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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경제는 군수산업을 핵심으로 한 중공업 중심의 경제 운영으로 소비재 부문과 식량 생산이 위축되어 있는 등 경제적 비효율성이 노정되고 있다. 또한 경제 발전을 지원할 수 있는 사회기반시설인 도로, 철도, 통신, 발전설비 등 인프라의 상당 부분이 노후화 또는 정상 가동이 안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북한 경제를 재건하기 위해서는 우선 열악한 인프라 수준의 향상이 필요하다. 주요 인프라 분야에서 발생할 수 있는 건설수요의 유형은 다음과 같다.
농림수산업 기반시설
홍수 등 자연 재해로 북한의 농업 기반시설 상당 부문이 소실되었기 때문에 재해 복구사업은 농업 부문에 있어 최우선적으로 필요한 건설사업으로 볼 수 있다. 농업 생산을 획기적으로 증산 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대규모 토목사업인 간척사업을 고려해 볼 수 있다. 북한의 간척 가능한 면적은 32만ha 수준으로 파악되는데 북한도 간척이 새로운 농지를 대규모로 조성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인식하고 있다. 2010년에 약 87㎢ 규모의 대계도 간석지를 완공했고, 룡매도 간석지가 건설 중에 있다.
농업 생산 기반 정비를 위해 농업용수 개발, 수리시설의 신설 및 개보수, 경지정리, 개간, 배수 개선 등의 사업이 필요하며, 갑문 설치, 다목적댐 건설, 간척사업과 같은 북한 농업 발전을 위한 대규모 프로젝트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경제특구 및 산업단지
북한은 1991년에 라선(나진ㆍ선봉)지구, 2002년 개성공업지구, 신의주, 금강산지구를 경제특구로 지정했다. 개성과 금강산 지구는 남한의 자본을, 신의주(황금평ㆍ위화도 경제특구 포함)와 라선(나진ㆍ선봉)은 중국 자본을 중심으로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통일 이전 또는 통일 이후 한반도 전체의 산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한반도 전체를 아우르는 분업 구조의 형성과 각 지역이 제공하는 차별화된 우위를 결합하여 북한의 산업단지를 개발하는 것이 필요하다. 북한의 산업은 단기간에 독자적으로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기 어렵기 때문에 남한 산업과의 연계가 필요하다.
산업단지 개발은 도로, 철도, 항만, 전력 등 인프라 시설과의 연계 개발을 추진해야 하므로 산업단지의 주변 도시 및 접근로 개선을 위한 인프라 확보 계획과 산업단지 개발 계획이 동시에 추진되어야 한다.
교통시설
교통 인프라 시설의 확충에 있어서 우선적으로 검토해야 할 사업은 2007년 10월, 제2차 남북정상회담 직후 발표된 ‘10ㆍ4 공동선언’의 합의 사항이다. 10ㆍ4 선언은 북한의 핵심 경제력이 집중된 서해축에 도로ㆍ철도ㆍ항만ㆍ공단 등의 인프라 사업을 추진하는 협력 내용을 담고 있다. 북한의 서해축 거점인 개성ㆍ평양ㆍ신의주ㆍ남포 등을 경유하는 개성~평양 고속도로, 개성~신의주 철도 개보수 사업, 항만 및 공단의 개발사업 등을 포괄하고 있다.
남북 연결 교통망은 남북한 간 경협 활성화 수준에 따라 공급해야 한다. 남북 연결 도로는 주로 개성공업지구와 금강산관광지구를 경유하는 경의선과 동해선을 중심으로 포장 개량이나 노선의 용량 확대를 중심으로 건설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남북 철도 연결은 새로운 선로 용량의 확보 보다는 운행이 가능한 수준의 복원이 필요하다. 남북 철도 연결은 경의선과 동해선에서 주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럴 경우 운행이 가능하도록 낙후된 시설에 대한 부분적인 개량이 필요하다.
북한 내 도로 정비는 주요 간선 도로망의 선형 개선, 포장 재정비, 안전 시설의 확충이 필요하다. 경의축(개성~평양, 평양~안주, 안주~신의주), 동해축(금강산~원산, 원산~러시아), 동서축(평양~원산) 등 주요 간선망의 정비가 필요하며, 새로운 고속도로인 안주~신의주 구간을 건설하여 부산~서울~평양~신의주~중국 단동을 연결하는 아시안하이웨이(AH1)로 활용할 수 있다.
