호위함을 파견하는 방안과 호르무즈 해협에서 ‘항행의 자유’가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는 형태로 미국을 지지하는 방안 등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강성규 기자 ggang@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프로필 이미지
정치사회부
강성규 기자
ggang@dnews.co.kr
▶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대한경제i' 앱을 다운받으시면
     - 종이신문을 스마트폰과 PC로보실 수 있습니다.
     - 명품 컨텐츠가 '내손안에' 대한경제i
법률라운지
사회
로딩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