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백악관 제공] |
[대한경제=강성규 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기준 48시간 내 ‘호르무즈 해협 봉쇄 해제’를 이란에 요구하며 이를 수용하지 않을 시 핵심 에너지 시설을 초토화겠다고 예고했다.
호르무즈 봉쇄로 유가 등 글로벌 에너지 시장 불안과 국내외 여론 악화가 지속되자 그동안 자제했던 에너지 인프라에 대한 공격 가능성을 거론하며 ‘최후통첩’을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7시48분쯤 SNS에서 “만약 이란이 지금 시점으로부터 48시간 이내에 아무런 위협 없이 호르무즈 해협을 완전히 개방하지 않는다면 미국은 가장 큰 발전소를 시작으로 이란의 각종 발전소를 공격해 초토화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는 이에 앞서 중동 전쟁에 투입되는 병력이 증파되는 가운데서도 ‘군사작전 축소’ 방침을 처음으로 언급하는 ‘이중 행보’를 보였다. 이를 두고 엇갈린 해석들이 나오며 전쟁 국면이 ‘확전’이냐 ‘종전’이냐를 가를 중대 기로에 섰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와 관련, 미 중부사령부는 이날 이란 해안선에 있는 지하 미사일 시설 등을 5000파운드(약 2.3t) 폭탄들로 타격해 호르무즈 해협을 위협하던 이란의 군사력을 약화시켰다고 밝혔다.
해당 시설은 국제 해운을 위협하는 대함 순항미사일, 이동식 미사일 발사대와 기타 장비를 은밀히 저장하는 데 사용돼왔다는 것이 미군의 설명이다.
미군이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위협 능력을 약화시킨 뒤 트럼프가 발전소 공격 가능성을 거론하면서 호르무즈 개방을 위한 압박을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있는 양상이다.
그러나 이란이 순순히 물러설지를 놓고는 회의적 시선이 여전한 모양새다. 이란군은 22일 대변인 성명을 통해 “이란은 이제 ‘눈에는 눈’ 원칙에서 나아가 군사 정책을 변경했다”며 미국ㆍ이스라엘 등의 공격보다 ‘더 심각한’ 수위로 맞불을 놓겠다고 예고했다. 이들은 “만약 적대국이 하나의 기반 시설을 공격한다면, 우리는 여러 개의 시설에 대해 보복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실제로 이란의 공격 대상과 범위, 위력도 더욱 커지는 모습이다. 이란은 지난 20일 오전 본토에서 4000㎞ 떨어진 인도양 디에고 가르시아 영국ㆍ미국 공동 군사기지에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이에 더해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 후티 반군이 본격적으로 참전할 경우 향후 전쟁은 더욱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보복에 재보복이 이어지며 확전 양상이 극에 달할 경우 전쟁 국면을 근본적으로 바꿀 미군의 ‘지상전 투입’이 현실화될 것이란 관측에도 힘이 실린다.
트럼프는 지난 19일 기자들의 관련 질문에 “어디에도 병력(지상군)을 보내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만약 보낸다면 당연히 여러분(기자들)에게 말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 |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백악관 제공] |
이런 가운데 트럼프의 동맹국들을 향한 호르무즈 지원 ‘구애’도 본격화되는 조짐이다. 트럼프는 “호르무즈 해협은 필요에 따라 이를 이용하는 다른 국가들이 경비하고 감시해야 한다”며 항행 안보는 ‘이해관계’가 달려 있는 국가들에 달렸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그 역할을 하지 않는다. 요청이 있을 경우, 우리는 이들 국가의 호르무즈 해협 경비 활동을 지원하겠지만, 이란의 위협이 제거되면 더 이상 필요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그는 특히 한국을 콕 집어 “나는 한국을 사랑한다. 우리는 한국과 훌륭한 관계다. 우리는 한국을 많이 도와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란의 자발적 결정 또는 미군의 작전으로 호르무즈 개방이 이뤄질 경우 주요국들에 대한 요구가 한층 강경해질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한편 22일 일본 매체 등에 따르면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지난 19일 백악관에서 열린 트럼프와 정상회담에서 직접 병력 파견이 아닌 ‘우회적 지원’을 통해 미국 측에 협조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르면 다카이치는 이란을 강력히 규탄하고 트럼프 대통령을 치켜세우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했던 호르무즈 함정 파견에 대해서는 현행법을 언급하며 제약이 있다고 설명한 것으로 보인다.
아사히는 “다카이치 총리가 현행 법제의 범위 내에서 자위대 파견을 계속 검토해야 한다는 무거운 과제를 안게 됐다”며 향후 일본이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한 항행을 위해 공헌할 방법을 미국에 전달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짚었다.
강성규 기자 ggang@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