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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은 원/달러 환율과 국제 유가 기준인 브렌트유,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표시되고 있다. / 사진: 연합뉴스 |
[대한경제=강성규 기자] 이스라엘과 이란이 중동 에너지 시설에 대한 공방을 주고받으며 원유를 비롯한 ‘에너지 쇼크’ 우려가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양측의 보복과 재보복이 이어지며 주변국과 에너지 거점, 주요 전력 등 타격 대상ㆍ범위도 넓어지고 있는 데다, 국면을 결정적으로 바꿀 미국의 ‘지상군 투입’ 가능성까지 제기되며 전쟁 양상이 말 그대로 ‘벼랑 끝’으로 향하는 형국이다.
이란은 19일(현지시간) 카타르의 액화천연가스(LNG) 생산시설 라스라판 산업단지 등 주변국의 핵심 에너지 거점에 대한 공격과 위협을 이틀째 계속했다.
이란은 이스라엘이 전날 거대 가스전인 사우스 파르스 시설을 공격한 것에 대한 ‘보복’ 조치임을 공식화하며 “새로운 단계의 대결이 시작됐다”고 선포했다.
이슬람혁명수비대는(IRGC)는 “이 같은 공격이 다시 반복될 경우 에너지 인프라가 완전히 파괴될 때까지 추가 공격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의 대응은 이날 밤의 공격보다 훨씬 더 강력해질 것”이라고 위협했다.
궁지에 몰리고 있는 쪽은 오히려 전쟁을 시작한 ‘미국’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과 이스라엘 양쪽에 섬뜩한 경고와 공격 자제 요청을 번갈아 하며 ‘에너지 전쟁’ 확전을 막는 데 주력하는 모습이다.
트럼프는 SNS를 통해 “이란이 무고한 카타르를 공격하기로 무모하게 결정하지 않는다면, 매우 중요하고 가치 있는 사우스 파르스 가스전에 대한 이스라엘의 추가 공격도 더 이상 없을 것”이라고 공언했다.
동시에 이란이 이에 응하지 않을 시 “미국은 이스라엘의 도움이나 동의 여부와 상관없이 이란이 한 번도 목격한 적 없는 수준의 강력한 힘으로 사우스 파르스 가스전 전체를 대대적으로 폭파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런 가운데 정예 해병대로 구성된 주일미군 약 2500명이 탑승한 강습상륙함이 중동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면서 미군의 지상군 투입으로 인한 ‘전면전’ 비화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나가사키현 사세보 기지에 배치된 미 강습함 트리폴리(LHA-7)가 주말께 페르시아만 해역에 도착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로이터 통신은 트럼프 행정부가 대이란 군사작전의 다음 단계를 준비하며 수천명 규모의 미군 병력 추가 배치를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또 현재 검토 중인 방안에는 원유 수송 요충지인 호르무즈 해협 내 유조선의 안전 항행 확보 임무가 포함돼 있으며 주로 공군과 해군 전력이 수행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이란 석유 수출의 90%를 담당하는 카르그섬에 지상군을 투입하는 방안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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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백악관 제공] |
나아가 국내외 여론 악화 등으로 궁지에 몰린 트럼프가 장기화되고 있는 전쟁의 출구를 찾기 위해 ‘이란 핵물질 탈취’ 작전 등을 본격 전개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다만 전문가들은 미 특수작전부대라 할지라도 우라늄 비축량 확보 임무는 극도로 복잡하고 위험한 작전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특히 “미국의 지상군 투입은 제한적인 임무일지라도 트럼프에게 상당한 정치적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며 “대이란 작전에 대한 국민의 지지도가 낮고 자신도 대선 당시 중동 분쟁 개입 자제를 공약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동맹국 등을 향한 ‘지원’ 요청도 재점화되는 분위기다. 트럼프는 전날 ‘요청 철회’ 표명 후 하루 만에 SNS에서 “우리가 테러국 이란의 잔재를 제거해버린 다음, 그 해협의 안전을 이해 당사자가 책임지도록 하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 궁금하다”며 “그러면 반응 없는 동맹 가운데 일부가 서둘러 움직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실상 중동 원유 의존도가 높은 한국과 일본ㆍ중국 등을 겨냥한 것으로, 호르무즈 해협 안보는 ‘이해 당사국’들이 직접 책임져야 한다는 발언으로 해석된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도 같은 날 “대통령은 유럽뿐 아니라 걸프와 아랍 지역 동맹국들과 계속해서 대화할 것”이라며 “동맹국들에게 더 적극적으로 나서 많은 역할을 해줄 것을 거듭 촉구하고 있다”고 우회 압박했다.
강성규 기자 gg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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