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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 성 태 | ||
건설자재표준화연구단 단장/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 수석연구원 |
1. 서론
건설 표준화는 건설 및 연관 산업의 원활한 흐름 및 성장을 위해 중요한 매개 역할을 수행할 뿐 아니라 건설산업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기본적으로 구축해야 할 기반사업이다. 최근 들어 표준에 대한 개념이 ‘생산비용 절감의 수단’이라는 종전의 소극적인 개념에서 ‘시장지배 수단’이라는 적극적인 개념으로 변모하면서 개별기업의 경쟁력은 물론 국가의 대외 경쟁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건설 분야에서도 설계, 시공, 자재 및 건설 환경 등에 대한 표준화는 매우 중요한 과제라고 할 수 있다.
건설분야에서의 표준화는 다른 산업분야와 다른 특성이 있는데, 구조물은 다른 상품에 비해 단일품목의 크기가 커서 공장 내에서 전부를 생산할 수 없으며, 완제품의 이동이 거의 불가능하고, 고가이기 때문에 한번 구입하면 쉽게 바꿀 수 없는 특징이 있을 뿐만 아니라 내구연수가 가장 긴 상품으로 지역성이 강하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즉, 구조물도 다른 상품과 마찬가지로 수많은 자재와 부품으로 구성돼 있기는 하나 구조물은 공장생산품을 사용하지만 현장에서 기능공들에 의한 현장작업이 많아 일반 공산품과는 달리 품질이 균일하지 못한 한계도 있다.
건설산업에서의 표준화는 ‘구조물을 만들기 위한 설계, 자재나 부품 상호간의 치수나 성능, 방법, 순서 등에 관한 공통된 약속 또는 기준’으로 정의돼 왔다. 표준화는 건설산업의 생산성과 효율성을 제고하고 이익과 편리성을 얻고자 하는 목적을 갖고 있으며 공업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수단으로 인식돼 왔다. 따라서 표준화의 범위도 설계의 표준화, 자재의 표준화, 시공의 표준화로 구분해 치수, 성능, 시공순서나 방법을 대상으로 표준화가 논의돼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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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표준화 분야간 관련 체계
최근에는 건설신기술의 활성화 정책, 주택성능등급표시제도, 에너지총량규제법, 친환경건축물 인증제도, 성능형 시방서 제정 등에 따라 건설산업의 기본인 건설자재의 품질성능에 대한 정량화가 매우 중요한 기술요소로 부각되고 있으며 지금까지 건설자재의 치수, 형상, 품질성능, 시험방법 및 시공 매뉴얼 등을 통합하고 더 나아서는 자재의 수명예측법 개발까지 포함하는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표준화연구의 추진 필요에 의해 건설자재 표준화 연구가 추진됐다.
이에 건설자재표준화연구단은 2006년 건설교통 R&D 정책인프라사업의 일환으로 2006년 9월 29일 출범했다. 본 연구단은 건설산업의 설계, 자재물류, 시공 등에서의 고효율적 공사를 위해 건설자재 품질ㆍ규격정보의 표준화 및 자재정보의 DB화, RFID를 통한 자재관리 등의 융합기술 개발에 의한 건설자재 통합정보시스템의 구축 및 운용으로 국내 건설산업의 건설생산성 향상에 기여하는 것을 최종 목표로 하여 1) 건설자재 품질성능 표준화, 2) 건설자재 정보표준화, 3) 표준화 활성화를 위한 정책개발 등 3개 분야의 연구주제를 가지고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 및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 담당하는 총 3개의 연구분야로 구성하여 연구개발을 수행하고 있다.
본 연구단의 최종 연구성과물인 자재표준화와 통합정보시스템을 통해 동일한 자재의 반복ㆍ대량생산으로 인한 원가 절감, 규격품의 체계적인 생산관리로 건설자재의 가격과 수급 안정 도모, 표준화된 자재들에 대한 정보 D/B를 통해 신속하고 정확하게 자재정보를 습득하고 이를 검증하여 건설현장에 적용하는 것은 설계/시공효율 및 건설생산성 향상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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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건설자재 표준화 연구단 개념
본 연구단에서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3개 연구분야에 대하여 간략하게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1) 건설자재 품질성능 표준화
건설자재 품질성능 표준화를 위해서 건설자재를 공종별(공통, 건축, 토목, 설비)로 구분하여 연구를 수행하고 있으며, 공통자재 표준화에서는 콘크리트 품질에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치는 단위수량 관리를 위한 ‘굳지 않은 콘크리트의 단위수량 신속 측정방법’, 철근 가공에 있어서 현장가공에 의한 철근손실률 저감을 위한 ‘철근 콘크리트용 봉강 가공 형상’ 등의 표준화 성과를 이루었다. 건축분야에서는 신자재로 많이 사용되고 있는 ‘마그네슘 보드’, 생산 제품과 표준 제품과의 차이가 있는 ‘ALC 블록’ 등의 표준을 보급했다.
토목분야에서는 PSC 부재에서 강선이 수분 이동 통로로 작용해 블리딩을 촉진시킬 수 있는 ‘강선 삽입 모르타르 블리딩 시험방법’, 교량용 신축이음에 대한 정량적 평가가 가능한 ‘교량용 신축이음 장치 성능 시험방법’ 등의 표준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설비분야에서는 건축물의 고기밀화에 따른 실내공기질 및 결로 문제 해소 방안 중 하나인 자연환기설비에 대한 성능항목 및 평가방법을 규정한 ‘자연환기설비 환기성능 시험방법’, ‘자연환기설비 설치기준 산정방법’ 등의 표준화 성과를 달성했다.