노후화된 북한 철도망의 현대화 사업이 필요하다. 산업단지와의 연계를 고려할 때 경의선축과 동해선축 등 주요 간선축의 복선화와 함께 기술적인 측면에서 남북한 철도 시스템의 일원화 등을 검토해야 한다. 경의선축인 평부선(개성~평양), 평의선(평양~신의주) 구간을 개선하여 한반도 종단철도(TKR, 경의선~경부선)와 대륙철도(TCR)를 연계하고, 동해선축인 금강산청년선, 평라선, 합북선 구간을 개선하여 한반도 종단철도(TKR, 함북선~평라선~금강산청년선~동해선)와 대륙철도(TSR)와의 연계를 추진해야 한다.
북한 지역의 본격적인 경제 개발을 위해서는 항만 개발이 필수적이므로 남포, 해주, 나진 등 주요 무역항에 대한 현대화 사업 필요하다. 북한의 항만 개발은 한반도가 동북아의 물류 중심지가 되는 비전과 연계하여 종합 개발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북한의 항만 개발은 하역 시설의 현대화로 하역 효율성을 제고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 5만톤급(G/T) 이상 대형 선박의 접근을 위한 준설 작업, 지브 크레인 중심의 하역시설 현대화 및 하역장 개선, 컨테이너 전용 크레인 설치 등이 필요하다.
공항 정비는 항공 물동량과 여객 수요를 감안하여 단계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우선 평양의 순안국제공항의 시설 개보수와 나진ㆍ선봉 및 신의주 경제특구의 경우 항공 물동량과 여객 수요가 증가하면 신의주공항의 시설 개보수 및 선봉공항 건설 등을 고려할 수 있고, 백두산 관광이 본격화되면 삼지연공항의 현대화를 검토할 수 있다.
에너지 및 전력
북한의 경제 재건을 위해서는 필수적으로 에너지 및 전력 기반을 개선해야 한다. 이를 위해 기존의 화력발전소와 수력발전소에 대한 현대화 작업과 풍력 발전 등 대체 에너지 개발과 함께 송배전 설비의 현대화 및 장거리 초고압 송전선로의 건설이 필요하다.
북한의 전력난 개선에 관한 건설 수요는 북한의 송ㆍ배전 전력 설비 개보수, 신규 발전소 건설, 남북한 통합 전력망 구성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우선적으로 개성공단 1단계 사업의 전력 공급에 이어 향후 2, 3단계 사업 추진시 추가적인 송전망 및 변전소 건설과 평양 등 대도시와 라선 및 신의주 경제특구의 전력 시설 및 인근 발전소 시설의 현대화가 필요하다. 현재 북한은 라선 화력발전소 건설을 계획하고 있다.
주택
2006년 기준으로 북한의 가구 수는 약 537만호, 주택 수는 412만~447만호로 주택 보급률은 77~83%로 추계되고 있다. 북한의 주택은 지역별로 차이가 있지만 상당수 주택이 임시 주택으로 주택의 질적 수준이 열악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영구 주택의 경우 평양은 85%를 차지하지만, 직할시는 약 50%, 일반시와 농촌 지역은 90% 이상이 구가옥과 임시 주택이어서 질적으로 열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 내 주택 건설과 관련된 수요는 다음과 같다. 우선 나진ㆍ선봉, 개성, 신의주 등 경제특구에서 북한 근로자 및 근로자 가족을 대상으로 한 주택 수요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단기적으로 경제특구를 건설하기 위한 건설 인력의 집단 거주 시설이 필요하다. 개성공단의 경우 근로자들은 기숙사 또는 주변의 기존 주거지역에서 출퇴근하고 있어 단기에는 기숙사 외에는 주거 시설에 대한 수요는 거의 발생하지 않지만, 경제특구의 개발이 완료된 이후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가게 되면 경제특구에서 근무하는 북한 근로자 및 그 가족들이 거주할 주택에 대한 대규모 수요가 발생할 수 밖에 없다.
향후 북한이 개방될 경우 북한 전역에서 대규모 주택 수요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북한의 낮은 주택 보급률과 개방으로 인한 소득 증가, 경제특구?대도시 등 개발 지역으로의 이동 등에 따라 신규 주택 수요가 발생할 수 있다.
맺음말
향후 북한 내 교통, 전력ㆍ에너지, 산업단지, 주택 등에 대한 각종 건설사업이 추진될 경우 북한 건설시장은 국내 건설산업 뿐만 아니라 우리 경제 전체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 있으므로 북한 건설시장 진출을 위한 준비를 해야 한다.
우선 북한의 각종 인프라에 대한 정확한 실태 파악으로 보다 구체적인 인프라 공급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그리고 북한의 건설 생산활동에 대한 분석으로 북한내 건설공사 수행시 시공 효율성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도 마련해 한다. 마지막으로 북한내 인프라 공급을 위해서는 막대한 재원이 소요되기 때문에 남북협력기금, 통일세, 국제원조 및 차관, 민간투자사업 등 재원조달에 관한 다각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박용석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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