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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기관 리포트> 올해 세계건설시장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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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4-02-11 05:30:02   폰트크기 변경      
김민형 건설산업연구원 건설정책실장

 

   
 지난해 국내 건설수주는 90조6000억원에 머물러 2007년 이후 최악의 수준을 보였지만 해외 수주는 역사상 두 번째로 높은 실적인 652억달러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국내 건설수주도 94조원 내외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 수주 활로로서 해외건설이 가지는 의미는 여전히 클 수밖에 없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작년 우리나라 해외건설 수주가 양적으로 많이 증가하지 않았지만, 구조적인 측면에서는 그간의 고질적인 문제점으로 지적됐던 편중 현상이 어느 정도 해소되었다는 점이다.

   작년 해외건설 수주 금액을 지역별 및 공종별로 보면, 1990년대 중반 이후 60% 이상을 차지했던 중동 지역에서의 수주 비중이 40.1%(261억4000만달러)로 하락했고 아시아 지역에서의 수주는 42.3%(275억6000만달러)로 증가했다. 공종별로는 플랜트가 60.8%(396억5000만달러)로 아직 다소 비중이 높지만, 토목의 비중이 27.8%(181억3000만달러)로 2012년에 비해 무려 106%나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철도 공사는 전년대비 10배 이상 증가해 토목의 수주 증대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세계건설시장 9.1% 증가 전망

 건설이 경제성장과 밀접한 관계를 맺는다는 점에서 볼 때 2014년도 해외건설 전망은 일단 긍정적이다. 각 전망기관의 발표에 따르면 2014년도 세계경제는 선진국을 중심으로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면서 3.6% 내외의 경제 성장률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금년 상반기 안에 미국이 양적완화 출구전략을 시행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지만, 유로존의 재정위기가 어느 정도 가닥이 잡혔고, 중국 경제도 연착륙이 기대되면서 작년 1분기 이후 회복세를 보이는 세계 경제가 완만한 상승세를 탈 것이라는 의견이 높다.

 <글로벌 인사이트>에 따르면 2014년도 세계 건설시장은 전년대비 불변가격 기준으로 4.8%(2005년 기준), 경상가격 기준으로는 9.1%나 성장하여 10조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를 지역별로 보면, 가장 높은 성장세를 보일 지역은 여전히 아시아·태평양 지역이다.

 △아시아·중동·중남미 주목해야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2013년 6.5% 성장률을 나타낸 데 이어 향후 2017년까지 연평균 5.9%의 가장 높은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국가별로는 인도가 제12차 경제개발계획의 본격화로 연평균 8.7%로 가장 높은 성장세를 시현하고, 이어 중국이 연평균 7.9%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한, 싱가포르는 2020년까지 440억달러를 투자하여 도시철도 규모를 현재의 두 배로 확대할 계획이어서 지속적인 발주가 기대된다. 글로벌 경기침체의 영향을 비교적 적게 받은 베트남, 태국 등도 발주물량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우즈베키스탄은 가스 프로젝트와 석유화학 프로젝트가 추진될 예정이며, 2017년 카자흐 엑스포 개최 준비를 위한 각종 인프라 발주, 전략분야 개발계획 2030, 대규모 주택사업의 추진 등으로 인프라시장 호조가 예상되고 있다.

 아시아 지역에 비해서는 성장률이 다소 낮을 것으로 전망되지만, 우리의 주력시장인 중동 지역 역시 인프라스트럭처의 지속적인 건설에 따라 2017년까지 연평균 5.0% 이상의 건전한 성장세를 이어가리라는 전망이다. 주력시장인 사우디, UAE와 함께 쿠웨이트, 2022년 월드컵 특수가 있는 카타르 등을 위주로 대규모 발주가 지속될 전망이다.

