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공사비지수는 건설산업의 전체 경제규모를 파악하고 생산체계의 변화를 추적하며 시설물 종류별 공사비 상승폭을 확인하기 위한 목적으로 작성한다. 건설공사비지수는 각 시설물을 건설하기 위해 투입되는 원가요소들의 투입비중(가중치)과 가격변동추이(가격지수)를 이용해서 작성된다. 국내에는 몇 개의 건설공사비지수가 있으며, 각 지수들은 그 목적에 따라서 상이한 지수 작성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대한건설협회의 ‘건설공사비지수’는 1980년부터 1993년까지 ‘완성공사 원가구성분석’의 가중치를 활용하여 산출된 것으로, 건설원가의 구성을 재료비와 노무비로 한정하여 지수를 산출한다. 완성공사 원가의 약 40%를 차지하는 간접 재료비, 관리직・기술직 급료, 외주비, 현장경비 등이 제외돼 실제 공사비 60% 수준의 공사비지수가 산출된다. 따라서 지수값이 재료비나 노무비의 가격 변화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는 특징이 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하 KICT)의 ‘건설공사비지수’는 현재 국내에서 공식적으로 발표되고 있는 유일한 건설공사비지수로, 건설공사비의 직접 공사비 가격 변동을 추정하기 위해 작성된 가공 통계자료다. 이 지수는 ‘산업연관표’와 ‘생산자물가지수’를 활용해 가중치를 산정하고 가격은 ‘생산자물가지수’의 건설 관련 품목과 건협의 ‘임금실태 조사보고’ 자료의 전체 직종의 평균임금을 적용해 산출된다. 기존 통계 데이터를 이용해 작성되므로 노력과 비용이 적게 들어 경제적인 지수다. 반면 지수 산정에 활용되는 가중치 및 가격지수가 건설 생산 체계의 특성을 반영하는 데에는 한계를 가진다.
조달청의 ‘실적공사비지수’는 KICT에서 매년 2회 발표하는 실적공사비 자료를 이용해 작성되며 물가변동으로 인한 계약금액 조정업무 등을 목적으로 한다. 실적공사비 특성상 해당 공종의 자재, 노무, 기계경비의 투입요소를 구분할 수 없어 등락의 발생이 어떤 품목의 가격 변화에 기인하는지 분석할 수 없다. 또한 실적공사비 적용 대상 공종이 한정되어 전체 건설상품을 대표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통계청의 ‘디플레이터(건설물가지수)’는 건설기성 통계에서 불변 건설기성액을 계산하기 위해 개발된 지수다. 각 시설물별 표본 내역서를 직접 조사해 주요 투입품목을 선정하고 가중치를 도출한다. 여기에 해당 투입 품목들의 가격지수를 적용하고 이를 가중평균해 시설물별 지수를 산정한다. 이 지수는 각 시설물별 원가 투입 구조에 대한 높은 설명력을 가진 지수이지만 시설물별 가중치 산출 및 가격자료 수집을 위한 비용과 노력이 매우 많이 소요되고, 투입 품목들의 높은 변동성으로 유지관리의 어려움이 크다. .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하 CERIK)은 기존의 각 건설공사비지수들이 가진 단점을 보완한 지수를 개발했다.
△시설물 분류 : ‘건설산업기본법’에서 제시된 77개 분류와 선행 연구에서 제시되었던 분류에 기초해 건설시설물을 소분류 16개로 정했다. 이 분류는 건협에서 매년 조사하고 있는 ‘건설기성 실적’의 공사비 규모를 검토해 시설물별로 가중치가 편중되지 않으면서 투입 구조가 유사한 시설물을 동일 분류에 속하도록 구분했다..
△가중치 구조 : 건설공사의 설계내역서상 투입 품목들의 가중치를 이용하되 매우 다양한 품목들의 가격 추적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개별 내역 품목들의 가격지수가 유사하게 거동하는 품목들을 묶어 대표 품목을 도출하고 표준 품목화하여 대표 품목의 가중치를 산출한다..
△가격지수 : 앞서 도출된 대표품목들에 대한 시중 물가정보지의 가격정보를 이용하여 가격지수를 산출한다.
CERIK이 작성한 건설공사비지수를 KICT의 지수와 비교해 본 결과 2008년 이후로 10% 이상의 큰 차이를 보이면서 KICT지수의 변동폭이 좀 더 크게 나타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러한 차이가 두 지수를 산출하는 데 적용된 가중치 구조와 투입 품목별 가격지수의 차이에 인한 것으로 판단되어, 두 지수를 비교분석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KICT의 지수가 상대적으로 가격 변동폭이 큰 품목들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음을 파악할 수 있었다..
△설계내역서로부터 도출된 가중치 구조를 가진 CERIK의 지수로부터 알 수 있는 것은 투입비중이 높은 품목들의 가격 변동폭이 상대적으로 작다는 것을 의미한다.
△KICT의 지수는 이와는 반대로 투입비중이 높은 품목들의 가격 변동폭이 매우 큰 것으로 나타났는데, 산업연관표와 생산자물가지수 항목의 연계를 통해 품목별 투입가중치를 도출하는 과정에서 주관적인 견해가 일정 정도 작용하였을 개연성이 있다.
CERIK의 건설공사비지수는 약 5년간의 연구를 거쳐 도출된 것으로, 지수 작성을 위한 데이터베이스 체계를 마련하였고 향후 지수의 유지관리를 위한 체계를 확보함으로써 안정적인 지수작성이 가능할 것이다. 일정기간이 경과하면 산업의 생산체계나 생산성의 변화가 발생하므로 원가투입 가중치 구조는 주기적으로 재조사해 갱신할 필요가 있다. 가중치 구조 조사는 많은 인력과 노력이 투입돼야 하는 것으로 유사한 조사기관들과의 협업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다양한 투입품목의 전체적인 표준화는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운 일이므로 CERIK의 방법론에 의한 대표품목으로 표준화하여 가중치 구조와 가격지수를 조사하는 체계를 구축함으로써 효과적으로 지수의 유지관리를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김우영 건산연 연구위.
공동기획:한국건설산업연구원, 건설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