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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기관 리포트> 초고층 빌딩용 고성능 초고강도 강재 실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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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3-10-15 06:00:02   폰트크기 변경      
김진호 포항산업과학연구원 박사

 

   
 초고층 빌딩은 최근 세계 각국의 도시에서 눈에 띄게 많이 늘어났다. 건설에 큰 비용이 들지만, 초고층 빌딩 하나로 도시 전체가 국제적인 주목을 받을 수 있고 건설산업에 초부가가치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초고층 빌딩은 완공 후 국가와 도시의 랜드마크로 경제에 기여하는 동시에 쾌적하고 효율적인 공간을 제공한다.

 더욱이 최첨단 건설기술이 집약된 초고층 건물 연구·개발 기술은 건축기술을 첨단화하고 빌딩산업에 미치는 파급 효과도 크다. 이에 세계적으로도 초고층 건축물 건설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국내 초고층 건축물에 대한 수요 역시 꾸준히 증가해 이미 초고층 건축물이 세계 2위에 랭크될 정도로 많다.

 세계 각국은 국가 전략상품으로서 초고층 빌딩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정부차원의 집중적인 초기투자를 통해 초고층 건설 핵심기술 개발에 힘쓰고 있다. 국내 건설산업에서는 초고층 건축물 핵심기술의 국산화와 요소기술의 실용화 및 독자적인 기술 브랜드 구축이 시급한 과제이다.

 △시장 우위 확보할 고성능 강재 개발 매진

 초고층 건축물은 건물이 높아지면서 자중이 증가하고 동시에 바람하중과 지진하중도 크게 늘어난다. 이에 따라 건물 하부에서 작용하는 하중이 커서 부재 크기가 커진다. 따라서 일반 건축물에 비해 높은 안정성과 내구성이 요구되며 건축에 사용되는 강재 및 콘크리트 등의 구조재료가 지니는 재료 강도 및 성능을 향상하기 위한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강재 선진국인 일본은 이미 1970년대부터 토목 및 조선 분야에 최소인장 강도 780㎫급 강재를 사용해 왔다. 또한, 건축용 고강도 강재 및 이를 이용한 신구조 시스템의 개발을 위해 2006~2007년에 780㎫급 건축구조용 강재를 기준으로 제정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초고층 시장에서의 우위를 확보하고자 국가 기술수준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높이고, 해외 초고층 프로젝트 수주에 활용하기 위한 기술 개발에 돌입했다. 국토부와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이 진행한 첨단 도시개발사업 초고층 복합빌딩 분야 ‘저탄소 고성능 재료기술 개발’ 과제를 위한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 강구조연구소와 포스코의 공동연구로 고성능 강재의 개발이 시작됐다.

  

 △건설경기 침체 극복하고 초고강도 강재 개발

 초고층 건축물은 사용 수명이 길고 상주인구가 2만명 이상인 ‘수직도시’ 규모이다. 보수적 성향이 강해 새로운 기술 적용이 타 산업에 비해 더욱 어려운 상황이었다. 여기에 세계 금융위기 여파와 건설경기의 침체로 개발기술을 적용할 대상건물을 찾기도 쉽지 않았다. 하지만, 세계 최고 품질의 강재 개발을 위한 연구는 계속됐고, 총 3차 시제품 생산을 통해 소재 성능을 지속적으로 테스트해 실험적 검증자료를 축적해 나갔다.

 초고층 건물에 사용되는 강재의 요구 성능 도출을 위해 일본, 유럽 등 외국의 선진 규격을 분석했고 2년여의 연구개발 과정과 국내 학계 및 산업계 건설 전문가들로부터 자문회의를 열었다. 그 결과 세계 최고 사양의 최소인장강도 800㎫급 건축구조용 초고강도 강재인 HSA800 개발에 성공했다.

 △100년 이상 가는 세계 최고 품질 강재

 HSA800은 초고층 건물에서 요구되는 내진, 연쇄붕괴, 용접성, 고강도, 강재 신뢰성 등의 성능을 모두 갖춘 강재이다. HSA800 강재는 기존 일반강도 강재 대비 투입물량을 줄일 수 있다. 실례로 초고층 건물의 아웃리거 부재를 대상으로 대안설계를 수행한 결과 기존의 고강도 강재 대비 물량을 30% 절감했다.

 개발된 고성능 강재는 고강도 콘크리트와 함께 초고층 건물에 합성구조로 적용할 수 있다. 현재 개발된 고성능 강재를 고층건물 및 일반 건축물에도 적용하기 위해 강재의 구조성능을 검증하고 있으며, 건축구조설계기준에 반영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HSA800 개발의 가장 큰 수확은 우리나라에서 향후 100년 이상 사용할 수 있는 초고강도 소재를 직접 만들었다는 것이다. 또한, 사용자는 내진성능 및 용접 성능이 우수한 HSA800의 개발로 기둥 등 주요 부재의 단면이 줄어들어 더 넓은 공간을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시공자 입장에서도 구조체의 무게가 감소하고 한 번에 들어 올릴 수 있는 부재의 길이가 증가하기 때문에 공사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

 환경적인 측면에서도 건축물에 필요한 강재량을 절감함으로써 소재 생산 및 운반 과정에서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게 됐다. 여기에 국내 철강산업의 경쟁력을 향상시킴과 동시에 고갈되는 천연자원을 장기간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개발된 고성능 강재는 미래 도시의 스카이라인을 바꾸고 다양한 형태의 초고층 건물을 경제적으로 건설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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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우병 기자
mjver@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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