 특히 최근 GCC국가들을 중심으로 경제 다변화와 민생 안정을 도모하기 위한 정부 계획이 추진됨에 따라 플랜트뿐 아니라 토목, 건축 공사가 증가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쿠웨이트, UAE, 카타르 등에서 수십 억불 단위의 철도 프로젝트가 추진되고 있으며, 사우디아라비아에서도 대중교통 개선 등 교통 인프라 발주가 증가하는 추세이다. 이외에도 이라크, 알제리 등에서 발전소, 가스 프로젝트와 유전 개발 등이 추진되고 있으며, 리비아에서도 재건 프로젝트 수요가 있을 전망이다.

 반면 아프리카 지역의 전망은 그리 만만치 않다. 역내 최대 경제 대국인 남아공의 경기 부진 장기화, 중앙아프리카, 말리, 토고 등의 정치적 불안정, 외부 환경에 취약한 경제구조, 소득 불평등, 고실업, 부정부패 등이 경제발전의 장애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국가 신용도도 낮아 국제 금융시장에서의 자금조달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따라서 공사의 발주는 주로 선진국의 차관에 의존할 수밖에 없어 차관 공여국인 유럽과 미국의 경제 회복 여부가 2014년도 인프라 발주 여건 개선에 변수로 작용할 것이다.

 다만, 아프리카 국가 중 나이지리아, 가나, 콩고 민주공화국 등과 같이 석유, 가스, 광물 등 천연자원보유국은 정부 주도의 국가개발계획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2년간 연간 60억달러 수주를 기록하면서 우리나라 기업들에 신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는 중남미 시장은 2014년 브라질 월드컵과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따른 건설 수요, 페루와 칠레 등의 전력 수요 증대에 따른 발전 플랜트 발주 증대 등으로 2017년까지 연평균 4.7%의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브라질 외에도 멕시코 정부의 에너지 개혁안 통과, 중남미 여러 국가의 대선특수 등에 따른 인프라 수요 확대로 특히 2014년 경우 중남미 건설시장은 전년보다 5.8% 증가한 7016억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마지막으로 러시아를 중심으로 한 동유럽은 연평균 3.7%의 성장률을 기록하리라는 전망이다. 전체 동유럽 시장의 45%를 점유하고 있는 러시아는 2014년 동계 올림픽과 2018년 FIFA 월드컵 등으로 호텔, 상가, 스타디움과 같은 건축물과 교통 시설 등 인프라 건설 등에 따라 물량의 증대가 기대되고 있다. 이외에 유로존 경제의 안정화에 따라 루마니아와 슬로바키아 등 동유럽 지역의 소규모 국가들의 건설시장도 건전한 성장을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블루오션 찾고, 시공 그 이상의 역량 갖춰야

 지금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2014년도 이후 세계 건설시장은 새로운 금융위기와 같이 예측하기 어려운 돌발 변수가 발생하지 않는 한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돼 우리 기업들이 해외건설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기본적인 대외 여건은 갖춰졌다고 볼 수 있다. 문제는 지난해 어닝 쇼크의 교훈에서와같이 어떻게 수익성을 확보하면서 수주 물량을 확보하느냐 일 것이다. 이와 관련해서 지난해 불거진 어닝 쇼크의 주요 원인 중 하나가 국내 기업 간 과당 경쟁에 따른 낮은 입찰가격이었던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과당 경쟁의 이유를 찾다 보면 국내 대기업들의 경우 공종, 지역만이 아니라 구체적인 상품도 석유화학 플랜트에 편중되어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이렇게 볼 때 해외건설의 수익성을 제고하기 위한 보다 근본적인 대책 중의 하나로 블루오션(Blue Ocean)이 될 수 있는 상품을 찾는 일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이와 더불어 변화하는 해외 발주자의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새로운 역량도 필요하다. 즉 최근 아시아와 중남미 등 유망 시장의 대다수 개도국은 재원 부족으로 BOT(Build-Operate-Transfer) 프로젝트를 선호하는 경향을 나타낸다. 이러한 변화에 따라 향후 해외건설 수주는 시공을 넘어서 프로젝트 기획과 운영까지 포함해 수익성을 판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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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우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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