이와 같은 건설자재 품질성능 표준화 연구를 통해 건설현장에서 사용되고 있는 건설자재에 대하여 품질기준 마련 및 평가방법 정립을 위한 표준안 110종, 자재매뉴얼 26종, 건설자재의 치수, 품질성능 등 건설자재에 대한 정보를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할 예정이며, 이러한 연구성과를 통해 자재들에 대한 종합적인 정보(치수, 형상, 품질기준, 시험방법 및 관련표준/기준/법규 등)가 제공됨으로써 구조물의 품질 향상 및 생산성 향상에 일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2) 건설자재 정보 표준화
건설산업에서 계획, 설계, 시공, 유지관리 등의 업무가 반복적으로 진행됨에 따라 현장에 필요한 자재의 기본정보부터 시방서, 설계도면, 시공계획서, 공사일지, 자재 및 공사이력 등 다양한 정보가 발생하며 재활용된다. 또한 공정별로 하도급을 주는 경우 정보의 수집, 전달, 확산과정이 공사의 생산성을 좌우할 만큼 중요하다. 건설생산성 향상을 위해 건설자재 정보의 정형화ㆍ표준화를 근간으로 한 건설자재 통합정보시스템을 구축하여 표준화된 자재정보를 실무자에게 제공하고자 건설자재통합정보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건설자재 정보에 대한 분류체계 확립, 건설자재 전자카탈로그 제작ㆍ보급, RFID 자재관리 서버와 연동하는 건설자재정보 통합관리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으로, 건설자재정보 통합관리시스템으로 구현되는 건설자재 정보 DB는 건설자재 품질성능 표준화에서 구축되는 건설자재의 치수, 형상, 품질기준, 시험방법, 관련표준ㆍ기준 등의 정보에 관련 건설자재를 생산하는 업체에 대한 정보, 자재 가격정보 등을 더해 건설업체와 같은 수요자에게 건설자재에 대한 종합적인 정보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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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통합정보시스템(www.comiis.co.kr)
현재 건설자재 통합정보시스템(www.comiis.co.kr)은 시스템을 외부에 공개한 상태이며, 건설자재 통합정보 시스템에 적용된 자재정보 등록 및 검색, 전자거래, 전자카탈로그, RFID 연계 기능 및 기타 부가기능에 대한 안전성과 시스템 개선을 목적으로 안정성 등의 테스트를 실시 중에 있다.
(3) 건설자재 표준화 활성화 정책 개발
건설자재 표준화 결과와 건설자재 DB 및 건설자재정보 통합관리시스템의 보급, 확산을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건설자재 품질인증 모델 운영, 건설품질 관리시스템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구체적인 연구성과로는 ‘혼화재를 사용한 레미콘 품질관리지침’, ‘건설공사 품질시험 기준 개정(안)’, ‘품질검사전문기관에 대한 전문성 제고방안’, ‘품질관리비용 산출 요율화’ 등 20여 건의 법ㆍ제도를 제안하였다.
결론
현재까지 표준화는 설계와 생산과 시공적인 측면에 한정하여 추진돼 왔다. 즉, 설계∼시공과정까지 만을 고려해 설계의 효율화 및 자재생산의 경제성과 시공의 합리화ㆍ효율화에 중점을 두고 치수표준화와 성능표준화를 주로 추진해 왔다. 치수ㆍ성능 표준화도 매우 중요하지만 이러한 표준화가 건설현장에 보급될 수 있는 정보의 정확성 및 확산 속도가 표준화에 의한 효율화를 극대화 시킬 수 있을 것이다.
대부분 건설자재들이 완제품이 아니라 시공이라는 과정을 거쳐야 되는 건설산업의 특수성 또한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구조물을 만들어가는 과정은 수많은 자재들의 결합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건설자재들에 대한 많은 정보가 필요하게 된다. 지금 시공되고 있는 자재들이 설계도서에서 요구하고 있는 품질을 만족하고 있는가? 품질이 우수한 자재는 어디서 만들고 있는가? 이러한 질문에 대한 답을 얼마나 빠르고 정확하게 구할 수 있는가가 생산성 향상의 출발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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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건설자재표준화연구단 성과 활용
본 연구단의 연구성과가 기본적인 해답을 제시하고 있는데, 품질이 우수한 자재를 통합정보시스템을 통하여 빠른 시간에 선정ㆍ구매하고, 표준화된 정량적인 평가방법을 통하여 품질ㆍ성능을 검증하고, 적절한 품질관리 체계를 통하여 구조물을 완성한다면 건설산업의 대외 경쟁력 확보, 생산성 향상이라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이 공사기간을 단축하고, 사용수명을 10년 이상 연장시키는 것이 저탄소 녹색성장의 시작이며 그 시작을 건설자재표준화가 함께할 것이다.
건설자재표준화연구단은 5차연도 연구로 그간의 연구내용을 마무리하는 중이지만 건설자재 표준화연구단을 통해 건설산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건설자재 표준화가 정보화와 결합돼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 중요한 전환점이라고 할 것이다.
서태원기자 taej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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