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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기관 리포트> IT기술로 세계 최고 건축물 설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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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3-12-10 06:00:05   폰트크기 변경      
김치경 선문대학교 교수

 

   
   총 공사비 15억달러, 지상 높이 828m, 외벽 유리창 개수 2만4830개. 아랍에미리트(UAE)의 두바이에 세워져 2010년 1월 개장한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빌딩 ‘부르즈 칼리파(Burj Khalifa)’의 위용이다. 영화 ‘미션 임파서블’에도 등장해 아찔한 고공 장면의 배경으로 쓰인 부르즈 칼리파는 국내 건설사가 시공해 화제를 모았다. 수도 쿠알라룸푸르에 세워져 ‘말레이시아의 자존심’이라 불리는 452m 높이의 ‘KLCC 빌딩’도 국내의 기술로 지어졌다.

 그러나 우리나라 건설산업의 앞날은 그리 밝지 못하다. 국내 주택보급률은 100%를 넘어섰고 해외에서는 값싼 노동력을 무기로 삼는 후발국들의 추격을 받고 있다. 고부가가치 시장인 설계·엔지니어링 분야에서 우리나라는 2009년 기준 0.4%에 불과한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이제는 후진국형 노동집약 방식에서 벗어나 선진국형 기술집약 중심으로 설계와 시공의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 특히 우리나라가 강점을 보이는 IT 분야를 기존의 설계기술과 융합시킨다면 건축물 시공 능력을 혁신시킬 수 있다.

 아름다운 외양의 미래지향적 건물은 관광수입 증대에도 크게 기여한다. 세계적인 건축가 프랭크 게리가 설계한 ‘구겐하임 미술관’이 스페인의 소도시 빌바오에 지어지면서 연평균 10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유입되고 있다. 1997년 개장 이후 10년 동안 16억유로에 달하는 관광수입을 유발했다.

 입체적이고 비정형적인 미래형 건축물을 설계하고 시공하려면 IT기술과의 융합이 필수다. ‘StrAuto 초고층 건축물 최적설계기술’은 세계를 선도할 IT융합기술이다. 특히 초고층, 대공간, 곡면이 포함된 비정형 건축물 등 최고 난이도를 보이는 대규모 건축물을 설계하기에 적합하다. 건축물의 성능은 극대화하면서 건설비용은 최소화하고 설계기간도 획기적으로 단축시킬 수 있다.

 △한국의 IT과 설계기술 결합한 미래융합기술

 해외 선두권 엔지니어링 업체가 대형 건축물 사업의 대부분을 장악하는 것이 건설 분야의 현재 상황이다. 설계·엔지니어링 분야의 2009년 세계 시장 점유율은 미국 38.2%, 네덜란드 12.3%, 영국 11.8% 순이다. 국내 대형 건축물 시장도 마찬가지다. 전체 용역비의 80% 이상은 외국 업체가 가져가고 국내 설계·엔지니어링 업체는 10~20%의 비용을 받으며 단순 작업에만 참여할 뿐이다.

 우리 선문대학교 건축학부가 개발한 ‘StrAuto(구조설계자동화프로그램)을 활용한 초고층 건축물 최적설계기술’은 우리나라가 강점을 보이는 IT 분야를 건축과 접목시킨 ‘IT융합 설계기술’을 활용해 대규모 건축물을 설계함으로써 성능과 경제성을 동시에 높이는 융합기술이다. 건축물의 기본설계와 본설계 과정에서 가능한 다수의 대안들을 창출하고 비교해서 최선의 설계안을 선택할 수 있게 해준다.

 StrAuto 기술은 파라메트릭 구조 모델링 기능을 갖추고 있어 복잡하고 규모가 큰 건축물의 구조시스템도 신속하게 모델링할 수 있다. 게다가 일단 파라메트릭 모델이 완성되면 주요 설계변수를 변경하는 것만으로도 다양한 대안을 손쉽게 창출하는 일이 가능하다.

 특히 구조해석 및 설계 기능도 통합되어 있어 새로운 설계안을 생성할 때마다 실시간으로 건축물의 구조성능을 확인하고 검토하는 데 용이하다. 기존에는 한두 개의 구조시스템을 점검하는 데도 1~2개월의 시간이 소요되었지만 StrAuto 기술은 불과 1~2주 안에도 다양한 구조시스템을 창출하고 비교할 수 있다.

 ‘유전자 알고리듬에 의한 골조 최적화’ 기능도 주목할 만하다. 주어진 설계조건을 만족하는 동시에 골조 건설비용을 최적화할 수 있는 기술이다. 설계자가 일단 하나의 구조시스템에 대한 파라메트릭 모델을 완성하면, 유전자 알고리듬을 이용해 현재 구조시스템의 변종을 수천개 이상 창출해낸다. 이후 각 대안의 성능과 경제성을 비교 평가해 스스로 최적의 설계안을 찾아낸다.

 △구조성능향상ㆍ비용절감 등 효과 다양

 StrAuto 기술이 가져다 줄 효과는 다양하다. 우선 ‘건축물 구조성능의 극대화’다. 구조설계 분야는 건축물의 성능과 안전을 보장하는 동시에 경제성을 좌우하는 핵심 역할을 담당한다.

 StrAuto는 파라메트릭 모델링 기능을 이용해 설계의 각 단계에서 다양한 구조시스템 대안을 창출하고 비교한다.

 둘째로 ‘건설비용의 최적화’다. StrAuto는 골조 최적화 기능을 갖추고 있어 주요 설계변수를 스스로 변경할 수 있기 때문에 수천 개 이상의 대안을 비교해 최적안을 찾아내는 데 유리하다. 이러한 반복설계에 의한 최적화 개념 덕분에 비용을 절감할 가능성도 크게 높아진다.

 셋째로 ‘설계기간의 획기적 단축’이다. StrAuto의 파라메트릭 모델링 기능은 초기 설계안과 변경안 창출에 소요되는 시간을 크게 단축시켜준다. 또한 설계 아이디어 도출부터 모델링, 해설 및 설계, 최적화에 소요되는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시키므로 실시간 서비스까지 가능하다.

 넷째로 ‘설득력 있는 프레젠테이션 효과’다. StrAuto는 3차원 모델 기반의 다양하고 차별화된 자료를 제공하므로 설계안의 우수성을 설득력 있게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된다. 발주자의 설계안 신뢰도를 높임으로써 프로젝트를 원활히 진행하는 데도 크게 기여한다.

 StrAuto는 대규모 건축물 설계·엔지니어링 시장에서 세계적 업체와 경쟁할 수 있는 기술력을 확보하는 데 있어 핵심적인 역할을 해낼 것이다. 또한 우리나라가 독보적으로 선점한 IT융합 설계기술을 브랜드화함으로써 국가 전체의 기술 신뢰도도 향상시킨다. 기술적 자립과 신뢰도 향상은 결국 전통적인 시공시장에 있어서도 프로젝트 점유율과 수익률까지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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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우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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